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반도체기업 인텔 이사회가 최근 사임한 팻 겔싱어 전 최고경영자(CEO)의 뒤를 이을 후보군을 압축하는 단계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중순 겔싱어 전 CEO와 갈등을 빚다 인텔 이사회를 떠난 반도체 전문가 립부 탄 케이던스디자인시스템스 회장이 포함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 인텔 이사회가 반도체 기술 전문가인 립부 탄 케이던스디자인시스템스 회장을 차기 CEO 후보군에 포함하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
로이터는 4일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인텔이 차기 CEO에 오를 만한 외부 인사를 몇 명 추려내 평가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팻 겔싱어 전 CEO는 이사회의 요구를 받고 1일자로 사임했다. 최근 계속된 주가 하락과 재무위기, 실적 부진 등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된 것이다.
로이터는 인텔이 선정한 차기 CEO 후보군에 립부 탄 회장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인텔은 이미 이와 관련한 의사를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탄 회장은 반도체 업계의 ‘베테랑’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전문기업 케이던스디자인시스템스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휴렛팩커드(HP)와 소프트뱅크에 이어 2022년부터 인텔 이사회에도 참여했다. 당시 인텔의 해외 반도체공장 운영을 전반적으로 총괄하는 막강한 권한을 얻었다.
하지만 탄 회장은 8월에 인텔 이사회를 떠났다. 팻 겔싱어 전 CEO가 제시한 인텔의 중장기 사업 전략과 인력 운용 계획, 조직문화 등에 반대한 것이 이유로 전해졌다.
인텔 이사회가 겔싱어 전 CEO와 대척점에 있는 인물을 차기 경영자 후보로 검토하며 완전한 사업 방향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로이터는 마벨테크놀로지의 매트 머피 CEO도 현재 인텔 이사회가 선정한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는 내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인텔 이사회가 류더인 전 TSMC 회장에 CEO 역할을 제안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은 인텔이 재무 전문가 대신 반도체 기술 전문가를 차기 CEO로 들이는 방안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인텔은 현재 데이비드 진스너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미셸 존스턴 홀트하우스 소비자부문 총괄의 임시 공동 CEO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