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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주 목표주가 하향에도 '꿈틀', 불확실성 완화에 이는 반등 기대감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5-01-09 15: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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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따른 업황둔화를 반영해 하락하던 2차전지업종 주가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나온다. 

최근 증권가는 2차전지 관련 기업의 부진한 업황 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려 잡았다.
 
2차전지주 목표주가 하향에도 '꿈틀', 불확실성 완화에 이는 반등 기대감
▲ 9일 LG에너지솔루션이 2024년 4분기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잠정집계되면서 주가가 큰 폭 하락했다. 다만 2차전지 업종 주가가 바닥을 다지고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관련 정책 변화에 따라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2차전지업종 주가는 연초부터 조금씩 반등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9일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전날보다 4.02%(1만5천 원) 내린 35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새해 들어 3일부터 이어진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마친 것인데 이날 발표한 지난해 4분기 부진한 실적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2255억 원을 본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확정되면서 그동안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새해 들어 전날까지 7.33%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5.07%를 훌쩍 앞선다. 이날 하락분을 반영해도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여전히 새해 들어 3%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 실적 부진에 삼성SDI(-4.21%) 등 셀업체 주가는 하락했지만 에코프로비엠(9.21%) 포스코퓨처엠(1.51%) 엔켐(2.83%) 등 2차전지 소재업체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 엔켐 주가는 새해 들어 이날까지 각각 19.75%와 9.08%, 14.75% 상승했다. 

연초 2차전지주가 상승세를 보이며 꿈틀대는 흐름은 최근 들어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한 증권업계의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당분간 2차전지업황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며 국내 주요 2차전지주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기존 54만 원에서 47만 원으로 낮춰 잡았고 신영증권은 7일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기준 51만 원에서 45만 원으로 낮췄다.

코스닥 시가총액 2위 에코프로비엠도 다르지 않다. NH투자증권은 전날 에코프로비엠 목표주가를 기존 17만6천 원에서 15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밖에 삼성SDI·포스코퓨처엠도 올해 들어 증권가들이 업황과 불확실성을 고려해 목표주가를 내려 잡았다. 

김명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수요 부진 및 정책 위험에 따른 2차전지 업체들의 눈높이 하향이 진행되고 있다”며 “수요 불확실성으로 영업실적 및 생산능력 햐향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2차전지주 주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한 지난해 11월 이후 미국 보조금 축소 위험이 떠오르고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며 크게 밀렸다. 

저가 매수 매력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 전기차시장 불확실성이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주가가 반등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국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쉽게 인플레이션감축법(IRA)를 폐지하기 어렵다는 전망에 조금씩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켄터키·오하이오를 거쳐 미시간 주로 이어지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지역인 ‘배터리 벨트’가 만들어진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이를 버리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전기차 배터리산업 지원안을 손보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 미국 제조업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지원금이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대규모 전기차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주의 공화당 의원도 미국 내 제조업 육성을 내세우고 있어 배터리산업 지원책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을 더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20일 취임한 뒤 정책이 나오면 2차전지 관련 불확실성도 크게 낮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2차전지주 목표주가 하향에도 '꿈틀', 불확실성 완화에 이는 반등 기대감
▲ 현대기아차 전기차 5종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을 받게 됐다. 사진은 아이오닉5. <연합뉴스>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내 전기차 생산량을 늘린다는 방침을 세워둔 점도 국내 2차전지업체 주가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조지아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 기아 조지아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량을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9와 기아 EV6·9, 제네시스 GV70 등 5개 차종이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라 최대 7500달러 보조금을 받게 점도 호재로 여겨진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에서 170만 대를 넘게 팔아 역대 최고 판매 기록을 새로 썼다.

중국으로 눈을 돌려보면 중국 정부는 이구환신 정책(낡은 제품 새 제품으로 교체 지원)에 810억 위안(16조 원)을 배정해 정책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전기차 보조금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중국 상무부는 수출 금지 및 제한 대상 기술 목록에 배터리 양극재 제조기술과 리튬 기술·공정을 추가하기도 했다.

수출통제 대상이 흑연에서 양극재 및 리튬 영역으로 확장된 셈인데 이에 미국과 유럽은 배터리 안보 위험을 더욱 강하게 인지하게 됐다.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정책들이 더 빠르게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국내 2차전지 관련 업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업종 주가는 15개월 동안 주가 하락으로 주가 버블이 상당부문 해소됐지만 단기간 큰 폭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반대로 추가 기대손실 폭도 크지 않아 단기 호재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2차전지 업종에 보수적 관점을 유지하지만 정책 위험이 구체화돼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3월 이후부터는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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