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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노에이치 완전히 품은 현대그린푸드, 박홍진 와인시장 불황 속 '험로' 직면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2024-12-23 15: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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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노에이치 완전히 품은 현대그린푸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8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홍진</a> 와인시장 불황 속 '험로' 직면
박홍진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 사장이 2024년 3월26일 열린 현대그린푸드 제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
[비즈니스포스트] 박홍진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 사장이 쉽지 않은 과제를 안게 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와인 수입·유통 전문기업인 비노에이치를 현대그린푸드 소속으로 바꿨다. 와인 시장이 불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박 사장 입장에서는 실적을 내기 힘든 골칫덩이 사업을 하나 떠안은 셈이다.

23일 현대백화점그룹과 와인업계의 동향을 종합하면 최근 현대그린푸드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 비노에잉치의 실적이 단기간에 반등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회사 현대지에프홀딩스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비노에이치의 지분을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에 모두 양도하는 절차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비노에이치의 기존 지분 구조는 현대지에프홀딩스가 47%, 현대이지웰이 43%, 현대드림투어가 10%를 보유하고 있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를 포함한 세 회사는 각각 보유한 비노에이치 지분 전량을 현대그린푸드로 넘겼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변경에 따라 분산됐던 지배구조를 현대그린푸드로 일원화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박홍진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 사장 입장에서 봤을 때 비노에이치의 자회사 편입이 달가운 일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비노에이치는 2022년 3월 설립됐다. 고급 와인 수입 및 유통에 특화한 기업으로 국내외 유수의 와인 브랜드와 협업해왔다고 현대백화점그룹은 설명한다.

실적은 좋지 않다. 지난해 매출 39억4천만 원, 영업손실 2억5천만 원을 봤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21억9천만 원, 순손실 3억8천만 원을 내며 여전히 이익을 내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비노에이치 설립 당시 2024년에는 연매출 300억 원을 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현재 추세대로라면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

박 사장이 비노에이치에 힘을 싣는다고 달라질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더 큰 난맥상이라고 업계는 바라본다.

국내외 와인시장은 2022년 이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팬데믹 시기 ‘홈술’ 트렌드로 일시적 성장세를 보였으나 2022년부터 위스키에 밀리며 점유율이 축소되고 있다. 

한국농수산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23년도 주류시장 트렌드에 따르면 국내 주류 시장에서 와인의 점유율은 감소하고 위스키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0년 와인의 점유율은 4.5%, 위스키는 2.4%였으나 2023년에는 와인이 3.2%로 하락하고 위스키가 6.7%로 증가하며 점유율이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트렌드는 수입량에도 반영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국내 와인 수입량은 2021년 7만6천 톤에서 2023년 5만6천 톤으로 약 26% 감소했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럽의 재고 과잉과 신흥시장의 성장 둔화로 와인업계는 치열한 경쟁에 직면해있다.

국제와인기구(OIV)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와인 생산량은 약 2억3730만 헥토리터로 2022년보다 10% 감소하며 1961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요 생산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생산량 급감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소비량 감소는 더욱 가파르다. 프랑스의 1인당 와인 소비량은 1965년 160리터에서 2023년 22리터로 급감하며 와인이 선택적 소비재로 전환되는 추세가 포착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와인 수요를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라는 것이 와인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비노에이치 완전히 품은 현대그린푸드,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827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홍진</a> 와인시장 불황 속 '험로' 직면
▲ 현대백화점그룹이 비노에이치를 현대그린푸드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의 와인전문매장 '와인웍스'. <현대백화점>

이런 사정들을 종합해보면 박 사장 시각에서 봤을 때 현대그린푸드가 비노에이치라는 회사 하나를 넘겨받은 것은 외형 성장에 힘이 실리기보다 수익성 악화를 걱정해야 하는 일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 사장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신임을 두둑히 받는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올해로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만 10년째 맞고 있다. 최근 임원인사에서도 유임돼 현대백화점그룹 역사상 한 회사에서 가장 오래 일한 최장수 CEO의 기록을 계속 경신하고 있다.

박 사장이 정 회장에게 계속 신임을 받을 수 있는 배경 가운데 하나는 바로 현대그린푸드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서 보인 성과가 꼽히는데 앞으로 비노에이치의 실적을 어떻게 돌려세우느냐가 그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홍진 사장은 1963년생으로 서울대학교 농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과 현대백화점 영업본부장을 역임했다. 식품업계의 대표적인 전략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2015년 3월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취임했으며 2017년 1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2024년 11월 현대백화점그룹 임원인사에서 연임이 확정됐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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