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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K배터리 '방패' 되나, 미국의 중국산 흑연 고관세에 반대해 공급망 리스크 낮추나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5-01-10 11: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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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K배터리 '방패' 되나, 미국의 중국산 흑연 고관세에 반대해 공급망 리스크 낮추나
▲ 테슬라가 K배터리의 방패 역할을 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전기차 배터리 광물인 중국산 흑연 ‘폭탄 관세’ 도입을 막아 달라고 미국 당국에 요청해 K배터리의 공급망 리스크가 낮아질 가능성이 떠오른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및 삼성SDI는 미국에 다수 생산 거점을 구축해 중국산 흑연 관세가 오르면 생산 원가에 타격이 불가피한데 테슬라가 ‘방패’ 역할을 할 수 있는 셈이다.

9일(현지시각) 에너지 전문매체 E&E뉴스에 따르면 테슬라 법률 대리인은 중국산 배터리 소재 고관세 도입을 다룬 미 국제무역위원회(USITC) 청문회에서 반대 의견을 내놓았다.

이 청문회는 8일 워싱턴D.C.에서 열렸다. 미국 흑연 업계를 대표하는 ‘음극활물질 생산업체(AAAMP)’가 중국산 흑연에 최대 920%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청원해 기업 의견을 듣는 자리가 마련됐는데 테슬라가 반대 입장을 낸 것이다. 

중국은 배터리 음극재 필수 소재인 흑연의 글로벌 공급망 90%를 점유해 사실상 독점 상황을 만들었다. 

미국에서 배터리를 생산하는 테슬라도 중국산 흑연 없이는 제조가 여의치 않아 관세 부과시 부정적 여파가 불가피해 반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텍사스주 기가팩토리에서 전기차용 4680(지름 46㎜, 높이80㎜) 원통형 배터리를 제조한다. 

E&E뉴스는 “테슬라가 미국과 중국 사이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관련 갈등에 휘말렸다”고 짚었다. 

테슬라의 이러한 행보는 미국 내 배터리 생산 거점을 다수 둔 K배터리 기업에 대해서도 공급망 관련 불확실성에서 보호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및 삼성SDI 역시 중국 외 업체에서 흑연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어렵다는 취지의 의견을 바이든 행정부에 전달한 적이 있다.
 
테슬라 K배터리 '방패' 되나, 미국의 중국산 흑연 고관세에 반대해 공급망 리스크 낮추나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024년 10월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팜쇼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 지지 유세 현장에 참석해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K배터리 3사는 바이든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배터리 제조 세액공제 대상에서 중국산 광물을 쓴 기업을 제외하는 안을 고려하자 이러한 의견을 냈다. 

이런 요청이 수락돼 2026년 말까지 중국산 흑연으로 제조한 배터리에도 세액공제를 받게 됐다. 

그러나 미국 흑연 생산업체 요구대로 중국산에 폭탄 관세가 부과되면 세액공제와 별개로 제조 원가가 대폭 오를 수 있는 셈이다. 

시장 조사업체 가이드하우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비용에서 약 10%를 차지한다.  

국내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K배터리도 흑연 공급망 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관세가 부과되면 정책 변화 대응에 서둘러야 하는 리스크를 안는다”고 설명했다. 

K배터리 3사는 전방산업인 전기차에 전 세계적 캐즘(대중화 이전 일시적 수요 증가세 둔화)으로 실적 한파를 맞이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4분기 2천억 원을 웃도는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고 최근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SK온과 삼성SDI 성적표도 부정적일 것이란 관측이 많아 K배터리 3사가 사상 첫 분기 기준 동반 적자를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K배터리 3사는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재료비를 절감하며 경쟁 우위를 유지하려 하는데 테슬라의 흑연 고관세 반대가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트럼프 차기 정부에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들어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도 흑연에 높은 관세가 붙지 않을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테슬라 K배터리 '방패' 되나, 미국의 중국산 흑연 고관세에 반대해 공급망 리스크 낮추나
▲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사인 얼티엄셀즈 직원들이 2024년 12월5일 미국 오하이오 워렌 소재 1공장에서 열린 1억 번째 배터리 셀 생산 기념식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얼티엄셀즈>
테슬라가 상하이에 생산 공장을 두고 중국 전기차 시장에 상당 부분 판매를 의존한다는 점 또한 중국산 흑연 고관세에 반대 목소리를 계속 내도록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폴리티코는 “일론 머스크는 관세에 우호적인 트럼프 당선인과 중국 사이에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결국 미국 당국이 테슬라의 요청을 반영해 중국산 흑연에 고관세 계획을 철회하면 테슬라가 K배터리에 ‘방패’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트럼프 차기 정부는 중국산 모든 제품에 보편 관세를 추가할 구상을 하고 있어 K배터리에 공급망 불확실성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는 상황을 잘 아는 취재원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 보좌진은 배터리를 비롯한 에너지와 방위산업 및 의료 제품에 집중해 관세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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