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현 기자 hsmyk@businesspost.co.kr2025-01-09 11: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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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2나노 공정에서 TSMC를 추격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라피더스와 미국 인텔까지 2나노 공정 기술에서 빠르게 추격하고 있어 세계 파운드리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2나노 첨단 미세 공정에서 선두를 달리는 TSMC를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라피더스와 미국 인텔까지 2나노급 파운드리 추격에 나서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텔은 18A(1.8나노급) 공정으로 제작한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팬서레이크’를 하반기 양산한다고 밝혔고,
일본 라피더스는 엔비디아 AI 반도체 대항마로 떠오른 브로드컴을 고객사로 확보, 오는 4월 2나노 칩 시험 생산에 돌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9일 반도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첨단 파운드리 2나노 공정 기술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미셸 존스턴 홀타우스 인텔 프로덕트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ES 2025에서 18A 공정으로 제작하는 ‘펜서레이크’ CPU의 실물을 공개하며 올해 하반기 양산한다고 밝혔다.
인텔은 이전 세대 ‘루나레이크’ 생산에 TSMC의 3나노급 N3B 공정을 활용했지만, 하반기 양산할 펜서레이크는 CPU 타일 제작에 18A 공정을 활용하고 전체 구성 부품 가운데 70%를 자체 생산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인텔이 1.8나노 공정 수율 확보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18A 공정 수율(완성품 비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고, 아직 10%대라는 관측이 나오는데 그 이상 수준인 것으로 안다"며 “다만 아직 양산 단계에 이를 정도로 충분히 높은 수준까지는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미셸 존스턴 홀타우스 인텔 프로덕트 그룹 최고경영자(CEO). <인텔 홈페이지 갈무리>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경쟁을 위해 일본 정부 주도로 2022년 설립된 라피더스 역시 2나노 기술로 추격을 가속하고 있다.
일본 니케이에 따르면 라피더스는 2나노 공정으로 브로드컴 칩의 시험 생산을 오는 4월 진행한다.
회사는 2027년 2나노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일본 훗카이드 치토세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라피더스가 4월 시험 생산하는 브로드컴의 칩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니케이에 따르면 라피더스는 오는 6월까지 시험 생산을 마치고 브로드컴에 2나노 칩 샘플을 제공할 예정이다.
브로드컴은 해당 칩을 검증한 뒤 라피더스에 공식 생산을 의뢰할 것으로 전해졌다.
라피더스는 지난해 12월 세계 유일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공급업체인 네덜란드 ASML로부터 2나노 장비를 구입했고, 오는 3월 말 설치를 완료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2나노 파운드리 공정에서 TSMC를 따라잡기 위해 기술개발과 수율 향상,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데, 인텔과 라피더스 추격까지 받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TSMC는 2나노 파운드리 공정 수율이 이미 60%를 넘은 것으로 전해졌고, 애플·퀄컴·엔비디아 등 주요 2나노 고객사를 확보했다.
▲ TSMC 3나노 반도체 웨이퍼 사진. < TSMC >
다만 TSMC가 2나노 공정으로 제작하는 실리콘 웨이퍼 장당 가격을 3나노 공정보다 50% 높은 3만 달러(약 4400만 원)에 책정하면서, 일부 고객사의 이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17 시리즈에 탑재할 예정이었던 ‘A19’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당초 TSMC 2나노 공정으로 위탁 생산할 예정이었지만, 비싼 가격으로 3나노 공정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 역시 비싼 가격 문제로 TSMC가 아닌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2나노 공정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2나노 시험 생산에 돌입하고 하반기 양산을 목표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정기 인사에서 파운드리 사업부장 사장으로 임명된 한진만 사장은 취임 후 직원들에 보낸 메시지에서 “공정 수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뿐만 아니라 소비전력·성능·면적(PPA) 향상을 위해 모든 노브(knob·혹)를 샅샅이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