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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도시'에 내린 '기후 재난의 저주', 전문가들 "LA산불은 또 일어난다"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5-01-13 14: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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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도시'에 내린 '기후 재난의 저주', 전문가들 "LA산불은 또 일어난다"
▲ 12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인근 멘데빌 캐년 일대에서 소방관들이 사력을 다해 거센 불길을 잡으려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산불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강한 돌풍과 진압 용수 부족 등에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진압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후 전문가들은 이번 화재가 커진 원인이 기후변화에 있다며 기온상승 추세가 이어지는 한 이번과 같은 재난이 반복될 우려가 크다며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13일(현지시각) BBC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퍼시픽 팰리세이드 일대를 중심으로 발생한 '로스앤젤레스 화재'가 진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당국은 이날까지 사망자 16명이 확인됐고 캘리포니아주 남부에서만 10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학계에서는 대체로 이번 대화재가 발생한 원인이 기후변화에 있다고 바라본다. 캘리포니아주는 앞서 지난해 10월부터 비정상적으로 적은 강수량과 이상고온 현상을 동시에 겪었다. 

오랜 가뭄과 고온에 초목이 메마르면서 화재가 발생을 위한 최적의 조건이 갖춰졌다. 여기에 화재 발생 당일인 6일(현지시각)에는 캘리포니아주에 강풍이 몰아쳤다. 마른 섶에 거센 바람, 대형 화제의 조건이 제대로 갖춰졌다.

파크 윌리엄스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 기후과학자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캘리포니아주 남부 일대에서 겨울철 화재가 발생하려면 여러 극한 기후 및 기상 조건이 동시에 발생해야 한다”며 “대체로 기온이 오를수록 화재 규모가 커질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화재 진압용 물이 부족했던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캘리포니아주의 현재 화재 대응 체계는 국지적 화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번 같은 대형 산불 진압에 필요한 물을 도심지로 조달할 인프라를 미처 갖추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9일(현지시각)부터는 소방관들이 진압에 사용할 물 공급이 끊기면서 사실상 화재 확산을 손놓고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향후 기후변화가 이번과 같은 대형 화재를 촉발할 가능성을 고려해 용수 조달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을 함께 내놨다.
 
'천사의 도시'에 내린 '기후 재난의 저주', 전문가들 "LA산불은 또 일어난다"
▲ 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개빈 뉴섬 주지사(가운데)가 화재 피해 현장을 찾아 피해 현황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우리는 지금 새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며 “이번과 같은 기후 관련 극한 재난은 빈도와 강도 모두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상예보업체 '어큐웨더'에 따르면 이번 로스앤젤레스 화재 피해액은 최대 570억 달러(약 83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최악의 기후재해였던 허리케인 '밀튼'이 입힌 피해 추정액 343억 달러(약 51조 원)보다 1.5배 이상 크다.

갈수록 커지는 재해 강도에 전문가들은 기온상승 문제에 서둘러 대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게빈 슈미트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연구소장은 뉴욕타임스를 통해 “(우리가 이런 얘기를 반복할 때마다) 고장난 기계처럼 들리는 것은 잘 알지만 실제로 기록이 계속 깨지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우리가 온실가스 배출을 통제하지 못하는 한 이번 로스앤젤레스 화재와 같은 일은 계속해서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기후 전문가들도 기온상승이 지속된다면 캘리포니아 대화재 같은 대형 재난이 앞으로 몇 번이고 더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케이틀린 트루도 클라이밋 센트럴 미국 서부 선임 연구원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우리는 극한 이상 기후와 수십억 달러 규모 대형 재난들의 발생 빈도가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며 "뭔가 잘못됐다는 것은 매우 명백하고 그 잘못된 부분을 만든 것은 우리가 배출한 온실가스"라고 말했다.

한편 12일(현지시각) NASA는 미 해양대기청(NOAA)과 함께 지난해가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고 발표했다.

NASA 관측 기록에 따르면 2024년 연평균 기온은 1951년부터 1980년까지 기간 동안 관측된 평균 기온을 약 1.28도 상회했다. 산업화 이전 시대와 비교하면 1.47도 높았다.

슈미트 소장은 공식성명에서 "지구가 산업화 이전 시대와 비교해 3도 높았을 때 해수면이 지금보다 약 수십 피트 더 높았다"며 "우리는 지금 그 시기 기온에 도달하기까지 약 절반 정도 온 셈"이라고 설명했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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