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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환승 두 달 시중은행 선방, 신한·KB·하나 '40조대 적립' 사수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5-01-16 14:4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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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주요 시중은행이 지난해 10월 말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 시행에도 순조롭게 자금을 늘리며 국내 퇴직연금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신한은행이 은행업계 적립금 1위를 지킨 가운데 KB국민은행이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강자로 자리잡고 하나은행은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며 맹추격에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퇴직연금 환승 두 달 시중은행 선방, 신한·KB·하나 '40조대 적립' 사수
▲ 주요 시중은행이 현물이전 제도 시행에도 순항하며 퇴직연금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공시를 보면 하나은행은 4대 은행 가운데 퇴직연금 적립금을 지난해 4분기 가장 큰 폭으로 늘렸다. 하나은행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8.82%(3조2656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10월31일 기존 투자 자산 그대로 퇴직연금 금융사를 갈아탈 수 있는 현물이전 제도가 시행됐다. 수익률을 앞세운 증권사에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주요 시중은행들은 안정적으로 적립금을 늘리며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하나은행 퇴직연금은 확정급여(DB)형과 확정기여(DC)형,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 모든 유형에 걸쳐 고르게 성장했다. DC형 증가율은 8.91%, IRP는 7.35%로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고 DB형 증가율도 9.86%로 우리은행(10.1%)의 뒤를 이었다.

하나은행은 특히 DB형 퇴직연금에서는 절대 강자로 여겨지던 신한은행을 적립 규모에서 제쳤다. 하나은행 DB형 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 16조8657억 원으로 신한은행(16조7067억 원)을 근소히 앞섰다.

하나은행 선전은 높은 수익률이 뒷받침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나은행의 DB형 퇴직연금(원리금 보장형) 수익률은 3.73%로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은행권 퇴직연금 고객은 ‘제1금융권’에 ‘노후자금’을 맡긴다는 특성상 원리금 보장형 상품 가입자가 많은 만큼 높은 수익률이 경쟁력을 발휘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하나은행의 빠른 추격에도 은행권 적립금 1위를 지키며 은행권 최초로 2023년 말 적립금 40조 원을 넘긴 우위를 이어갔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45조9153억 원으로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많았다.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기준으로도 삼성생명(50조3264억)에 이어 2위를 지켰다. 신한은행의 뒤는 KB국민은행(42조481억)과 하나은행(40조2734억), 우리은행(27조988억) 등이 이었다.
퇴직연금 환승 두 달 시중은행 선방, 신한·KB·하나 '40조대 적립' 사수
▲ 은행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프는 각 금융산업별 퇴직연금 적립금 비중.
퇴직연금 시장 3파전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KB국민은행도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 제도) 강자 입지를 굳히며 DC와 IRP 적립금에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을 앞섰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일정 기간 운용지시를 하지 않으면 사전에 지정된 상품으로 퇴직연금이 자동 운용되는 제도로 DC와 IRP에 적용된다.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을 극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인 만큼 2023년 7월 도입된 뒤 금융사 경쟁이 치열해졌고 전체 시장 성장에도 속도가 붙었다.

KB국민은행 DC형 적립금은 지난해 말 기준 14조2494억 원, IRP는 15조662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은행권은 물론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가운데서도 가장 많다.
 
현물이전 제도 시행에도 은행권이 퇴직연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42개사 적립금 427조1916억 원 가운데 은행의 비중은 약 53%(225조7684억 원)로 2023년 말(52.3%)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자산운용 경험을 토대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증권사에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한 것으로 여겨진다. 은행권은 결국 상품 라인업 강화와 플랫폼 개편 등으로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물이전 제도 시행 뒤 퇴직연금을 갈아탄 고객이 우려만큼 크지는 않았다”며 “다만 갈아탄 고객 대부분이 증권사로 이동한 만큼 퇴직연금 상품 라인업이나 수익률 등에서 증권사에 밀리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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