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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새해 환율잡기 총력전 무용론까지, 금융권에 퍼지는 달러 '1500원 공포'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4-12-30 16: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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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새해 환율잡기 총력전 무용론까지, 금융권에 퍼지는 달러 '1500원 공포'
▲ 증권가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국내 정치적 불안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의 영향으로 1500원대를 넘길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에서 2024년 마지막 거래일 주간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국내 정치적 불안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강달러 현상이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겹치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돌파하는 것이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등 외환당국은 원/달러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한 최종 방어수로서 환율 움직임에 따른 대응강도를 높이며 내년에도 환율 잡기 총력전을 벌일 준비를 하고 있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이날 오후 3시30분 종가기준 직전 거래일보다 5.0원 상승한 1472.5원에 거래됐다.

원/달러 환율이 올해 1월2일 1293.00원에 시작했던 것과 비교하면 원화가치는 1년 만에 약 14%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특히 원화 가치는 12월 들어 계엄 사태와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로 이어지는 정국 혼란에 영향을 받아 약 5% 넘게 하락했다.  

문제는 이러한 원/달러 환율 오름세가 대내외적으로 진정되기 쉽지 않은 형국이라는 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인해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현재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마저 탄핵소추안이 발의돼 가결된다면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게다가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강달러 현상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미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 관세를 강화하고 경기부양을 위해 확장재정과 감세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달러화 강세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더욱이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때에 이어 중국과 무역분쟁을 벌일 것으로 점쳐지는데 이 경우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직격탄을 맞아 원화 가치는 더욱 약세를 보일 수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넘기는 상황에 대해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대내외적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초반까지 일시적으로 폭등(오버슈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 연구원은 “향후 원/달러 환율의 상방은 정치적 이벤트의 전개에 달렸을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은 1500원대 초반까지도 오버슈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추가 상단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지금은 대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환율의 단기 변동성을 높이는 상황이다”며 “추가 탄핵과 외국인 자금이탈이 현실화된다면 1500원 돌파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취임 직전 원/달러 환율의 시작점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에 따라 2025년 환율 경로가 달라질 것이다”며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내년에 1500원대 환율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밑으로 다시 안정세를 찾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외환당국이 구두개입과 국민연금공단의 활용, 외환보유액을 통한 개입 등 고공행진하는 환율을 진정시키기 위해 다양한 정책 수단을 꺼내들고 있어서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외환시장 변동에 적극적이면서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20일 ‘외환 수급 개선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은행의 선물환포지션 한도 상향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 정합성 제고 및 강화된 규제유예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에 대한 원화용도 외화대출 제한 완화 △국내기관의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LuxSE) 채권 상장 때 편의 개선 △이미 구축된 결제 체계를 통해 달러환전 없이 상대국 통화결제 확대 △외환당국 국민연금 외환스왑 한도 확대 및 만기연장 등이다.

외환당국은 당시 외환 수급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여러 방안의 시행 효과와 국가신인도 및 외환시장 여건 등을 면밀히 살펴가며 단계적으로 제도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11월 기준 4154억 달러 규모의 국내 외환보유고도 환율 방어에 충분한 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외환보유고가 4천억 달러를 웃돌아 적정 외환보유고 수준을 어느 정도 충족하고 있으며 IMF도 7월 대외부문보고서에서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다양한 충격 상황에서 충분한 완충 작용을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새해 환율잡기 총력전 무용론까지, 금융권에 퍼지는 달러 '1500원 공포'
▲ 외환당국과 국민연금공단이 맺은 외환스와프는 원/달러 환율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진은 국민연금공단 본사.

외환당국과 국민연금공단이 맺은 외환스와프도 원/달러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은 19일 외환스와프 거래를 2025년 말까지 연장하고 거래한도를 기존 5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위해 시장에서 달러를 매입하는 수요를 흡수해 환율을 안정화하려는 조치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국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규모 확대 및 연장, 은행 선물환포지션 규제 완화 등 여러 조치를 발표했고 당국의 정책 효과가 가시화될 때 원/달러 환율 하락이 기대된다”며 “내년 상반기 평균 환율은 1400원대 초반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날도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를 열고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커질 경우 정부의 개입을 예고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시장에서 한 방향으로 쏠림 현상이 과도하게 나타날 경우 추가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대신해 이창용 총재가 주재했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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