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5-01-14 16: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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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계열사인 G마켓과 SSG닷컴이 통합 플랫폼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비즈니스포스트]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계열사인 G마켓과 SSG닷컴이 통합 플랫폼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이마트 계열사에 속해 있으면서도 지금까지는 G마켓은 오픈마켓, SSG닷컴은 직매입 상품과 신선식품이라는 명확한 영역을 나눠 사업을 해왔다.
하지만 G마켓 상품을 SSG닷컴에 연동해서 판매하기로 결정하면서 두 플랫폼 사이의 경계도 점차 허물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유통업계에서는 G마켓과 SSG닷컴의 연동 판매 방식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SSG닷컴이 당장 G마켓이 담당하던 오픈마켓 기능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G마켓 연동 상품은 위수탁 계약 방식으로 판매된다. 위수탁 계약이란 재고관리 등은 입점업체가 담당하고 판매책임은 플랫폼이 지는 방식을 의미한다.
재고관리뿐만 아니라 판매와 관계된 모든 것을 플랫폼이 책임지는 직매입 방식, 플랫폼이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 주는 기능만 하는 오픈마켓 방식과 구별된다.
SSG닷컴이 오픈마켓 판매 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아니라고는 하지만 오픈마켓에서 판매되던 상품을 SSG닷컴으로 들여오는 것은 사실이다.
SSG닷컴이 그동안 꾸준히 닦아 온 ‘직매입과 신선식품에 강한 플랫폼’이라는 색깔이 옅어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오픈마켓에서 주로 판매되던 공산품을 SSG닷컴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면 신세계그룹이 굳이 이커머스 플랫폼 2개를 운영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판매 연동 시스템 도입으로 G마켓 상품들이 SSG닷컴에서 좋은 성과를 낸다면 통합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만 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두 플랫폼이 처음부터 통합 준비를 위해 이번 서비스를 내놓은 것까지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다고 해서 SSG닷컴과 G마켓의 통합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G마켓은 판매 상품 가운데 일부를 SSG닷컴에 연동해 판매하기로 했다. G마켓 연동 상품은 위수탁 계약 방식으로 판매된다. 위수탁 계약이란 재고관리 등은 입점업체가 담당하고 판매책임은 플랫폼이 지는 방식을 의미한다. < G마켓 >
통합 플랫폼으로 운영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G마켓과 SSG닷컴의 실적 때문이다. 두 회사는 모두 이마트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SSG닷컴은 2018년 이마트가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하지만 SSG닷컴은 기대와 달리 분할 이후 6년 동안 한 번도 연간 영업이익을 내지 못했다.
SSG닷컴은 분할 이후 2023년까지 누적 영업손실만 45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분기별 적자 폭을 줄여왔음에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만 474억 원이다.
G마켓은 상황이 더 나쁘다. 이마트는 2021년 3조4404억 원을 주고 G마켓을 인수했다. 신세계그룹이 역대 최대 규모를 투자해 사들였다. 하지만 G마켓은 2023년 4분기에 분기 흑자를 한 번 낸 것이 유일하다. 당시 영업이익 2억 원을 기록했다.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심해지고 있고 이미 무게추가 쿠팡쪽으로 많이 기운 상황에서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는 두 플랫폼을 모두 반등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두 회사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쿠팡을 따라잡는 것이 필수적이다. 쿠팡도 하나의 플랫폼에서 오픈마켓 상품과 직매입 상품, 신선식품을 모두 취급하고 있는 만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G마켓과 SSG닷컴을 통합 플랫폼으로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두 플랫폼이 통합해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회사의 누적 영업손실이 워낙 큰 만큼 통합 플랫폼으로 운영된다고 해서 단기간에 시너지가 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이 통합을 하려면 1 더하기 1이 2 이상일 것이라는 판단이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G마켓과 SSG닷컴이 2 이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지는 현재로서는 애매할 것”이라며 “다만 이번 연동 판매 방식이 두 플랫폼에게 중요한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