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위라이드 자율주행 로보택시 차량이 광둥성 광저우에서 승객을 태우러 이동하고 있다. 유튜브 공식 계정 홍보용 영상에서 갈무리. <위라이드> |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중국 로보택시 업체가 국영 완성차 기업과 협업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해 미국과 시장 선점 경쟁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국은 구글 웨이모와 현대자동차 현지 자회사 모셔널 등이 부각되는 가운데 트럼프 차기 정부에서 중국에 맞설 수 있도록 자율주행 규제 완화를 추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각)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2024년 전기차에 이어 올해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경쟁이 본격화될 다음 전장은 자율주행 무인 차량호출 서비스 ‘로보택시’가 꼽힌다.
미국 웨이모나 중국 바이두 같은 기업이 각각 로보택시 상용 서비스 횟수에서 선두로 꼽히는 가운데 세계 시장의 확대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로보택시 기업은 이미 운행 건수나 업력 등 측면에서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 주요국 가운데 크게 앞서나가고 있다.
웨이모는 2016년 서비스 도입 이후 2024년 연말까지 500만 건의 누적 주행 건수를 기록했지만 바이두의 로보택시 자회사 아폴로는 이를 웃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아폴로의 경우 베이징과 선전을 포함한 11곳 중국 도시에서 2024년 3분기까지 누적 800만 건이 넘는 승차 서비스를 제공했다.
포브스는 다수 중국 국영 완성차기업이 로보택시 업체와 협업하며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며 중국 업체가 경쟁력을 가진 배경을 제시했다.
아폴로를 비롯해 포니ai, 위라이드 등 중국 자율주행 기업은 국영 완성차업체와 투자 및 차량 생산 협업을 바탕으로 자국은 물론 해외 시장으로 확장할 채비를 꾸렸다.
바이두는 국영 장링모터스와 로보택시 전용 차량 RT6를 제조해 배치하고 있다. 최근 홍콩에서 로보택시 승인을 받았고 싱가포르와 중동 지역에도 출시를 노린다.
포니ai와 위라이드 또한 광저우자동차그룹(GAC)와 같은 국영 기업과 차량을 함께 제조하거나 투자를 유치했다.
▲ 모셔널 자율주행 로보택시 차량이 현대차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HMGICS)에서 제조되고 있다. <모셔널> |
이는 웨이모가 현대차와 같은 외부 완성차 기업에 위탁생산한 차량을 쓰는 것과 대조된다.
중국 완성차 기업 대부분이 국영기업이라는 점은 로보택시 사업에서 발을 뺀 미국 GM과 같은 사례가 중국 업체에겐 벌어지지 않을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이기도 하다.
로보택시 사업화 초기에는 막대한 자금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 기술 기업은 대부분 수익화 경로가 부족해 완성차 기업과 투자 및 협업이 필수인데 중국에서는 정부를 뒷배로 둔 국영기업이 이를 담당하는 셈이다.
포브스는 “자율주행 업체 성공은 완성차기업과 파트너십에 달려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완성차업체는 물론 국영 통신기업도 자율주행 로보택시 인프라 확대에 참여한다. 국영 통신사인 차이나유니콤이 자율주행용 도로 인프라를 조성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은 이러한 정부 차원의 지원 규모가 중국과 비교해 작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트럼프 차기 정부가 출범한 뒤 중국을 추월하기 위한 노력에 본격적으로 힘을 실을 공산이 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부효율부 합류로 자율주행 규제 완화를 포함한 정책 지원이 활발해지며 미국 기업의 기술 역량을 높이기 위한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CNBC는 미국 로보택시 시장에서 현재 가장 주목받는 기업으로 일본 도쿄로도 사업 확장을 준비하는 구글 웨이모를 꼽았다.
현대차 미국 자율주행 자회사 모셔널도 미국 내 사실상 유일한 완성차 제조사 아래 로보택시 기업으로서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모셔널은 최근 리더십 교체와 대규모 구조조정 등 경영에 부정적 모습이 나타나 의문이 남는다는 지적도 함께 받는다.
테슬라는 아직 로보택시 실제 시범 주행 사례 자체가 없다. 트럼프 정부 출범 뒤 정책 완화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외에 아마존 죽스도 라스베이거스와 샌프란시스코 일부 구역에서 로보택시 시범 주행을 운영하며 잠재적 경쟁사로 이름을 올리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결국 중국 로보택시가 국영기업과 협력 및 당국 지원으로 주행 횟수나 기술력에 앞서 나갔던 만큼 트럼프 정부에서 로보택시 경쟁력을 위한 공격적 정책이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브스는 “일본으로 진출하는 웨이모 및 로보택시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자금을 쏟아 붓는 현대차의 행보를 앞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