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에 위치한 LG전자 가전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에어콘 실외기 생산라인에서 작업하고 있다. < LG전자 > |
[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기업공개(IPO)를 통한 인도 증시 상장을 일시 중단했다는 인도 현지매체 보도가 나왔다.
LG전자를 비롯해 상장을 신청한 다른 기업 다수도 증권시장 환경을 고려해 상장을 늦추려 하고 있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각) 인도 현지매체 CNBC TV-18는 “LG전자 인도법인이 1500억 루피(약 2조5천억 원) 규모의 대규모 기업공개 작업을 일시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거시경제를 향한 우려와 투자심리 불안에 상장 일정을 연기했다는 설명이 제시됐다.
올해 1~2월 인도 증시에서 진행된 10건의 상장을 통해 조달한 투자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모인 금액보다 37%나 줄었다는 점도 주요 배경으로 꼽혔다.
현지기업인 JSW시멘트와 에더에너지 또한 각각 기업공개 일정을 7월로 연기하거나 공모 규모를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CNBC TV-18는 “시장 상황 악화와 적절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많은 기업이 상장 절차를 늦추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LG전자는 이러한 현지 매체 보도를 두고 "일단 상장 작업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인도법인 기업공개를 위해 지난해 12월 현지 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예비심사 서류를 제출했다. 이후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며 상장 일정을 공식으로 발표한 적은 없다.
LG전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 통화에서 “최종 상장 여부는 시장 상황 또는 사전 수요예측 결과 등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인도 시장에 1997년 진출했다.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에 첫 공장을 신설한 뒤 2006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 두 번째 공장을 세웠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인도법인 기업공개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지분 100% 가운데 15%를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15억 달러(약 2조2천억 원)를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CNBC TV-18는 증권당국이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 또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켜 당분간 인도 기업공개 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