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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Is ?]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

현대백화점에서 잔뼈 굵은 재무전문가, 패션에서 사업포트폴리오 확장 [2024년]
김은혜 기자 grace@businesspost.co.kr 2024-12-30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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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Who Is ?]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
▲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

김민덕은 한섬 대표이사 사장이다.

1967년 6월 태어났다.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현대백화점에 입사해 기획조정본부 경영전략담당 전무로 근무했다.

한섬으로 자리를 옮겨 관리본부장 겸 영업본부장을 거쳐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으로 근무하다 2020년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현대백화점 그룹의 재무통으로 유통기업에 인수된 한섬의 패션 DNA를 어떻게 유지할지 주목을 받고 있다.

해외 브랜드를 발굴해 포트폴리오 역량을 강화하고, 패션산업을 넘어 화장품·식음료(F&B)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CEO of Handsome
Kim Min-duk
경영활동의 공과
[Who Is ?]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
▲ 김민덕 한섬 사장(가운데)이 2022년 5월31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명품거리에 프랑스 니치 향수 전문 편집숍 '리퀴드 퍼퓸바'(Liquides Perfume Bar)의 플래그십 매장 앞에서 다비드 프로사드 ‘디퍼런트 래티튜드’ 대표(왼쪽), 배우 이제훈 씨와 함께 개장 기념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니치 향수는 고가의 프리미엄 향수를 말한다. <한섬>
△한섬의 주요사업 및 지배구조
한섬(Handsome)은 창업자 정재봉 회장(현 사우스케이프 대표)이 1987년 6월10일 설립한 국내 대표 패션기업이다. 한섬은 2012년 현대백화점그룹 현대홈쇼핑에 매각됐다.

여성 및 남성 의류 등의 제조와 판매를 주력 사업으로 하며 '타임(TIME)', '타임 옴므(TIME homme)', '시스템(SYSTEM)', 'SJSJ' , '마인(MINE)', 랑방 컬렉션, 덱케 등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2005년 포브스 아시아가 선정한 '아시아 200대 유망 중소기업'에 포함됐으며, 한섬의 브랜드인 'SJSJ'와 'TIME'은 각각 2001년과 2005년 '한국패션협회 브랜드상'을 수상했다.

한섬의 계열사로는 현대백화점그룹 13개 상장사와 14개 비상장사가 있다. 연결대상종속회사로는 한섬상해(상무)유한공사, 한섬파리(Handsome Paris), 한섬라이프앤 등 3개가 있다.

한섬의 최대주주는 2024년 9월30일 기준 주식 853만2763주(36.47%)를 들고 있는 현대홈쇼핑이다. 김민덕은 한섬의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전문경영인이다.

현대홈쇼핑의 최대주주는 2024년 9월30일 기준 현대지에프홀딩스(50.01%)와 현대백화점(7.34%)이다.

한섬의 이사회는 2024년 9월30일 기준 김민덕, 장호진 전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장, 박철규 해외패션부문 사장, 유태영 해외패션부문 본부장 등 사내이사 4명과 전상경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김칠구 법무법인 신원 대표변호사, 이동신 법무법인 화우 고문 등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민덕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한섬은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ESG경영위원회를 두고 있다.

감사위원회는 전상경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김칠구 법무법인 신원 대표변호사, 이동신 법무법인 화우 고문 등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다.

△대표이사 재선임 가능성 높아져
현대백화점그룹은 2024년 10월31일 현대디에프 등 핵심 계열사 4곳의 대표를 교체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 인사를 통해 박장서 현대디에프 전무를 현대디에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고, 현대L&C에는 이진원 전무를, 현대이지웰에는 박종선 전무를, 지누스에는 정백재 전무를 각각 새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김민덕은 2025년 3월28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이 정기 임원인사에 포함되지 않아 재선임된 것으로 간주된다.

앞서 김민덕은 2021년 3월, 2023년 3월 정기주총을 통해 각각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한섬 측은 2023년 3월 주총 당시 김민덕을 두고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과 조직문화 혁신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판단해 이사회를 거쳐 사내이사 적임자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김민덕은 연임의 마지막 관문으로 2025년 3월 정기 주주총회가 남아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 6년 동안 김민덕이 보여준 실적과 현재 추진 중인 신사업 등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민덕이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한다면 뷰티 사업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김민덕은 2021년부터 신사업으로 뷰티사업을 육성하기 시작했다. 2024년 10월에는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수익성이 악화하는 한섬라이프앤을 흡수합병하기도 했다.

한섬라이프앤은 대표 브랜드 오에라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3년까지 영업손실을 내고 있지만 2024년 들어 중국인 고객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실적 저조,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
한섬은 2024년 3분기 누적 매출 1조447억 원, 영업이익 491억 원, 당기순이익 352억 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 영업이익은 38.2%, 당기순이익은 48.0% 감소한 수치다.

한섬 쪽은 2024년 11월7일 3분기 실적을 공시하면서 "소비심리 위축이 장기화되고 있는 데다 이상 고온 현상에 따른 가을·겨울 시즌 아우터 판매 둔화 때문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섬은 이날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도 공시했다. 한섬은 "중장기 목표를 통해 2027년까지 주가순자산비율(PER) 0.5배, 자기자본이익률(ROE) 6%, 4개년 누적 주주환원율 35%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현금 배당 재원을 상향(별도 영업이익 15% 이상)하며 2027년까지 22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도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앞서 한섬은 2023년 연간 매출 1조5286억 원, 영업이익 1005억 원, 당기순이익 810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0.9%, 영업이익은 40.4%, 당기순이익은 32.9% 감소한 수치다.

한섬 관계자는 당시 "가을·겨울(F/W) 제품 판매 증가로 2023년 4분기 매출이 신장세로 돌아섰으나 신규 브랜드 론칭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확대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섬은 2022년 매출 1조5420억 원에 영업이익 1680억 원으로 10.9%의 영업이익율을 달성했다. 매출은 2019년, 2020년 코로나19로 다소 감소하다가 엔데믹 영향으로 2021년, 2022년 큰폭 상승해 2022년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Who Is ?]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
▲ 한섬 실적.
△협력사 대상 ESG경영 컨설팅 지원, 패션기업 가운데 최초
한섬은 2024년 7월16일 중소기업 맞춤형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컨설팅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국내 패션기업 중 협력사를 대상으로 ESG 컨설팅을 자체 개발해 제공하는 것은 한섬이 최초다.

한섬의 첫 컨설팅 대상은 20년 이상 한섬의 주력 브랜드 타임·시스템·더캐시미어 등의 니트 제품 가공을 맡고 있는 중소 협력사다.

이와함께 한섬은 본사 경영개선팀 주관으로 전문 미화업체와 협력사의 작업 현장을 점검하고 청소하는 '클리닝 데이'를 진행했다.

한섬은 2024년 하반기 중 협력사를 대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온라인 교육을 실시하고 안전보건공단에서 제공하는 '소규모 사업장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지원 가이드' 등을 활용한 교육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섬은 협력사 가운데 적극적으로 ESG경영 개선 활동에 나서는 업체를 대상으로 무이자 대출·안전설비 구매자금 등을 지원하기 위해 연간 80억 원 수준의 예산도 편성했다.

한섬은 연내 협력사 두 곳을 추가 선정해 지원에 나설 예정이며, 매년 대상을 확대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한섬 관계자는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만큼 글로벌 스탠다드로 여겨지는 '공급망 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DDD) 준수를 위해 선제적으로 협력사 ESG경영 컨설팅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한섬은 2023년 ESG경영 활동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최초로 발간한다고 2024년 6월27일 밝혔다.

한섬은 이번 보고서에서 ‘Our Hopeful Future, Your Beautiful Life’라는 구호 아래 추진해온 다양한 ESG경영 활동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 제품 기획부터 폐기 단계까지 가치사슬(Value Chain) 전 단계에 걸친 친환경 프로세스를 적용한 경과와 안전 경영, 지역사회 기여 및 협력사와 상생 협력 성과, 윤리·준법 경영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지속가능경영 국제 표준인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Standards 2021 기준을 따랐으며, 산업별 중요한 이슈를 고려해 SASB(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의 지표를 반영했다. 보고서에 기재된 재무 정보는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에 근거해 작성됐다.

한섬은 2024년을 시작으로 앞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매년 발간하고 외부 전문 기관 인증을 거쳐 신뢰성과 공정성을 갖춰 나간다는 계획도 내놨다.

△'파리 패션위크' 12회 연속 참가
한섬은 2024년 6월20일 캐주얼 브랜드 ‘시스템·시스템옴므’을 앞세워 ‘인더스트리얼 로케이션 베르제르’ 행사의 ‘2025년 봄여름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해 단독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시스템은 국내 토종 패션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2019년부터 매년 두 차례씩, 12회 연속으로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했다.

한섬은 이번 프레젠테이션에서 전 세계 20여 개국 출신의 패션 관계자와 바이어를 대상으로 신제품 200여 종을 선보였다. 한섬은 2023년에 이어 이번에도 시스템 화보 프로젝트를 영국의 유명 사진작가 데이비드 심스와 현지 잡지사 ‘보그 파리’의 편집장 출신인 에마뉘엘 알트와 함께 진행했다.

한섬은 같은 날 파리 마레 지구에 첫 번째 글로벌 주력 매장(플래그십 스토어)인 ‘시스템·시스템옴므 파리’를 열고 유럽 현지 고객들에게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같은 해 7월부터는 파리를 대표하는 백화점 중 한 곳인 ‘갤러리 라파예트’에서 시스템·시스템옴므 단독 팝업 스토어를 운영했다.

[Who Is ?]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
▲ 2024년 1월1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시스템·시스템옴므 2024년 가을·겨울(F/W) 시즌 단독 프레젠테이션 행사에서 모델들이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섬은 이번 쇼에서 시스템·시스템옴므의 글로벌 컬렉션 신제품 200여 종을 공개했다. <현대백화점>
△美스트리트패션 브랜드 '키스'와 독점 유통 계약
한섬은 2024년 5월31일 미국 스트리트 패션(길거리 유행 패션) 브랜드 키스(Kith)와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맺고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 '키스 서울'을 열었다.

이는 캐나다 토론토,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에 이은 다섯 번째 글로벌 매장이다.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두고 있는 키스 입장에서는 성수동이 '한국의 브루클린'이라고 불리는 점이 지역 선정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분석했다.

키스의 출발은 여러 브랜드 제품을 모아 놓은 편집숍이었고, 또 해당 브랜드들과 컬래버레이션도 진행하고 있다. 키스는 뉴욕 퀸즈 출신의 로니 피그(Ronnie Fieg)가 2011년 설립했고 2024년 현재 세계 4개 대륙에 총 1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4층 규모로 만들어진 키스 서울은 본거지 뉴욕보다도 더 크다.

한섬에 따르면 키스 서울의 누적 방문객은 개점 석 달 만에 10만 명을 넘었고 목표 매출도 20% 초과 달성했다.

△창업자 정재봉 회장 경업금지 종료, 패션회사 대표로 컴백
한섬의 창업자인 정재봉 회장이 2024년 4월 초 사우스케이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사우스케이프㈜는 정 회장 자신이 설립한 골프 리조트 이름을 딴 패션 브랜드 ‘사우스케이프’ 운영하고 있다.

사우스케이프㈜는 2023년 2월 설립됐으며, 정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골프 리조트 운영사 ㈜사우스케이프로부터 패션 사업 부문을 인수해 패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두 회사는 법인명은 같으나 주식회사를 의미하는 ㈜를 앞에 붙였는지와 뒤에 붙였는지로 골프 리조트 운영사와 패션 회사로 구분된다.

㈜사우스케이프는 2023년 3월 패션 사업 부문을 134억 원에 양도하면서 인수 법인과의 관계를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회사의 이사진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아내인 문미숙 감사와 자녀 정형진, 정수진씨 등이 모두 올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사우스케이프㈜의 대표에 선임된 정 회장은 패션 사업 운영에 집중하기 위해 골프 리조트 운영사 대표직을 사임했다.

1941년생인 정 회장은 2012년 현대홈쇼핑에 한섬을 매각한 이후 경업금지 조항에 따라 패션 사업을 운영하기 어려워지자 한섬 매각을 후회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Who Is ?]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
▲ 한섬 창업자 정재봉 사우스케이프 회장(가운데)이 2017년 6월15일 전남 고흥군청에서 우기종 전남도 정무부지사(왼쪽), 박병종 고흥군수와 진지도 복합휴양지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라남도>
△한섬라이프앤 흡수합병
한섬은 2023년 3월22일 뷰티 브랜드 '오에라(‎Oera)'를 운영하는 한섬라이프앤을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한섬라이프앤은 한섬이 발행주식 100% 소유하고 있는 연결대상종속회사다. 이번 합병은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무증자로 이뤄지며 합병 이후 한섬의 주주 자격이 변경되지는 않는다.

한섬 관계자는 "뷰티 사업에 대한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한섬라이프앤과 합병을 결정했다"며 "뷰티 사업에 대한 신속한 의사 결정과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섬라이프앤은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운영하고 있다. 오에라는 기능성 피부 관리 제조 기술을 보유한 스위스 화장품 연구진과 협업해 개발한 원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제품 가격대는 20만 원대부터 최고 120만 원대에 이른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낮고 수익성이 높지 않아 한섬이 2020년 인수한 이후 2021년부터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한섬과 SK네트웍스의 'M&A 신경전', 결국 현대백화점 품으로
한섬은 2017년 2월28일 SK네트웍스의 패션부문 전체에 대한 최종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최종 인수 금액은 3천억 원이다.

이번 인수계약으로 한섬은 자회사인 한섬글로벌과 현대지앤에프 법인을 통해 SK네트웍스 패션사업 부문이 보유한 총 12개 브랜드를 운영하게 된다. SK네트웍스 패션사업 브랜드는 타미힐피거·DKNY·CK·클럽모나코·까날리·아메리칸이글 등 수입브랜드와 오브제·오즈세컨·세컨플로어·루즈앤라운지·SJYP·스티브J&요니P 등 국내 브랜드가 있다.

한섬은 그동안 SK네트웍스와 이번 인수와 관련해 'M&A 신경전'을 오랫동안 벌여왔다.

양쪽의 신경전은 한섬이 현대백화점에 인수되기 전인 2010년 8월에 시작됐다.

두 기업이 2010년 8월 "인수·합병과 관련해 검토 중"이라고 처음 공시했다. 그 뒤 "M&A가 타결 직전까지 갔다", "사실상 딜이 무산됐다"는 소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1년간의 긴 협상 끝에 SK네트웍스는 2011년 9월 조회공시를 통해 “한섬과 SK네트웍스는 보유지분매각 협의에 대한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곧이어 SK네트웍스는 “'타임' 등 한섬의 6개 국내 브랜드의 중국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중국 내 브랜드 독점권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한섬과 SK네트웍스의 협상이 결렬된 것은 인수가격을 둘러싼 이견 때문이다. 양쪽은 인수가격을 두고 1천억 원의 차이를 보였다. 정재봉 한섬 회장의 경영권 보장, 부동산 계열사인 한섬피앤디의 분리매각 문제 등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특히 정재봉 회장과 문미경 감사 부부의 '경영 의지’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 협상이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후로도 한섬을 탐내는 패션 기업들이 많았기에 M&A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됐다.

결국 현대백화점그룹이 2012년 4200억 원을 들여 한섬을 인수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정재봉 회장과 직접 담판을 통해 최종 결정에 이르렀다.

그리고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이 된 한섬이 입장이 바뀌어 2017년 3월 SK네트웍스 패션사업 부문을 최종 인수함으로써 두 기업간 M&A 신경전은 마침표를 찍었다.

[Who Is ?]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
▲ 한섬은 2021년 8월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출시해 화장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한섬>
△한섬이 걸어온 길
1987년 5월 창업자 최재봉 회장이 주식회사 한섬을 설립했다.

1996년 7월 한국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했다.

2005년 9월 중국 상하이에 한섬상해(상무)유한공사를 설립했다.

2012년 2월 현대백화점 계열사 현대홈쇼핑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2012년 3월 현대백화점 기업집단에 신규 편입됐다.

2012년 11월 패션익스체인지를 흡수합병했다.

2013년 8월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52-1에서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523(청담동)로 본점 소재지를 변경했다.

2013년 8월 Handsome Paris를 설립했다.

2015년 10월 더한섬닷컴 온라인스토어를 오픈했다.

2016년 8월 FOURM STUDIO 편집숍을 오픈했다.

2017년 2월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인수했다.

2018년 11월 한섬라이프앤을 설립했다.

2019년 1월 한섬글로벌을 흡수합병했다.

2019년 10월 현대G&F를 흡수합병했다.

2020년 5월 한섬라이프앤(옛 클린젠코스메슈티칼)를 인수하고 2020년 9월 16일부로 법인명을 변경했다.

2021년 8월 뷰티 브랜드 오에라(OERA)를 론칭했다.

비전과 과제/평가

◆ 비전과 과제
[Who Is ?]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
▲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왼쪽)가 2022년 10월19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과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 육성 및 동반성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김민덕은 패션기업 한섬의 DNA를 되살리려 노력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재봉 회장 시절의 한섬은 디자인 중심의 독특한 사업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데 온 힘을 쏟았는데 이러한 독특한 시스템이 한섬의 성공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정 회장은 수시로 디자인 차별화가 패션 브랜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섬 브랜드의 성공 DNA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업의 본질’에 대한 창업자의 치열한 고뇌가 있었다는 평가가 많다.

현대백화점 그룹에 인수된 뒤 한섬은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이라는 든든한 유통 기업을 모기업으로 두고 기존 패션 사업을 추진해 왔다. 여기에 새롭게 글로벌 시장 개척, 화장품 시장 개척, 온라인 시장 개척에 야심차게 나섰다. 하지만 2024년 현재 커다란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또한 매출 규모는 성장했으나 브랜드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투자자들 역시 유통기업 경영진이 운영하는 패션기업 한섬의 경영 전략에 대해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2024년 11월 한섬의 주가가 코로나 이후 역대 최저가인 1만4270원까지 하락한 적도 있다.

2020년 새롭게 진출한 화장품 사업에서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어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섬이 2024년 8월 100% 지분을 확보한 한섬라이프앤은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 ‘오에라(Oera)’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수요가 미미하다. 한섬라이프앤은 한섬이 2020년 인수한 이후 2021년부터 줄곧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한섬이 또다른 성장동력으로 집중하고 있는 식음료(F&B) 사업 역시 패션시장 불황을 타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섬은 2024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에 주류판매업을 새로 추가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실제로 한섬은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의류 편집숍 'EQL그로브'를 식음료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기존 주력인 패션 사업과 식음료 사업을 연계해 마케팅 효과를 높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자리하고 있는 '톰그레이하운드' 등 한섬이 운영하는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주력 매장)들은 모두 식음료와 쇼핑이 결합한 형태로 구성됐다. 최근에 독점 유통 계약에 성공한 미국 스트릿 브랜드 '키스(Kith)'의 주력 매장 역시 식음료 매장을 결합한 형태로 문을 열었다.

◆ 평가

김민덕은 2019년 말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코로나19 이후 침체에 빠진 한섬 내 변화를 주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백화점에서 기획조정본부 경영관리팀장과 경영전략 및 지원담당 등을 거치면서 '기획 및 재무통'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민덕은 2021년 3월과 2023년 3월 정기주총을 통해 연임에 두 번 성공했다. 외형 및 내실 성장을 이뤄내 경영 능력을 입증한 덕분으로 보인다.

한섬은 대표이사 재선임 당시 김민덕을 두고 "재무구조 개선과 조직문화 혁신을 통해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판단해 이사회를 거쳐 사내이사 적임자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사건사고
[Who Is ?]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
▲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에 위치한 ‘스마트허브 e비즈’ 전경. 12개 층 규모로 연면적 5만241㎡(약 1만5200평)의 규모를 갖첬다. 한섬은 2022년 6월 500억 원을 투자해 온라인 의류만을 전담해 처리하는 전용 물류센터를 국내 패션업계 최초로 열었다. <한섬>
△"하도급업체에 갑질", 두 차례 국민청원 올라
2018년 10월 28일 청원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내 갑질 한섬 김형종 대표를 처벌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1524명이 참여한 청원은 11월27일 마감됐는데 30일 동안 20만 명 이상 추천을 받지 못해 채택 없이 종결됐다.

국민청원에는 김형종 한섬 대표의 직원 대상 갑질, 인격 모독 및 폭언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한섬의 임가공 수급사업자와 진행한 불공정거래 내용도 포함됐다.

2018년 12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섬의 두 번째 ‘갑질 논란’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한섬을 상대로 한 임가공 수급사업자(하도급업체)들이었다. 이들은 한섬이 하도급업체를 상대로 ‘갑질’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상 제품과 공정 과정이 동일한 아웃렛 출고 상품의 낮은 임가공 단가, 십수년 간 동결된 도급 대금 등 한섬의 갑질을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청원자들은 한섬이 보복할 수 있다는 위험 때문에 업체명과 이름이 알려지는 것을 꺼렸다.

청원자 A씨는 언론 보도를 통해 “그 동안 당장 먹고 사는 게 급했던 하도급업체들이 한섬을 상대로 불만을 꺼내기 어려웠다. 우리(하도급업체)끼리 주고받은 말이 한섬으로 전해질까 봐 그 동안 쉬쉬해왔다”고 말했다.

경력/학력/가족
◆ 경력
[Who Is ?]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
▲ 2017년 김민덕 한섬 당시 부사장(오른쪽)과 서동록 서울시 경제진흥본부장(왼쪽)이 서울시청 본관에서 패션봉제 산업의 상생 발전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있다. <한섬>
1990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경영관리팀장 및 상무로 근무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경영전략담당 전무로 재직했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한섬 관리본부장 겸 영업본부장(부사장)을 맡았다. 2019년 한섬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9년 11월 현대백화점그룹 '2020년 정규 임원 인사'를 통해 한섬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2021년 3월, 2023년 3월 정기주총을 통해 연임에 성공했다. 2024년 12월 현재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 학력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 가족관계

◆ 상훈

◆ 기타

2024년 12월 현재 김민덕의 2024년 보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섬은 2024년 상반기 등기이사 5명에게 총 11억2112만 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1인당 평균 보수액은 2억2242만 원이다.

앞서 김민덕은 2023년 12억5200만 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이는 급여 9억6천만 원과 상여 2억8천만 원, 기타 근로소득 1200만 원을 포함한 금액이다.

어록
[Who Is ?]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사장
▲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가운데)가 2024년 12월13일 한양대학교와 경영대학 총동문회가 수여하는 제15회 한양경영대상을 수상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세상과 고객이 변하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현재의 모습에 안주하지 않고 시대를 반영하여 고객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늘 새롭게 도전해 나가겠다. 지난 30여 년간 성장시켜 온 고유의 브랜드 가치를 지켜나가면서 한국 최고에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 드린다." (2024/12, 한섬 누리집 CEO메시지에서)

“한섬 핵심 경쟁력인 우수한 품질과 차별화된 디자인 역량, 업계 최고 수준의 고객 케어 서비스를 기반으로 올 한 해를 국내 대표 패션기업을 넘어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한걸음 더 도약하겠다.” (2024/03/25, 제3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고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각 온라인몰을 전문화하겠다. 더한섬닷컴은 국내 최고의 브랜드로 구성된 프리미엄 패션몰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H패션몰은 전면적인 사이트 리뉴얼을 통해 해외 패션 전문몰로서 성장을 가속화 하겠다."(2020/03/24, 제33기 정기주주총회에서)
koreaw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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