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가 지난해 추진했던 인수합병 전략 대신 자체 서비스 강화로 간편결제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올해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에 역량을 집중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가 간편결제 서비스를 강화해 수익성 제고에 고삐를 죈다. |
9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에 따르면 2월부터 간편결제 선불전자지급 방식인 ‘토스페이머니’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번 서비스는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시범 운영 뒤 정식 도입된다.
앞서 2021년 12월 토스페이의 선불충전 서비스를 중단한 뒤 4년 만이다.
간편결제는 실물 카드나 복잡한 인증과정 없이 비밀번호 입력이나 생체 정보 등 방법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드나 은행계좌 연동, 미리 충전한 선불금 등을 통해 결제가 진행되는데 토스페이는 현재 카드와 계좌 연동을 통한 결제만 가능했다.
선불충전 방식이 도입되면 결제수단 다양화를 통한 이용자 편의성 제고 효과 외에도 마케팅 측면에서도 한층 보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 계좌 연동 방식과 달리 토스페이머니로 충전된 금액에 관한 자체 적립금 혜택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고 토스페이머니와 연계한 카드 등 새로운 상품 개발도 가능해진다.
토스는 결제수단에 더해 결제방식을 다양화해 토스페이 서비스의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토스는 올해 선불충전 서비스 재개 외에도 얼굴인식 결제 서비스 도입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간편결제는 QR과 바코드 인식 등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신세계그룹의 간편결제 서비스 쓱페이·스마일페이 인수가 무산되면서 간편결제사업 경쟁력 강화 과제가 더욱 시급해진 상황에 놓인 것으로 평가된다.
토스는 금융앱 1위 플랫폼 경쟁력을 바탕으로 네이버, 카카오와 함께 간편결제 3대 사업자로 꼽힌다.
하지만 네이버, 카카오가 온라인쇼핑과 웹툰 등 다양한 자체 플랫폼과 시너지를 통해 간편결제사업을 빠르게 키워온 것과 비교하면 토스는 간편결제부분에서 뒤처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가 삼성페이를 비롯한 국내외 사업자와 서비스 연동으로 오프라인에서도 공격적 확장에 나서면서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핀테크영역에서 간편결제는 수수료를 통해 실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 먹거리사업으로 꼽힌다. 토스도 현재 수익을 내고 있는 서비스는 광고와 간편결제가 대표적이다.
간편결제시장은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현금사용이 계속 줄어들면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전자지급서비스 이용현황 통계에 따르면 간편결제 서비스의 하루 평균 이용금액은 2024년 상반기 기준 9392억 원으로 1조 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2019년(3200억 원)과 비교하면 5년 만에 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 한국은행 통계자료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 토스를 포함한 전자금융업자는 국내 간편결제 이용금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
업계에 따르면 2024년 한국 간편결제시장 규모는 약 300조 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여전히 카드결제와 비교해 간편결제 이용금액 비중이 낮고 해외결제 확대, 오프라인 결제 확대를 통한 추가 성장여력이 충분한 만큼 앞으로도 고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올해 회사 경영에서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회사가 2013년 창업 뒤 처음으로 흑자 궤도에 오르고 있는 데다 기업공개(IPO)라는 큰 과업도 추진하고 있어서다.
간편결제사업을 통한 수익성 제고 과제가 한층 중요해진 상황이다.
토스는 2024년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109억 원, 순이익 39억 원을 내면서 2013년 창립 뒤 처음으로 분기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토스증권, 토스인슈어런스, 토스뱅크 등 핵심 계열사들도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간편결제사업과 관련해 “온·오프라인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결제수단이 되는 것이 토스의 목표"라고 말해왔다.
이 대표는 2013년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를 창업한 뒤 2015년 50억 원 규모 투자유치를 받아 토스페이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간편결제시장에 진출했다.
그 뒤 2021년에는 LG유플러스의 PG사업부를 인수해 전자지급결제대행 계열사 토스페이먼츠를 세우고 해외 핀테크기업 피델리티내셔널인포메이션서비스(FIS), 앤트그룹 등과 협업해 국내외 결제처 확장에 나섰다.
토스 관계자는 “최근 토스페이 이용자가 많이 늘어나면서 서비스 편의성과 추가 혜택에 관한 고민을 하다가 선불충전 기능 출시를 계획하게 됐다”며 “현재 간편결제시장과 관련해 인수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