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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사업서 끌어올린 신뢰, 현대차증권 배형근 유상증자 명분 마련했다

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 2025-01-16 15: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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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증권이 퇴직연금 사업에서 업계 최상위권의 수익률을 내며, 건전성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는 배형근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이로써 명분과 추진력을 함께 얻었다.
 
퇴직연금 사업서 끌어올린 신뢰, 현대차증권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586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배형근</a> 유상증자 명분 마련했다
배형근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4분기 우수한 퇴직연금 사업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6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원리금비보장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기준으로 현대차증권의 1년 수익률은 11.84%로 집계됐다.

금감원에 공시된 14곳의 퇴직연금 사업자 증권사 가운데 2위의 성적이다.

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12.17%)과도 큰 차이가 없었으며 업계의 ‘거인’들로 불리는 삼성증권(11.67%), NH투자증권(9.83%), 한국투자증권(9.82%), KB증권(8.11%)을 중소형사인 현대차증권이 모두 제친 것이다.

물론 현대차증권의 원리금비보장 DC형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아직 작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향후 ‘원리금비보장+DC형’의 조합이 퇴직연금의 표준으로 자리할 것으로 전망하는 만큼 여기서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실제로 대형 증권사들 사이에선 원리금비보장 DC형 퇴직연금의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이며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이미 이 조합의 적립금 규모가 제일 크다.

개인형(IRP)을 제외하면 퇴직연금의 형태는 크게 ‘원리금보장 확정지급(DB)형’, ‘원리금보장 DC형’, ‘원리금비보장 DB형’, ‘원리금비보장 DC형’의 네 가지 조합으로 구분된다.

현대차증권을 제외한 위 증권사들은 모두 자기자본 4조 원이 넘는 소위 ‘초대형 투자은행(IB)’들이다. 현대차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약 1조3천억 원으로 중소형 증권사로 분류된다.

증권업계는 몸집이 클수록 사업 전반의 규모를 더욱 빠르게 키울 수 있어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양극화가 유독 심한 금융업종으로 꼽힌다.

따라서 현대차증권의 이번 성적은 그 의미가 적잖은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월간 추천상품선정 위원회를 실시해 최근 시장 추세에 부합하는 우수 상품 추천 및 부진 상품에 대한 적극적인 재조정을 거쳤다”며 “지난해 한국펀드평가와 협약을 맺고 퇴직연금 정량평가 서비스도 출시해 수익률 제고에 박차를 가한 결과”라 말했다.

현대차증권은 높은 퇴직연금 수익률 뿐 아니라 건전성 개선도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 전체 퇴직연금 적립액(개인형 제외) 규모는 미래에셋증권(18조1803억 원), 현대차증권(13조4823억 원), 한국투자증권(11조2146억 원), 삼성증권(9조834억 원), NH투자증권(5조5620억 원), KB증권(4조7785억 원) 순이다.

현대차증권의 경우 중소형사임에도 불구하고 적립액 규모가 크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퇴직연금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일감 몰아주기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금융당국의 법적 규제를 받을 사안은 아니지만, "그룹사 비중을 낮추라"는 요구가 있었다. 현대차증권의 해묵은 과제이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해 배 사장이 현대차증권의 키를 잡은 뒤로 3분기 약 87%였던 퇴직연금 적립액 그룹사 비중은 4분기에 약 85%로 줄었다. 큰 폭은 아니지만 '건전성'을 개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 해 3분기 현대차증권의 전체 퇴직연금 적립액은 13조1431억 원이었다. 결국 퇴직연금 전체 규모는 키우면서도 그룹사 의존도는 낮춘 것이다. 탄탄한 수익률로 시장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배 사장으로선 취임 첫 해부터 실력을 입증한 셈인데 그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유상증자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11월 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기존 채무의 상환에도 쓰이지만 더 본질적으로는 낡고 오래된 원장시스템을 교체해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것이 목표이다.

증권사들은 고객들의 계좌, 거래정보 등 전산 데이터를 저장하는 원장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현대차증권의 시스템은 업계 평균과 비교해도 낡아 있어 교체가 시급한 상황이다. 

유상증자를 두고 투자자들의 반발이 일기도 했으나 배 사장이 퇴직연금 사업 성과를 통해 신뢰를 쌓은 만큼 오히려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퇴직연금 사업서 끌어올린 신뢰, 현대차증권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586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배형근</a> 유상증자 명분 마련했다
▲ 현대차증권의 유상증자 명분에 힘이 실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상증자 명분을 강화하는 요인은 이 밖에도 더 있다.

금감원은 현대차증권의 유상증자 계획에 제동을 걸어왔으나 결국 지난 10일 유상증자 정정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하도록 허가함으로써 힘을 실어줬다. 

뿐만 아니라 이날 현대차증권이 발표한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계획을 보면 2028년까지 배당성향을 업계 최고 수준인 4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유상증자 자금을 활용한 수익성 개선과 그를 통한 주주환원 확대’라는 약속을 구체화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의 자본적정성 지표가 개선되고 수익기반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배 사장은 1965년생으로 서울 경기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현대그룹에 입사해 종합기획실에서 근무했다. 이후 현대자동차 경영층 보좌역, 기획실장, 기업전략실장 등을 역임했다. 

그 뒤 현대모비스로 자리를 옮겨 재경본부장(CFO)과 부사장직을 지낸 뒤 2024년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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