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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해외서 빛난 게임사는 넥슨·크래프톤, 내수 위축·고환율에 내년 K게임 키워드 역시 '해외'

이동현 기자 smith@businesspost.co.kr 2024-12-30 15:3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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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게임 업계의 해외 시장 진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가운데 올해 가장 해외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게임사는 단연 넥슨과 크래프톤이 꼽힌다. 

국내 게임 이용자 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게임 내수 시장은 더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국내 게임사들은 고환율 기조 속 해외에서 신작 성공을 바탕으로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필요성이 더 커졌다. 
 
올해 해외서 빛난 게임사는 넥슨·크래프톤, 내수 위축·고환율에 내년 K게임 키워드 역시 '해외'
▲ 넥슨의 횡스크롤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크래프톤의 배틀로얄 슈팅 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이미지. <각사>

30일 게임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해외에서 확실한 성과를 거둔 넥슨과 크래프톤의 공통된 성공 요인은 강력한 게임 지적재산권(IP)이다.

넥슨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4612억 엔(약 4조3천억 원), 영업이익 1331억 엔(약 1조241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보다 매출은 8.9%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성과급과 추가 고용의 여파로 1.2%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국내 매출이 지난해보다 21.1% 감소하지만, 같은 기간 중국 매출은 69.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회사가 올해 5월21일 중국 텐센트를 통해 현지에 출시한 횡스크롤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큰 흥행을 거둔 데 따른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이 게임은 중국에서만 10억6200만 달러(약 1조5623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센서타워 추정치에는 애플 앱스토어를 제외한 중국 내 기타 앱스토어의 수치가 포함되지 않아 실제 매출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성공에 따라 넥슨은 '퍼스트 버서커 카잔', '던전앤파이터 아라드', '프로젝트 오버킬' 등 던전앤파이터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을 준비하며, 내년 중국 흥행을 이어갈 계획을 세웠다.

금융정보사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7584억 원, 영업이익 1조215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보다 매출은 44.4%, 영업이익은 58.2% 늘어나는 것이다.

이같은 호실적은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자사 대표 배틀로얄 슈팅게임 '배틀그라운드'의 PC와 모바일 버전의 큰 흥행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크래프톤이 지난 11월14일 공시한 2024년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 가운데 약 84.8%가 아시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고객사로부터 발생한 매출은 3분기 누적 1조961억 원에 달한다. 이는 중국 텐센트와 제휴를 통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중국판인 '화평정영(和平精英)' 흥행을 성공시키고, 수익배분 구조에 따라 거액의 수수료를 받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에서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인도판인 '인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BGMI)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센서타워는 BGMI가 2021년 7월2일 출시 이후 누적 다운로드 수 3억 건, 누적 매출 약 2874억 원을 기록했다고 추산했다.

다른 국내 주요 게임사들도 내년 해외 시장 신작 서비스에 집중할 계획이다.

넷마블은 2025년 상반기 오픈월드 액션 RPG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오픈월드 RPG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과 액션 RPG '몬길 스타 다이브' 등 주요 기대작을 글로벌 출시할 예정이다.

자체 게임 IP를 활용한 몬길 스타 다이브를 제외하고,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서구권에서 큰 인기를 끈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게임으로 옮기기 위해 제작사 HBO와 긴밀히 협력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은 넷마블이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 IP인 '일곱 개의 대죄'를 바탕으로 제작하는 세 번째 게임으로, 출판사 코단샤와 협력한 지 7~8년이 넘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8일 텐센트를 통해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의 중국 서비스 개시를 확정하며, 출시를 앞둔 모바일 MMORPG '블레이드 앤 소울2'와 함께 중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회사는 2025년 PC MMORPG '아이온2'를 글로벌 출시하기 위해 400명 이상의 인력을 투입하고 있으며, 일본 하드웨어·게임 개발사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와 협력해 액션 어드밴처 IP '호라이즌 시리즈' 기반의 MMORPG 프로젝트도 제작하고 있다.

추가로 게임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11월 출범한 신설 법인에서는 실시간 전략(RTS) 게임 '택탄'과 루트슈터 '프로젝트 LLL'을 개발하고 있으며, 외부 투자로 서브컬처 게임과 슈팅 게임 등의 배급(퍼블리싱) 권한도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도 2025년 출시를 목표로 하는 총 10개의 신작 가운데 2025년 3분기 국내 출시 예정인 MMORPG '프로젝트 Q'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신작을 세계 시장에 선보인다.

위메이드, 컴투스, 펄어비스, 웹젠 등 매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국내 게임 개발사들도 대부분 신작을 세계 시장을 겨냥해 개발하거나 기존 작품의 해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해외서 빛난 게임사는 넥슨·크래프톤, 내수 위축·고환율에 내년 K게임 키워드 역시 '해외'
▲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해마다 발간하는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의 게임 이용률(왼쪽)과 하나증권·퀀티와이즈에서 종합한 원/달러 환율 추이. <각사>
이는 국내 게임 시장의 치열해지는 경쟁과 게임 이용자 수 감소세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장 큰 규모의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이같은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데이터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1월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이용자 수 10위권 안에 국내 게임은 단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

매출 측면에서도 중국 게임 개발사 퍼스트펀과 센트리게임즈의 전쟁 게임(SLG) '라스트 워 서바이벌'와 '화이트아웃 서바이벌'이 각각 11월 매출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싱가포르 게임 개발사 하비가 지난 10월20일 출시한 방치형 게임 '카피바라 고'가 매출 8위에 오르는 등 해외 게임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해마다 발간하는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이용률은 올해 59.9%로 2022년 74.4%에서 약 14.5%포인트 감소하며 2년 연속 감소했다.

계속해 상승하는 원/달러 환율도 국내 게임사들이 해외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71.80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1400원대의 고환율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위안, 유로, 엔 모두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게임사들의 영업 환경이 우호적인 상황"이라며 "현재 상황이 장기화하면 지속 수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쇼츠 등 숏폼 플랫폼 일상화로 국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직접 이용하는 시간이 줄고 있다"며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국내 게임사들은 내년 해외 시장에서 성공해야 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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