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이사 회장이 벤처 투자 확대로 ‘토털 헬스케어’ 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그동안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피부 및 비뇨기과 전문의약품 중심으로 회사를 키웠는데 앞으로는 의약품 제조를 넘어 진단부터 예방까지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 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조용준 회장(사진)이 올해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 20년 만에 회장직에 오르면서 동구바이오제약의 토털 헬스케어 기업 도약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9일 동구바이오제약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조 회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5년 만인 올해 회장에 오르면서 동구바이오제약의 토털 헬스케어 기업 전환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 회장은 옛 동구약품 창업주인 고 조동섭 회장의 장남으로 1991년 동구약품에 입사해 2005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대표에 오른 뒤부터 따져보면 20년 만에 회장이 된 셈이다.
동구바이오제약에는 오랜 기간 회장이 없었다. 오너일가로서 회장에 오를 만도 하지만 조 회장은 아버지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부회장 직함을 고수해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흐름 속에서 보면 조용준 회장의 승진은 동구바이오제약 변화의 시작으로 여겨진다. 7년 동안 비어 있던 회장 자리를 채움으로서 새 시대 도약에 힘을 싣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3일 회장에 취임한 뒤 △제품 라인업 확대 및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강화를 통한 토탈헬스케어 선도기업 도약 △필리핀, 베트남, 몽골 중심의 해외 진출 가속화 △연구개발(R&D) 역량 강화 및 전략적 투자 확대 △소통과 혁신 중심의 기업문화 계승 등을 4대 경영 비전으로 제시했다.
동구바이오제약에 따르면 조 회장이 제시한 경영 비전의 핵심은 ‘토탈 헬스케어’ 기업 전환이다.
기존 전문의약품 분야에서 쌓아온 경쟁력을 바탕으로 바이오신약개발, 진단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토탈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그동안 사업의 지평을 넓혀온 방식인 ‘벤처 투자’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일찍이 기존 사명을 동구약품에서 동구바이오제약으로 변경하며 바이오벤처 투자를 진행해왔다.
▲ 동구바이오제약(사진)이 토탈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사업에 진출하기보다는 벤처 투자 방식으로 사업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동구바이오제약 매출 규모는 연간 2천억 원대 수준이다. 후보물질 탐색부터 시작하는 신약개발에 대한 위험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벤처 투자는 이와 관련한 위험성을 낮추면서도 유망한 후보물질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조 회장은 그가 대표이사였던 2012년 노바셀테크놀로지에 80억 원을 투자하며 벤처투자를 시작했다.
노바셀테크놀로지는 현재 동구바이오제약의 신약 후보물질인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NCP112’를 함께 개발하고 있는 곳이다.
이후 2014년 회사 이름을 동구바이오제약으로 변경한 뒤에도 바이오벤처 중심의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18년 디앤디파마텍과 2019년 로보터스, 2020년 지놈앤컴퍼니, 뷰노 등에 투자했는데 디앤디파마텍과 뷰노와 지놈앤컴퍼니는 기업공개에 성공하면서 투자 결실을 보기도 했다.
조 회장은 투자에서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
벤처캐피탈인 로프티록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재무적투자자(FI)로 투자뿐 아니라 동구바이오제약 자체적으로도 전략적투자자(SI)로도 투자하면서 바이오벤처 지분투자를 통해 관련 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투자한 큐리언트는 동구제약바이오가 직접 투자해 현재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린 곳으로 면역항암제와 아토피피부염치료제 등을 신약후보물질로 연구하고 있는 바이오벤처다.
큐리언트의 경우 조 회장이 직접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면서 동구바이오제약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구바이오제약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 의약품 제조를 넘어 진단부터 예방까지 전주기를 아우르는 토탈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