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2024-12-30 15: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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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한 해 식음료업계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은 불닭볶음면, 냉동김밥 등을 주축으로 한 'K푸드'였다. 사진은 챗GPT로 생성한 K푸드 관련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국내 식음료업계는 불닭볶음면과 냉동김밥 등의 히트상품으로 ‘K푸드’의 위상을 높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한 해를 보냈다.
매운맛 열풍과 간편식의 폭발적 인기 덕분에 한국 식품은 전 세계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했다.
비건과 헬시플레저 트렌드도 건강과 지속 가능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식음료 시장의 새로운 흐름으로 정착하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식음료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단연 ‘K푸드 열풍’이었다.
올해 식음료업계의 주인공을 꼽자면 단연 ‘불닭볶음면’이 빠질 수 없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글로벌 시장에서 매운맛 열풍을 주도하며 전 세계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양식품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수출 금액 9638억 원을 달성했으며 수출 비중은 77%에 달한다. 2016년 26%에 불과했던 수출 비중은 2019년 50%를 넘어선 이후 꾸준히 증가해 올해는 80%에 근접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탄탄하게 다졌다는 평가를 끌어내는데 성공했다.
삼양식품 주가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올해 초 10만 원대 후반이던 주가는 최근 70만 원을 넘었다. 증권가에서는 삼양식품 목표주가를 연달아 상향조정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삼양식품 목표주가를 100만 원으로 잡았다.
불닭 브랜드의 연매출이 올해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유력한 상황에서 삼양식품은 최근 중국 내 첫 해외 생산기지 설립도 예고했다. 올해 3월 해외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밀양2공장 건설을 결정했는데 이것만으로 해외 수요에 대응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됐다.
‘냉동김밥’ 역시 올 한 해 K푸드의 대표 주자로 당당히 자리잡았다.
국내 냉동김밥 제조업체 '올곧'의 냉동김밥은 미국 시장에서 현지 소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으며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냉동김밥을 포함한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2억7500만 달러(약 360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3%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 기록이다. 냉동김밥부터 즉석밥, 떡볶이까지 다양한 K푸드 제품이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비건과 식물성 식품 역시 올해 국내외 식음료업계를 관통한 중요한 화두였다.
한국식품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 비건식품 시장 규모는 2028년 614억 달러(약 81조7541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비건식품 시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MZ세대의 가치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동물성 원재료를 배제하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친환경 소비가 주목받으며 시장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영향으로 파악된다.
국내 식품 대기업들도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비건 사업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풀무원은 식물성 지향 식품 브랜드 ‘지구식단’을 글로벌 핵심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발표하며 미국 생산 공장 증설과 제품군 확대에 나섰다.
▲ 풀무원 비건 브랜드 '지구식단'의 비건 텐더와 동원F&B의 비건 브랜드 '마이플랜트'의 비건만두.
CJ제일제당은 비건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통해 비비고 왕교자와 함박스테이크 등 다양한 식물성 제품을 선보이며 2025년까지 관련 매출 2천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미국의 식물성 유제품 기업 뉴컬쳐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글로벌 식물성 식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동원F&B도 비건 전문 브랜드 ‘비비드그린’을 론칭하고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참치, 만두, 카레 등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건강과 즐거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도 올해 식음료업계를 뜨겁게 달군 키워드였다.
저당·저칼로리 열풍과 함께 소비 패턴이 건강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헬시플레저 트렌드는 간식부터 음료, 주류까지 다양한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무설탕·무당류 제품은 큰 관심을 받으며 관련 시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롯데웰푸드가 선보인 ‘제로 초코파이’는 출시 50일 만에 600만 봉을 판매하며 헬시플레저 트렌드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한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헬시플레저 열풍은 음료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저당·저칼로리를 넘어 식물성 음료가 음료 시장의 새로운 유망주로 떠오르는 가운데 롯데칠성음료는 제로 탄산음료 라인을 꾸준히 넓히며 식물성 음료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올해 4월 출시한 귀리 음료 ‘오트몬드’는 이러한 트렌드를 겨냥한 대표 제품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글로벌 식물성 음료 시장 규모는 2016년 146억 달러에서 2022년 200억 달러로 37.0% 성장했으며 2026년에는 239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헬시플레저 열풍은 음료와 간식을 넘어 주류 시장까지 파고들고 있다. 최근 주류 시장에서는 무알코올과 저도수 제품이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aT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무알콜·논알콜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200억 원에서 2025년 2천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트진로의 ‘하이트진로 0.00’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무·비알코올 맥주 시장에서 판매량과 판매액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시장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비맥주도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최근 ‘카스 레몬 스퀴즈 0.0’ 병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