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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스톰 대비하라] 건설업계 올해도 업황 험난, 내수 부동산 침체 넘을 돌파구 '시계제로'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5-01-07 13:5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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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25년 우리 경제가 대통령에 대한 내란수사와 탄핵 정국 속에서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에 육박하며 수입 원자재 값이 치솟아 우리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할 공산이 크다. 가뜩이나 침체된 내수 경기는 정치 불안, 고환율에 더 꽁꽁 얼어붙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서민들은 삶의 터전을 유지하기조차 힘든 상황에 몰리고 있다. 특히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는 올해 관세 인상을 앞세운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맞아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 수출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철강, 석유화학, 조선 등 중공업은 물론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디스플레이, 로봇 등 첨단산업까지 가격 경쟁력을 넘어 기술력까지 등에 업은 중국 산업이 무차별 한국 주력 산업을 무너뜨리고 있어 그야말로 한국 제조업은 복합 위기에 몰렸다. 올해 이같은 차이나쇼크 현상이 더 뚜렷해져 우리 산업이 설 자리는 더 좁아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처럼 여러 불안 요인이 한꺼번에 밀어닥치는 ‘퍼펙트스톰’에 노출될 경우, 장기 저성장 늪에 빠진 우리 경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보다도 더 힘든 경제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비즈니스포스트는 현재 우리 경제가 처한 위기 상황을 짚어보고, 이같은 사상 초유의 경제위기를 사전에 대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신년 기획시리즈를 게재한다.

- 글 싣는 순서
① 탄핵정국 대외신인도 '시계제로', 반도체 비롯 산업 정책과제부터 풀어야
② '2차 차이나쇼크'에 제조업 붕괴 위기, 재계 신사업 전환 올해가 분수령
③ 금융권 사업 불확실성 일파만파, 해외·디지털플랫폼에서 돌파구 찾는다
④ 미국 중국 무역갈등 '공급망 전쟁' 돌입, 한국 반도체와 배터리 역할 커진다
⑤ 짙어지는 경기불황, 유통업계 ‘신선·복합몰·해외’ 무기 삼아 살 길 찾는다
⑥ 건설업계 올해도 업황 험난, 내수침체와 부동산 침체 넘을 돌파구 '시계제로'

 
[퍼펙트스톰 대비하라] 건설업계 올해도 업황 험난, 내수 부동산 침체 넘을 돌파구 '시계제로'
▲ 건설업계가 올해도 험난한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올해도 내수경기와 부동산시장 침체로 건설업계는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들의 새해 다짐에서도 신규 사업 확대보다는 최대한 리스크를 덜고 내실에 챙기자는 태도가 더욱 짙어졌다.

최악의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각자의 사정에 따라 도시정비시장 혹은 해외 건설시장에서 실속을 챙길 수 있는 사업을 따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7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국내 건설사들의 경영전략을 ‘리스크 관리’로 요약할 수 있을 만큼 올해 건설업황은 여전히 바닥 수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도 건설업계는 짙은 불황에 고통을 겪었던 만큼 10대 건설사 가운데 7곳이 대표이사를 교체하며 리더십을 재정비했다. 새해를 맞으며 각 건설사 최고경영자들이 신년사를 통해 내놓을 경영방향에도 이목이 쏠렸다.

다만 건설업계 수장들의 새해 첫 일성은 약속한 것처럼 ‘내실 강화’에 집중됐다. 업계 1, 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따로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고 조용히 새해를 맞이하기도 했다.
 
[퍼펙트스톰 대비하라] 건설업계 올해도 업황 험난, 내수 부동산 침체 넘을 돌파구 '시계제로'
▲ 건설경기 침체는 올해도 국내 건설사에 큰 고민을 안겨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한 공사현장 모습. <연합뉴스>

건설업계가 불황을 확실히 느끼기 시작한 지난 2년 동안 최고경영자들의 신년사 보면 간간히 ‘신사업 확대’, ‘신성장동력 확보’ 등의 의지를 찾아볼 수 있었지만 올해는 그나마도 전무했다. 공격적으로 새로운 투자를 진행하는 일이 ‘언감생심’이라는 분위기인 셈이다.

올해도 건설업계를 둘러싼 내수·부동산 침체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5년 국내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건설투자는 누적된 건설수주 감소 탓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감소할 것”이라며 “대내적으로 건설사 재무건전성 악화의 영향이 실물경제로 파급되면 건설투자 부진이 더욱 장기화할 가능성이 나온다”고 내다봤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에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다양한 해법이 제시됐지만 전반적으로 수요 회복에는 한계가 예상된다”며 “주요 은행권도 경직적 대출태도를 유지할 예정이기 때문에 주택경기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설사들은 올해 불황에 대응해 그나마 안정적으로 실적을 창출할 수 있는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나름의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시장 상황에서는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 물량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려를 높이지 않으면서 사업 안정성을 높일 탈출구로 여겨진다.

조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대형건설사는 올해 리스크 관리를 강조했다”며 “지난해부터 인력과 조직구조 면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 진행해 왔고 도시정비 사업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부서가 축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시정비사업에서는 현재 총 공사비가 1조5천억 원 안팎에 이르는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행보가 주목받는다.

삼성물산은 2021년 1조 원 이하의 신규수주를 기록했을 정도로 ‘래미안’이 지닌 주택 브랜드파워와 비교하면 소극적으로 도시정비사업에 나서왔다는 평가가 많았다.

다만 2023년 2조951억 원에 이어 지난해 3조6398억 원으로 업계 3위 수준까지 도시정비사업 연간 신규수주를 확대하면서 수주잔고에 정비사업 물량을 더하기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현대건설은 ‘6년 연속 업계 1위’라는 성과를 신규수주 과정에서 강점으로 내세울 만큼 도시정비사업 최강자 입지를 확고히 하려는 의지가 여전하다.

주택사업본부장을 지내며 그간 성과에 적지 않게 기여한 이한우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한 점도 앞으로 현대건설이 재개발 및 재건축사업에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퍼펙트스톰 대비하라] 건설업계 올해도 업황 험난, 내수 부동산 침체 넘을 돌파구 '시계제로'
▲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서울시>

이외에도 주택전문가를 대표이사로 앉힌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등도 올해 도시정비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DL이앤씨는 올해 1조7500억 원 규모의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 수주로 포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고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4년 동안 매년 자체 신규수주 기록을 경신하면서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브랜드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5천억 원 규모 이상의 시공권을 확보한 코오롱글로벌, 한신공영, HJ중공업 등 중견건설사도 수주 흐름을 이어갈 채비를 하고 있다.

국내 시장 상황이 좋지 못한 만큼 일부 건설사들은 해외수주를 통해 활로를 찾을 것으로도 보인다.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건설 수주는 11월까지 모두 326억9353만 달러를 기록했다. 2023해 연간 수주금액인 333억1399만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기업들이 지난해까지 5년 연속 300억 달러 이상 해외건설 수주라는 기록을 이어가게 된 것이다. 해외건설 수주 실적에는 매년 건설사들이 상위권을 차지하며 해외 건설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삼성E&A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패키지1·4)’를 수주해 단번에 수주곳간을 60억8천만 달러 늘렸다. 국내 건설업계가 사우디에서 수주한 공사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E&A는 지난해 파딜리 프로젝트 수주로 업계 불활 속에서도 12년 만에 해외건설 수주 100억 달러 돌파에 성공하는 실적을 거둔 만큼 올해도 해외건설 수주에 공을 들일 가능성이 크다.

최근 해외사업으로 눈을 돌린 대표적 기업으로는 GS건설도 꼽힌다.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높았던 GS건설은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플랜트공사(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패키지2)와 호주 인프라공사(멜버른 도심근교 순환철도) 등의 수주로 11월까지 28억3873만 달러어치 일감을 확보했다. 

특히 GS건설은 코로나19때부터 멈췄던 해외 플랜트사업을 꾸준히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 GS건설 해외수주는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건설사별로 수주를 노리고 있는 개별사업 이외에도 점차 가능성이 커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따른 재건수요도 업계의 단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 미래 신도시 ‘네옴시티’ 프로젝트, 인도네시아에서 가시화한 신수도 이전사업 등도 건설사들이 꾸준히 기대해 볼만한 일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전히 지속하는 고환율 역시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사업을 강화하기에 유리한 환경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정KPMG는 ‘2025년 국내 주요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국내 건설수주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높은 공사비 등의 우려가 존재하지만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추진에 맞춰 민간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여러 불확실성이 있지만 우크라이나 재건 등도 올해 해외건설 수주의 기회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바라봤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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