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5-01-10 11: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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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SK하이닉스가 2025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넘어 한국 상장사 가운데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에 오를 가능성이 나온다.
올해 메모리반도체업황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에도 증권가는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올려 잡고 있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 주가가 주당 20만 원을 넘어 30만 원 이상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 성장을 이뤄 시가총액 200조 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에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분기 8조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9조9천억 원, 영업이익 8조2천억 원을 거둬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냈을 것”이며 “SK하이닉스는 단단한 실적 흐름을 이어갔을 것이다”고 말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내는 상장사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6조5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SK하이닉스가 어닝쇼크를 기록하지 않는 이상 삼성전자 반도체사업(DS)부문 이익을 넘어 스마트폰과 가전 등 전체사업부 이익을 넘어서는 것이다.
SK하이닉스가 올해도 호실적 흐름을 이어가 삼성전자보다 더 많은 영업이익을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5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보면 SK하이닉스는 34조745억 원, 삼성전자는 36조4063억 원으로 차이가 2조3318억 원에 그친다.
증권가의 삼성전자 실적 컨센서스(예상치 평균)가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격차가 좁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의 2025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024년 8월 당시 63조5962억 원에서 2024년 9월 56조2161억 원, 10월 50조2201억 원, 11월 43조5056억 원, 12월 40조2853억 원으로 낮아졌다.
반면 SK하이닉스의 2025년 실적 컨센서스는 1월 기준 34조745억 원으로 지난해 11월 34조8878억 원, 12월 34조1104억 원과 비교해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2025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35조2520억 원으로 SK하이닉스(35조9760억 원)보다 낮게 보기도 했다.
이는 전반적으로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시장에서 안정적 실적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바탕에 두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위탁생산)부문 일회성 비용이 추가로 나올 수 있어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졌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 대장주로 지위를 이어갈 것이다”며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로 아직 본격적 진입을 못하고 있고 마이크론도 SK하이닉스보다 생산수량이 적다”고 평가했다.
채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매출 비중이 D램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해 메모리반도체업체 가운데 실적 안정성이 가장 높을 것이다”며 “삼성전자는 연간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폭은 제한적이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일회성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SK하이닉스는 올해 고대역폭메모리 생산능력을 월 17만 장으로 기존 10만 장보다 대폭 늘리기로 했다. 2023년 3만 장, 2024년 10만 장에서 2025년 17만 장으로 크게 늘리는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고대역폭메모리사업에서 7조 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올해는 15조 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CES 2025가 열리고 있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 SK 전시관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2025에서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를 만나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 요구보다 더 빨라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보이기도 했다.
이에 SK하이닉스가 시총 200조 원을 돌파하고 주당 30만 원을 넘어 '30만닉스' 고지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6일 SK증권이 SK하이닉스 목표주가로 30만 원을 제시한 데 이어 7일 BNK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기존 25만 원에서 31만 원으로 높여 잡았다.
SK하이닉스 주가가 30만 원을 넘어선다면 시가총액은 218조 원가량에 이른다. 앞서 2024년 7월11일 장중 24만85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해 시가총액 180조 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가 이후 주가가 하락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연초부터 크게 반등하기 시작해 현재 150조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 관련 반도체 수요 강세가 지속되고 있고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 등에 따라 수요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며 “경쟁사의 고대역폭메모리 진입이 지연되고 있어 이제 30만닉스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