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2025-01-08 15:3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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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내증시에서 전력기기주가 빛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공지능(AI)산업 발전 등을 고려하면 트럼프 정부 아래서 국내 전력기기주의 수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인데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대표 전력기기주인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의 목표주가를 지속해서 높여잡고 있다.
▲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 등 전력기기주가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차기 수혜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새해 들어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의 목표주가가 줄상향되고 있다.
이날 신한투자증권은 HD현대일렉트릭 목표주가를 기존 44만 원에서 50만 원을 높여 잡았다. LS증권도 HD현대일렉트릭 목표주가를 기존 50만 원에서 56만 원으로 상향조정했다.
LS일렉트릭도 6일 상상인증권이 목표주가를 기존 24만 원에서 26만 원으로 높였다.
지난해 11월 초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뒤 국내증시에서는 조선주와 로봇주 주가가 트럼프 수혜주로 크게 주목을 받았다.
환율이 급등해 전반적 수출 실적 개선 기대감이 강해진 가운데 조선주는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직접 못박으며 주가가 크게 뛰었다. 로봇주는 미국이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을 집행할 경우 노동력 결핍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모았다.
증권업계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관련한 수혜주를 탐색하는 가운데 전력기기주가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전력기기주들의 주요 수출처는 현재 전력인프라 재정비가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미국이라는 점에서 마찬가지로 고환율 수혜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국내 조선주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당선인이 개별적 러브콜을 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한국 전력기기주의 북미 투자를 다시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트럼프 당선인은 1차 집권 시기에 전력인프라 교체의 필요성에 대해 강하게 주장했다. 다만 관련 예산은 조 바이든 현 대통령 임기 때 마련됐다.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전력인프라 교체의 필요성은 더욱 강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글로벌 인공지능(AI)산업에서 미국이 패권을 쥐어야 한다는 입장인 만큼 구 전력인프라 교체 외에도 AI 데이터센터를 위한 추가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4일 미국 에너지부 산하 버클리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는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 등에 따라 빠른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 트럼프는 미국이 AI 패권국이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어 데이터센터발 전력기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전체 전력수요에서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4.4%에서 2028년 6.7~12%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AI와 트럼프 2기 행정부 기대 업종으로 전력기기를 여전히 주목해야 한다”며 “국내증시 전력기기주는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저평가됐다는 점도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트럼프 당선인은 AI를 비롯한 첨단 산업에서 초격차 유지를 위해 데이터센터 투자 등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아 전력망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전력기기 수혜도 지속될 것”이라며 “전력망 현대화는 민주당도 투자를 확대해 온 초당적 이슈로 전력기기주의 수혜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에너지부 지역 국장 출신인 윌리엄 베커는 6일 ‘더 이상 전력망 교체를 미룰 수 없다’는 제목의 의회전문매체 더힐 기고문에서 “트럼프는 1기 때 전력인프라 교체를 거듭 약속해왔다”며 “이제 전력인프라 교체 완수의 공은 재당선된 트럼프와 공화당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4분기에도 수주잔고 증가, 고환율 수혜로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성장이 멈추지 않을 거란 평가가 나온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1분기 북미 수주 급증이 예상되며 환율 상승 수혜도 기대된다”며 “트럼프 2기에서 보편관세가 시행돼도 강력한 전력기기 수요가 그 영향을 상쇄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LS일렉트릭도 마찬가지로 북미 지역향 변압기 매출과 고환율 수혜를 바탕으로 지난해 4분기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김광식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LS일렉트릭은 강력한 변압기 수요에 빠른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며 “북미 시장은 전력기기 전반의 가격 상승이 이미 진행된 만큼 트럼프 재집권으로 수주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