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랍에미리트가 기업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를 시행한다. 사진은 아부다비시내 전경.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아랍에미리트가 중동 국가 가운데 최초로 기업 온실가스 배출량 공시와 배출권 거래제도를 시행한다.
26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 50만 톤이 넘는 기업들은 의무적으로 배출 정보를 공시하도록 요구하는 제도를 오는 28일부터 시행한다고 보도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지난해 중동 최초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를 개최한 국가다. 당시 아랍에미리트는 자국이 향후 중동 지역에서 기후대응과 온실가스 감축을 주도하는 국가가 되겠다는 구상을 발표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온실가스 공시제도 시행도 향후 배출권 거래제 시행을 위한 발판을 닦는 절차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앞서 지난달 유럽연합 배출권거래제(EU-ETS)와 유사한 제도 시행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공시제도에는 스코프 1(직접 배출)과 스코프 2(간접 배출)만이 포함됐다. 여타 공시제도에서도 포함해야 하는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많은 스코프 3(공급망 내 배출)는 들어가지 않았다.
같은 날 아랍에미리트 중심 토후국 아부다비는 기업들이 자사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관측하고 인증한 뒤 공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내놨다. 다른 토후국들은 아직 기업들이 온실가스 정보를 공시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시 시행을 앞두고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기업들에 지나친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랍에미리트 인근 중동 국가들은 모두 온실가스 공시 제도가 없어 기업들이 손쉽게 거점을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