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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 계열분리 준비 기반 다지나, 허진수 미주 시장 향한 거침없는 질주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2025-01-03 14:5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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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 계열분리 준비 기반 다지나, 허진수 미주 시장 향한 거침없는 질주
▲ SPC그룹이 2023년 4월 미국 뉴욕시,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와 소외계층 지원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허진수 파리크라상 대표이사 사장,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 제임스 김 암참 회장. < SPC >
[비즈니스포스트] 허진수 파리크라상 대표이사 사장이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매장을 600개까지 늘리며 공격적인 글로벌 확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각종 논란으로 경영 전면에서 한 발 물러난 모습이 관측되는 가운데 오너 3세 체제로의 전환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허진수 사장의 행보가 단순히 매장 수 확대를 넘어 베이커리 사업부문의 계열분리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3일 SPC그룹의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올해도 파리바게뜨를 앞세운 베이커리 부문의 글로벌 확장이 그룹의 최우선 과제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SPC그룹은 최근 미국 텍사스주에 해외 최대 규모의 제빵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공장은 1억6천만 달러(약 2363억 원)를 투자해 15만㎡(약 4만5천 평) 규모로 조성된다. SPC그룹이 해외에서 운영하는 생산 시설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허진수 사장의 북미 시장 베이커리 점유율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SPC그룹에 따르면 현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 제빵 공장은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해 향후 파리바게뜨가 진출할 중남미 지역까지 베이커리 제품을 공급하는 거점으로 활용된다. 단순한 생산 시설을 넘어 허진수 사장의 글로벌 비전을 구현하는 상징적인 프로젝트인 셈이다.

허진수 사장은 2023년부터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2004년 해외사업을 시작해 현재 미국‧프랑스‧영국‧캐나다 등 11개국에서 6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매장은 약 200개에 달한다. 2023년 1월 미국 뉴저지주에 북미 100호점을 연 지 불과 2년도 채 되지 않아 이룬 성과다.

SPC그룹은 텍사스 공장을 기반으로 2030년까지 북미 지역 파리바게뜨 매장을 1천 개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세워둔 상태다.

북미 지역과 더불어 동남아시아 지역 등으로도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최근 SPC그룹은 글로벌 사업 조직을 개편하며 해외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파리바게뜨의 글로벌 조직에 AMEA(아시아태평양·중동·아프리카) 본부를 신설해 운영을 시작했다.

이밖에 지난해 10월 태국, 브루나이,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3개국에 진출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글로벌 할랄 인증 공장의 완공도 앞두고 있다. 
 
SPC그룹 계열분리 준비 기반 다지나, 허진수 미주 시장 향한 거침없는 질주
▲ SPC그룹 오너 3세인 형 허진수 사장(왼쪽)과 동생 허희수 부사장. < SPC >

일각에서는 허진수 사장이 파리바게뜨 글로벌 매장 확장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 동생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과의 계열분리를 염두에 둔 사업 분담 전략이 깔려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허영인 회장이 최근 각종 논란에 휘말리며 경영 일선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에 SPC그룹이 오너 3세 체제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허진수 사장이 SPC그룹의 핵심인 베이커리 사업에 집중하는 행보는 형제 간 계열분리를 위한 사전 작업일 수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에서는 허진수 사장이 제빵사업인 파리크라상과 SPC삼립을, 허희수 부사장이 외식사업인 비알코리아와 IT 계열사 섹터나인을 각각 맡는 방식으로 계열분리가 진행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전망의 근거로는 지분 구조가 꼽힌다. 허진수 사장은 베이커리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SPC그룹의 실질적 지주사인 파리크라상의 2023년 12월31일 기준 지분 구조를 보면 허진수 사장이 20.33%를 보유해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반면 허희수 부사장은 12.82%로 3대 주주에 자리하고 있다.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인 SPC삼립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난다. 2024년 9월30일 기준 SPC삼립의 최대주주는 파리크라상(40.66%)이며 허진수 사장이 16.31%, 허희수 부사장이 11.9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SPC그룹 일부 계열사가 사옥을 이전한 것도 계열분리를 염두에 둔 사전작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SPC그룹 계열사인 ‘비알코리아 배스킨라빈스 부문’과 ‘섹타나인’은 2023년 본사인 서울 양재동을 떠나 서울 도곡동에 위치한 ‘SPC 2023’ 건물로 이전했다.

허희수 부사장은 현재 비알코리아와 섹타나인의 주요 임원을 맡고 있다. 허 부사장이 주도하는 사업부문만 그룹 본사와 물리적으로 분리된 셈이다.

SPC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을 고집하지 않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계열분리를 통해 허진수 사장과 허희수 부사장이 각각 독립적인 경영 체제를 구축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SPC그룹의 창업주인 고 허창성 명예회장은 삼립식품을 허영선 회장에게, 샤니를 허영인 회장에게 나눠 물려준 전례가 있다.

현재 허영인 회장은 파리크라상의 지분 6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허 회장이 이 지분을 누구에게 넘기느냐에 따라 형제 간 경영권 구도가 명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승계구도와 계열분리 방향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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