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현대자동차> |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기아는 지난해 수출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하이브리드차(HEV)와 전기차(EV) 등 친환경차 수출이 전년 대비 3% 증가한 70만7853대를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이전 최대인 2023년 수출을 넘어선 친환경차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이다. 27만여 대를 수출한 2020년과 비교하면 160% 가까이 증가했고, 같은 기간 전체 수출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7% 수준에서 32% 이상으로 확대됐다.
현대차·기아 친환경차 중 최다 수출 모델은 9만3547대가 수출된 현대차의 투싼 하이브리드였다. 현대차는 투싼 하이브리드에 이어 코나 하이브리드 7만353대, 아이오닉5 6만8227대 순으로 많이 수출했다.
기아 수출은 니로 하이브리드 6만9545대, EV6 4만2488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3만8297대 순이었다.
특히 합사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39만7200대로 전년보다 44.6% 늘었다. 전체 친환경차 수출 중 56.1%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 수요 둔화 속 우수한 연비, 저렴한 유지비 등의 강점이 부각되며 글로벌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현대차∙기아 측은 "하이브리드차 라인업 확대, 유연 생산∙판매 체제 등을 통해 시장 수요 변화에 적기 대응하며 괄목할만한 친환경차 수출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전체 수출 대수는 218만698대, 수출액은 533억6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대수, 수출액 모두 전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수출 200만 대, 수출액 500억 달러 넘어섰다.
수출액 533억6천만 달러는 한국이 지난해 기록한 전체 수출액 6838억 달러의 7.8%에 해당한다. 자동차 전체 수출액 708억 달러 중에는 75.4%에 달하는 규모다.
차종별로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전체 수출 대수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SUV 비중은 69.1% 수준으로 150만6287대가 수출됐다. 코나, 투싼, 스포티지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고수익 모델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현대차∙기아의 최다 수출 모델은 23만1069대를 기록한 현대차 아반떼가 차지했다. 현대차는 아반떼에 이어 코나 22만2292대, 투싼 15만1171대 순으로 수출했고, 기아는 스포티지 13만6533대, 모닝 11만4453대, 니로 11만4430대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을 비롯해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으로 지역 다변화를 이룬 것이 특징이다.
지역별 비중은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북미 55.6%, 유럽 18.7%, 아시아∙태평양 9.1%, 중동∙아프리카 9.1%, 중남미 5.2% 등이다.
수출 중심의 국가 경제 발전과 궤를 함께해 온 현대차∙기아의 누적 수출 대수는 1975년부터 현재까지 5600만여 대를 기록 중이다.
현대차는 1976년 에콰도르에 포니 6대로 수출한 것으로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누적 3206만3984대를 수출했다. 첫 수출 이후 28년 만인 2004년 1천만 대를 달성했고, 2013년 2천만 대, 2023년 3천만 대를 넘어섰다.
기아는 1975년 브리사픽업 10대를 카타르에 처음 수출한 뒤 2011년 1천만 대, 2020년 2천만 대를 넘어섰다. 지난해까지 누적 2409만6355대를 수출했다.
현대차∙기아는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 지속적 제품∙브랜드 경쟁력 강화, 신흥시장 공략 등을 통해 지속적 수출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 투자 확대도 수출 활성화의 원동력이라고 현대차∙기아는 전했다.
특히 지난해 본격 가동에 들어간 기아 광명 이보 플랜트를 비롯해 올해 하반기 화성 이보 플랜트, 내년 상반기 울산 EV 전용공장이 가동에 들어간다. 회사 측은 국내 전기차 생산 확대에 따른 지속적 수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앞으로 글로벌 고금리∙저성장 기조 확산, 보호무역주의 강화, 업체 간 경쟁 심화 등이 예상됨에 따라 수요에 기반한 유연 생산∙판매 체계를 확립해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계획을 세웠다.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에 관해서는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로 대응한다. 준중형, 중형 차급 중심으로 적용됐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형, 대형, 럭셔리 차급까지 확대하고, 성능과 연비가 개선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Ⅱ' 도입도 서두른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기차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만큼 포트폴리오 다양화 전략을 추진한다. 올해 현대차는 대형 전기차 SUV 아이오닉9, 기아는 SUV 전기차 EV3, EV5, 세단형 전기차 EV4 등을 새로 출시한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는 녹록지 않은 대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도 친환경차 수출이 역대 기록을 경신하는 등 2년 연속으로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본원적 제품∙브랜드 경쟁력 강화, 유연한 생산∙판매 체제 구축, 국내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수출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