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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빅테크 한국 공공 클라우드와 AI 시장 공세 거세져, 네이버 카카오 토종 IT기업 위기

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 2024-12-12 16: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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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해외 빅테크 기업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가속화하면서 한국 클라우드, 인공지능(AI)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할 위기에 처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입지가 줄어들고, AI 클라우드 시장 역시 해외 기업 진입으로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빅테크 한국 공공 클라우드와 AI 시장 공세 거세져, 네이버 카카오 토종 IT기업 위기
▲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는 지난 2일 국내 공공 부문 클라우드 서비스 인증(CSAP)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마이크로소프트 건물에 설치된 로고. <연합뉴스>

12일 IT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는 지난 2일 한국 공공 부문 진출 필수 관문으로 불리는 클라우드서비스 보안인증제도(CSAP)를 통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로부터 '하' 등급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외국 기업이 한국 공공 부문 진출 관련 인증을 받은 최초 사례다. MS를 필두로 구글클라우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CSAP 심사 절차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 빅테크 기업이 이미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과반 이상을 차지한 상황에서, 공공 부문마저 해외 IT 기업이 밀고들어 오면서 토종 클라우드 기업 입지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22년 말 빌표한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2019~2021년 3년 동안 아마존웹서비스가 70% 내외 점유율을 기록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가 12%로 2위를 차지하는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이 시장을 장악했다. 

다만 공공 부문 클라우드 시장은 그동간 해외 기업에 개방되지 않았던 만큼 KT클라우드,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 국내 기업들을 중심으로 경쟁이 이어져 왔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MS가 앞서 인증을 획득한 만큼 AWS나 구글도 내년 초에는 CSAP 인증 획득한 뒤 관련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공 클라우드 시장까지 개방되면 국내 업체들의 파이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AI 서비스 시장에서도 해외 기업들의 공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각) 구글은 '제미나이 2.0'을 출시하고, 이에 기반한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선보이면서 AI 에이전트(비서)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지난 10월 스스로 판단해 직원의 업무를 일부 대신 해줄 수 있는 자율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서비스를 공개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도 산업은행과 한국에서 첫 번째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한국 시장 본격 진출을 예고했다. 지난 4월 일본에 거점을 설립하고 일본어 특화 모델을 선보이는 등 아시아 시장에서 챗GPT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 상황 등을 지켜본 뒤 내년 한국 사무소 설립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빅테크 한국 공공 클라우드와 AI 시장 공세 거세져, 네이버 카카오 토종 IT기업 위기
▲ 미국 빅테크와 경쟁이 격화하면서 국내 IT기업들은 국내 시장에서조차 경쟁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사진은 네이버의 경기도 판교 본사 모습. <네이버> 

미국 빅테크들은 한국 대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으며 토종 IT 기업들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MS와 KT의 AI 클라우드 공동 투자, SKT와 미국 AI 검색 기업 퍼플렉시티의 협력 등 최근 미국 빅테크와 한국 IT 대기업의 협력이 잇달아 이뤄지고 있다. 

토종 IT 기업 입지는 갈수록 위협받고 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와 이를 기반으로 한 AI 서비스를 다각화하며 AI 생태계를 확대하려고 하고 있지만, 아직 세계 시장에선 뚜렷한 존재감을 나탄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가 국내를 대표하는 AI 기업으로 꼽히지만,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을 고려하면 미국 빅테크와 격차가 상당하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는 국내 시장에서 오픈AI의 '챗GPT'와 비교했을 때, 이용자 지표 측면에서 크게 뒤처지고 있다.
 
국내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은 챗GPT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에서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가장 빠르게 증가한 앱(애플리케이션) 3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챗GPT의 2024년 10월 국내 MAU는 526만 명으로, 2024년 1월보다 약 224.7%(364만 명) 증가했다. 이에 비해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X는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AI 기술개발 투자력에서 국내 토종 AI 기업은 미국 빅테크 기업에 상대가 되지 못한다. 네이버가 지난해 AI 연구개발에 1조원을 투자한 데 비해 오픈AI는 한 해 10조 원 가량을 투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술 발전과 막강한 자본 투입으로 미 빅테크 기업들은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AI 모델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며 "국내 AI 기업들은 이대로 가다간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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