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새마을금고의 대표적 혁신 과제들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오는 3월 치러질 ‘전국동시새마을금고이사장선거’ 과정에선 부정 선거 운동 정황이 노출됐다. 통합 슈퍼앱 ‘MG더뱅킹’은 개통 첫날부터 접속 장애를 겪었다.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취임 이후 줄곧 혁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새해 벽두부터 예상치 못한 난제들과 맞닥뜨렸다는 평가다.
▲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의 경영·디지털혁신 과제가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금고중앙회> |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슈퍼앱 ‘MG더뱅킹’에서 출시 첫 날인 13일 접속장애가 발생하면서 새마을금고의 디지털 혁신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MG더뱅킹은 기존 간편거래 중심의 ‘MG상상뱅크’와 ‘MG스마트알림’ 앱을 통합한 새마을금고의 슈퍼앱이다.
새마을금고는 앞서 MG더뱅킹의 경쟁력을 은행권 수준으로 단숨에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앱 출시를 준비했다.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사들이 슈퍼앱 경쟁을 펼치며 고객 확보에 힘을 싣는 상황에서 새마을금고도 못지않은 수준의 슈퍼앱을 구축해 은행권과 나란히 경쟁하겠다는 포부를 내놓은 셈이다.
하지만 MG더뱅킹이 첫 날부터 약점을 드러낸 만큼 기대치에 맞는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예상보다 더 많은 시일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MG더뱅킹은 13일 출시를 위해 새벽 0~6시 고객 접속을 차단하고 업데이트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앱을 개시한 뒤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약 8시간 동안 접속 지연 등 현상이 나타났다.
김 회장은 “접속 지연 등의 문제로 회원 여러분들께 불편을 드린점 양해 바란다"며 "앞으로 새마을금고는 더 많은 혜택과 보다 편리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새마을금고의 혁신 과제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는 제1회 전국동시새마을금고이사장선거에서도 잡음이 발생했다.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전국동시새마을금고이사장선거의 입후보예정자인 A씨를 선거인 매수 및 기부행위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A씨는 선거를 도와달라는 취지로 회원 3명에게 50만 원이 든 봉투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기존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는 대의원을 통한 간선제 방식이었다. 그러다보니 이사장후보가 대의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등 비위 행위가 종종 문제로 지적됐다.
▲ 사진은 새마을금고 IT센터. <새마을금고중앙회> |
이 같은 부정선거를 뿌리 뽑기 위해 직선제를 도입한 전국동시새마을금고이사장선거의 의미가 여전히 부정선거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드러나면서 흐려진 셈이다.
특히 이번 전국동시새마을금고이사장선거는 김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도 가장 첫 째로 꼽은 혁신 과제였다.
김 회장은 “새마을금고와 중앙회는 공명정대한 선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첫 동시선거를 차질 없이 완료함으로써 새마을금고 가족과 회원 여러분의 믿음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뒤 줄곧 새마을금고의 혁신을 위해 공들이고 있는 김 회장 관점에서는 혁신 전략에 대한 고민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금고의 혁신 전략이 불안한 첫 발을 내딛은 상황에서 혁신 과제 완수를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국동시새마을금고이사장선거는 3월5일 치러진다. 그 사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선거 가능성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사후 점검에도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혁신 성과를 위해서는 MG더뱅킹 시스템 장애 재발 방지에 전력을 기울여 신뢰를 회복하면서 고객 호응도 이끌어내야 한다.
김 회장은 취임부터 새마을금고의 혁신과 신뢰회복을 과제로 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명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와 박차훈 전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금품수수 혐의 등을 받아 물러난 뒤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회장에 선임됐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새마을금고중앙회 부회장을 거쳐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 직무대행을 맡다가 2023년 12월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에 올랐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