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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CEO 사임 뒤 사업 '예측 불허', 제조업 중단하고 팹리스 전환 가능성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4-12-11 16: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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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CEO 사임 뒤 사업 '예측 불허', 제조업 중단하고 팹리스 전환 가능성
▲ 팻 겔싱어 전 인텔 CEO 사임 뒤 사업 전망을 예측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시장 조사기관들의 분석이 나온다. 인텔이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중단할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비즈니스포스트] 팻 겔싱어 전 인텔 CEO의 사임으로 반도체 설계 및 파운드리 사업 방향성을 전혀 예측할 수 없게 됐다는 시장 조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인텔이 내년부터 파운드리 주력 기술로 앞세울 18A(1.8나노급) 미세공정 상용화 목표도 현재 시점에서는 현실화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IT전문지 더레지스터는 10일 “팻 겔싱어의 후임으로 어떤 인물이 인텔 CEO를 맡게 될지보다 중요한 문제는 인텔이 반도체 제조사업을 지속할지 여부”라고 보도했다.

인텔이 실적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반도체 자체 생산을 완전히 중단하고 설계 전문업체(팹리스)로 선회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셈이다.

겔싱어 전 CEO는 인텔 이사회 요구에 따라 실적 부진과 재무 악화에 책임을 지고 최근 사임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비롯한 자체 설계 제품의 경쟁력 확보와 외부 고객사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을 모두 키우겠다는 무리한 전략이 배경으로 꼽힌다.

인텔은 겔싱어 전 CEO 사임 전후로 파운드리 사업 분사와 지분 매각 등 여러 후속 대책을 추진하고 있었다.

파운드리 사업을 매각하거나 중단하면 미국 정부에서 제공하는 70억 달러(약 10조 원) 상당의 투자 보조금을 사실상 받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인텔이 미국 반도체 공장에만 1천억 달러(약 143조 원)에 이르는 중장기 투자를 추진하고 있던 만큼 지원금을 포기하고 투자를 축소하는 일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

시장 조사기관 가트너 연구원은 더레지스터에 “지금 시점에서 인텔을 두고 내놓는 어떠한 전망도 단순한 관측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겔싱어 전 CEO 사임으로 기존의 사업 전략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인텔의 사업 전략을 예측할 만한 어떠한 근거도 찾을 수 없다는 의미다.
 
인텔 CEO 사임 뒤 사업 '예측 불허', 제조업 중단하고 팹리스 전환 가능성
▲ 인텔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생산공장.
가트너 연구원은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한다면 첨단 미세공정 기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연구개발 자금을 자체적으로 마련하기 불가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나 큰 폭의 적자가 이어지는 반도체 제조업을 지금과 같은 상태로 유지한다면 전체 회사 실적에 미치는 악영향을 낮출 수 없게 된다.

시장 조사기관 IDC도 “인텔의 반도체 공장은 여전히 자체 설계 사업과 분리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해 독립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IDC는 인텔이 이미 다수의 대형 공장을 보유하고 유지할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갖추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가트너와 IDC 연구원 모두 겔싱어 전 CEO가 추진하던 반도체 설계와 파운드리 사업 동시 육성 전략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데 동의했다.

하지만 이런 목표를 현실화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어 겔싱어 전 CEO의 사임은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사기관 옴디아 연구원은 인텔의 CPU 시장 점유율도 점차 경쟁사인 AMD에 빼앗길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겔싱어 전 CEO의 무리한 사업 추진이 반도체 설계 및 제조 사업에 모두 타격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옴디아 연구원은 더레지스터에 “겔싱어 전 CEO가 갑자기 회사를 떠난 것은 18A 공정 상용화 목표에도 나쁜 소식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인텔은 내년부터 18A 파운드리로 고객사 반도체를 본격 양산할 계획을 두고 있는데 초기 결과가 이사회를 만족시키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인텔은 주력 반도체 제품 생산을 대부분 TSMC에 맡기고 있다. 파운드리 경쟁력 확보에 실패해 사업을 매각하거나 중단한다면 퀄컴이나 엔비디아와 같은 팹리스 업체로 전환될 수 있다.

더레지스터는 겔싱어 전 CEO의 후임으로 오를 인텔 새 경영자가 쉽지 않은 과제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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