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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밥캣 파격 밸류업, 주주친화 대응·두산에너빌리티 투자금 확보 '1석2조'

김인애 기자 grape@businesspost.co.kr 2024-12-18 14: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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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두산밥캣이 강도 높은 주주환원율 목표치와 자사주 매입 소각을 추진하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에 공을 들이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두산그룹의 구조개편 과정에서 불거진 소액주주의 주주 가치 훼손 등 논란 대응에 더해 두산밥캣 최대주주인 두산에너빌리티의 투자 재원 마련까지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두산밥캣 파격 밸류업, 주주친화 대응·두산에너빌리티 투자금 확보 '1석2조'
▲ 두산밥캣은 최근 향후 3년 동안 주주환원율을 40%로 상향하겠다는 ‘2024년 두산밥캣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내놓았다. <연합뉴스>

17일 건설기계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두산밥캣이 전날 발표한 ‘2024년 두산밥캣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놓고 파격적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두산밥캣의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보면 내년부터 향후 3년 동안 주주환원율은 40%로 높인다. 주주환원율은 기업이 내놓은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액을 합쳐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로 기업이 이익을 주주와 공유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최소배당금도 설정해 주당 최소 1600원 이상을 배당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지난해 두산밥캣의 주당배당금이 1600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주주 배당 규모를 지난해 이상으로 유지하겠다 의미로 파악된다.

두산밥캣이 제시한 주주환원율은 다른 국내 대규모 건설기계 기업과 비교하면 10% 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두산밥캣과 함께 국내 3대 건설기계 회사로 꼽히는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는 최근 발표한 주주가치 제고계획에서 주주환원율 목표치를 30% 이상으로 제시했다.

두산밥캣은 19일부터 내년 3월14일까지 자사주 466만2004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17일 종가 4만1750원 기준으로 2천억 원에 이르는 규모다. 두산밥캣의 시총은 17일 종가 기준 4조1854억 원이다.

이지한 신한투자증권연구원은 두산밥캣의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놓고 “내년 두산밥캣 지배순이익의 시장 전망치는 5891억 원이고 주주환원율 40%을 가정하면 예상 배당규모는 2356억 원"이라며 "시가대비 주주환원율은 5.3%로 산업재 기업 가운데 최상위 수준”이라고 바라봤다.

두산밥캣은 두산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소액주주 이익보호, 주주환원 문제와 관련해 비판을 받아 왔다.

올해 9월에 국내 건설기계 회사 가운데 두산밥캣이 HD현대인프라코어와 함께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때도 부적절하다는 시장의 반응이 나왔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정부가 기업의 밸류업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기업의 시가총액과 거래대금 등 규모와 함께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등을 고려해 편입 종목을 선정한다. 당시 두산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되면서 두산밥캣 소액주주들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측면이 부각됐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올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밸류업 정책에 역행하고 있는 두산밥캣이 밸류업 지수에 포함됐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두산밥캣의 지분 1%를 보유한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역시 지속적으로 두산밥캣에 주주서한을 보내는 등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해 왔다.
 
두산밥캣 파격 밸류업, 주주친화 대응·두산에너빌리티 투자금 확보 '1석2조'
▲ 두산밥캣의 기업가치 제고계획은 의미있는 결정이라며 증권업계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두산밥캣>

두산밥캣의 주주환원 강화는 비난 여론에 대응을 넘어 두산에너빌리티의 투자금 확보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산밥캣의 지분 46.06%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이 이번에 추진한 구조조정의 목적 가운데 하나가 두산에너빌리티의 현금 확보에 있었던 만큼 두산밥캣의 배당 확대는 우회적으로나마 기존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는 셈이다.

두산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인 두산큐벡스를 두산포트폴리오홀딩스에 3709억 원 가량에, 보유 중인 D20캐피탈 지분을 두산로보틱스에 644억 원 수준에 에 매각하려 했다.

두산그룹은 지배구조 개편 기자간담회에서 "에너빌리티는 이번 재편을 마치게 되면 밥캣 때문에 안고 있는 차입금 7천억 원을 로보틱스로 넘기는 것을 포함해 1조 원 이상의 투자여력을 확보하게 된다"고 말했다.

두산그룹으로서는 구조조정 무산에도 불구하고 두산에너빌리티에 투자 강화 등 현금 흐름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은 여전하다.

따라서 두산밥캣이 이번 주주가치 제고계획으로 주주환원율을 높여 더 많은 배당금이 지급되는 분은 두산에너빌리티의 투자재원 마련을 위한 재무융통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

두산밥캣의 주주가치 제고 계획이 실행되면 두산에너빌리티에는 한 해에만 740억 원 이상의 배당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된다.  두산밥캣의 계획대로 3년 동안 강화된 배당이 이어지면 두산에너빌리티에 최소 2200억 원 이상의 배당금이 지급된다는 의미다.

이 연구원은 "두산밥캣의 기업가치 제고계획은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이 무산된 이후 나온 계획"이라며 "두산 그룹이 현재의 지배구조를 받아들이고 두산밥캣의 주주환원 및 성장에 투자한다는 관점에서는 의미 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김인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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