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선정 커리어케어 PEPS(Private Equity & Portfolio Solution)본부장이 프라이빗에쿼티(PE) 시장의 동향과 인재확보에 관해 분석했다. <커리어케어> |
[비즈니스포스트] “PE사(사모펀드 운용회사)의 목표는 단순 투자가 아니라 투자기업의 운영 효율화를 통한 가치 창출입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핵심인재가 많이 필요합니다.”
커리어케어의 PEPS(Private Equity & Portfolio Solution)본부장인 박선정 전무는 프라이빗에쿼티(PE) 시장이 커지면서 투자 전문 인력은 물론이고, 투자한 기업의 성과 창출을 책임질 경영진과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사모펀드(PEF) 시장은 지난 20년 간 빠르게 성장해 2023년 말 기준 422개의 PE사가 136조 원의 약정금액을 운용하고 있으며 443개의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대기업 주도의 인수합병이 줄어든 상황에서 PEF는 국내 인수합병(M&A) 시장과 기업 재편 과정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영향력을 키워다. M&A 시장에서 PE는 거래 규모 기준 30%, 건수 기준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PE는 철저한 조사를 통해 투자나 인수를 진행할 만한 기업을 선정하고, 해당 기업에 경영진과 전문가를 투입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다. 이 때문에 PE 투자의 성공은 핵심인재 확보에 달려있다. PE에 대한 평가도 핵심인재 확보역량이 좌우한다.
PE는 어떤 인재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PE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인재를 추천하는 헤드헌팅회사는 어떻게 인재를 평가하고 검증할까. 비즈니스포스트는 국내 최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에서 PE 전문 컨설턴트 조직을 이끌고 있는 박 본부장을 만나 PE의 인재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요즈음 PE는 어떤 인재를 원하나.
“최근 대형 PE들이 대규모 M&A, 해외사업, 산업 간 융합 프로젝트를 활발히 진행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리더와 산업 전문가 수요가 늘고 있다. 헤드헌팅회사에는 투자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글로벌화에 필요한 핵심인재 추천 요청이 증가하고 있다.”
- 일반 금융회사가 원하는 인재와 다른가.
“은행, 증권, 보험, 카드와 같은 전통적인 금융회사들이 찾는 인재는 대개 상품개발과 리스크 관리, 영업, 마케팅 전문가다. 그러나 PE에서는 딜 소싱, 인수 실사, 경영혁신, 사업개발, 그리고 투자회수까지 매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인재가 필요하다.”
- 역할이 다르다는 뜻인가.
“그렇다. PE에서는 투자 심사역이나 딜 구조화 전문가 같은 투자 전문가도 필요하다. 하지만 투자기업의 혁신과 성장을 이끌 CEO(최고경영자), CFO(최고재무책임자), COO(최고운영책임자)처럼 전략적 리더십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인재 확보도 중요하다. 투자기업이 다양한 산업에 걸쳐 있기 때문에 각 산업에서 경험이 풍부한 핵심인재가 필요하다.”
- 그렇다면 인재전략도 달라지겠다.
“PE는 단기간에 투자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에 빠르게 변화를 이끌 수 이는 리더십을 원한다. 특히 급변하는 환경에서 위험을 감수하면서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실행력을 갖춘 리더십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구조조정 전문가나 기업 턴어라운드 경험이 있는 CEO가 주목을 받게 된다.”
- 투자 단계별로도 필요한 인재 전략이 달라지나.
“투자 전 단계에서는 딜 소싱과 심사를 위한 인재가 중요하다. 이 단계에서는 금융 모델링, 실사와 딜 구조화 능력이 뛰어난 투자 전문가, 산업동향과 기업분석에 강점을 갖고 있는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많다. 투자 대상 기업이 속한 산업의 구조적 문제와 경쟁환경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 초기단계에서는 투자기업의 조직구조와 경영전략을 재정비하고 기존 임직원과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변화관리를 수행할 수 있는 경영진이 주목을 받는다. 중간단계에는 매출확대와 비용절감,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운영 리더십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투자회수 단계에서는 기업공개나 매각을 주도할 전략과 재무, 법무, IR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요해진다.”
- 경영진 교체만으로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경우도 있을 것 같다.
“C-Level(조직의 각 부문별 최고책임자)의 리더십이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조직 운영과 프로젝트 진행을 담당하는 중간관리자나 팀원의 역할 또한 작지 않다. 글로벌 시장 확대를 목표로 하는 제조기업에서는 현지 시장에 대한 경험과 실행력을 갖춘 중간관리자가 중요하고, IT기업에서는 디지털 전환을 실행할 실무진의 기술 역량이 기업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헤드헌팅회사가 중간관리자와 팀원까지 발굴해 조직구축을 지원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 PE가 요청하는 인재의 범위가 산업부터 직급까지 다양한데 어떻게 대응하나.
“내가 몸담고 있는 커리어케어는 국내 최대규모의 인재 컨설팅회사다. 기업의 성장단계에 적합한 인재 전략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핵심인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기업의 투자 단계별, 산업 특성별 인재 수요에 따라 맞춤형 솔루션 제공이 가능하다. 또 철저한 인재검증을 통해 채용 실패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인재검증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투자기업의 성과가 인재의 역량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투자기업에서는 구조조정, 신사업 추진, 글로벌 사업 확장 같은 고도의 전략적 과제가 놓여 있기 마련인데, 여기에 필요한 적임자를 확보하지 못하면 계획이 좌초될 수 있다.
특히 PE는 제한된 시간 안에 투자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채용 실패에 따른 비용 증가와 기회 손실의 결과는 치명적이다. 잘못된 채용은 PE뿐만 아니라 투자기업 내부에도 혼란을 초래해 투자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채용 과정에서 후보자의 경력과 역량, 리더십 스타일, 조직 적합성을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
- 인재는 어떻게 검증하나.
“우선 역량 기반 인터뷰(Competency-Based Interview)를 진행한다. 이는 후보자의 직무 수행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심층 인터뷰로, 과거 성과와 경험을 토대로 이뤄진다. 다음으로 커리어케어의 평판조회 전문 조직인 C-Lens센터에서 전문 컨설턴트가 평판을 조회한다. 전 직장의 직속상사들에게 후보자가 과거 조직에서 발휘한 리더십과 협업능력, 성과창출능력을 꼼꼼히 확인한다.
성과창출 리더십 역량에 대한 평가를 하기도 하는데 전문 평가 도구와 리더십 프로파일링을 사용해 후보자의 긍정적 측면뿐 아니라 조직의 성과를 저해할 수 있는 부정적 측면까지도 검증한다. 이러한 검증과정을 통해 PE와 투자기업은 최적의 인재를 확보해 투자성과를 극대화하고, 채용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 PE 업계의 시장 동향과 인재전략을 설명해 달라.
“PE기업은 세계적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대형 PE를 중심으로 ESG경영과 지속 가능한 사업 투자 확대, 디지털 전환과 Tech 중심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의 산업별 전문화와 글로벌화가 추진되고 있다.
이런 시장 변화는 인재전략에도 중대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먼저 입체적 리더십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PE는 이제 단순히 산업 전문성을 넘어 변화관리, 디지털 전환, 애자일 조직 운영 같은 다양한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한다. 또한 조직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적 인재전략이 주목을 받고 있다. 투자기업의 성과는 C-Level 리더만으로 달성될 수 없어 조직 전체의 역량강화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PE는 투자기업의 가치창출을 주도하기 위해 다각적이고 전문화된 인재를 필요로 한다. 따라서 ESG경영과 디지털 전환, 글로벌 확장과 같은 주요 트렌드에 대응할 수 있는 성과 창출 리더십과 빠른 실행 역량을 겸비한 인재 확보가 중요해졌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