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내년 유료방송업계에서 인수합병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김홍식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미래창조과학부가 케이블방송의 사업권역 폐지를 추진하고 있고 케이블방송회사들이 인수합병의 길을 열어주는 데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내년 이동통신회사가 주도하는 인수합병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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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왼쪽)과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무산된 뒤 미래창조과학부와 국회에서 유료방송규제를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래부는 최근 두차례 토론회를 열어 유료방송발전방안을 내놓고 업계 관계자들과 논의했다. 여기서 논의된 방안들이 정책에 반영되면 유료방송회사끼리 인수합병이 원활해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미래부가 내놓은 방안에 현재 78개 권역으로 나눠서 허가를 받아야하는 케이블방송사업 규제를 없애자는 내용과 함께 유료방송사업자가 서로의 지분을 33%이상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제도 폐지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 등이 인수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을 보이면서 인수합병시장이 다시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9월말 기자간담회에서 법적인 조건만 갖춰진다면 케이블방송회사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황근주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도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인수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연구원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무산된 데에 최순실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나왔다”며 “진위를 떠나 앞으로 정부가 이동통신회사의 케이블방송회사 인수합병을 심사할 때 부담이 커졌다”고 파악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에 외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논란이 번지면서 앞으로 인수합병을 불허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정현식 전 K스포츠 사무총장이 검찰수사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SK그룹이 미르와 K스포츠에 모두 111억원을 출연한 뒤 최씨 측이 추가로 투자를 요구했으나 SK그룹이 금액을 낮춰 부르면서 투자가 무산됐다. 이 시기가 인수합병 심사기간과 겹쳐 있는데 이를 두고 인수합병이 무산된 배경에 최씨의 보복이 작용한 것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