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칠레곤에 위치한 수랄라야 석탄 발전소에서 매연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대표적 친환경에너지인 태양광 발전 산업의 성장세가 지난해까지 추세와는 달리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급속도로 늘어난 발전량을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전력망이 부족한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재생에너지에 밀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던 석탄발전은 수요가 오히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지난해 약 35%를 기록한 글로벌 태양광 발전 시장의 성장세가 올해는 약 11%대로 둔화할 것이라는 분석을 보도했다.
제니 체이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 애널리스트는 가파르게 증가한 태양광 발전량과 달리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전력망이 부족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태양광은 특성상 전기 생산이 일정하지 않으며 낮 동안에 발전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하지만 현재 세계 각국이 갖춘 전력망만으로는 이를 제대로 제어하고 관리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 전력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늘 일정한 수준의 전력이 흘러야 하는데 태양광 발전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에너지저장장치(ESS) 같은 전력 인프라 확충도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비즈니스분석업체 우드맥킨지는 최근 내놓은 '2025년 천연자원 및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통해 블룸버그 보도와 같은 이유를 들면서 올해 태양광 발전량 증가세가 꺾일 수도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우드맥킨지는 올해 태양광 발전 설치량은 492기가와트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약 0.4% 줄어드는 수치다.
2019년부터 매년 태양광 발전 설치량이 증가해온 점을 감안하면 처음으로 증가세가 꺾이게 되는 셈이다.
우드맥킨지는 태양광 발전량이 가장 높은 중국이 송전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국제 태양광 패널 관세도 강화되고 있어 성장세를 낮게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또 2030년까지 태양광 발전 설치량은 증가하지 않고 올해와 같은 수준을 맴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렇듯 성장세가 꺾이는 태양광과 달리 석탄은 기존 예측과 달리 꾸준히 수요를 유지하고 오히려 사용량이 소폭 증가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중국 광둥성 장먼시에 위치한 가옥들 지붕 위에 태양광 패널들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내놓은 '2024 석탄 보고서'에 따르면 석탄 수요는 2027년까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조금 늘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해 7월 국제에너지기구는 에너지 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부터 석탄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 예측했는데 이를 뒤집은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성장과 증가하는 인구를 부양하기 위한 석탄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한편 한국, 일본, 호주 등 전통적으로 석탄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도 수요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꾸준히 유지되는 수요에 석탄 가격은 2017년과 비교해 약 50% 높아졌다. 2024년 석탄 생산량도 역대 최대에 달해 약 88억 톤에 달하는 석탄이 전 세계에서 사용됐다.
사다모리 케이스케 국제에너지기구 에너지 시장 안보 디렉터는 "청정에너지 기술이 빠르게 확산된 덕에 전 세계 석탄 사용량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전력부문을 재편하고 있어 석탄 사용량이 급속도로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세계 최대 석탄 소비국 중국의 수요의 단기적 변화가 글로벌 석탄 발전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석탄 생산과 사용을 가장 많이 하는 중국은 2027년까지 석탄 사용량을 추가로 최대 1억4천만 톤 늘릴 것으로 전망됐다.
블룸버그는 2025년 에너지 업계 전망을 담은 칼럼을 통해 "역대 최대 태양광 설치량과 전기차 판매량 증가 등 세계는 지금까지 지구온난화와 싸우기 위해 많은 것을 해왔다"며 "하지만 올해는 녹색 전환을 방해할 검은 백조(석탄)가 기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미국부터 일본까지 세계 각국에 걸쳐 전력 수요는 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해 급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때문에 많은 전력사들이 석탄발전소 가동 중단을 연기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서방권 국가들은 그래도 석탄 비중을 꾸준히 낮춰왔지만 인도와 중국 등 국가들이 늘리는 석탄 발전량이 이를 상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