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12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경실련 강당에서 ‘삼성전자 위기와 사장단 인사의 문제점 및 개혁방안 제안’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의 2025년 사장단 인사 결과를 비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삼성전자갑 발표한 2025년 사장단 인사를 두고 ‘구관이 명관이라는 과거 회귀적 인사’라고 평가했다.
경실련은 12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경실련 강당에서 ‘삼성전자 위기와 사장단 인사의 문제점 및 개혁방안 제안’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인사는 삼성전자가 향후 메모리반도체 회사 중 하나로 축소되는 쇠락을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이재용 회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11월27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사장 승진 2명, 위촉업무 변경 7명 등 모두 9명 규모의 2025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장 부회장은 유임됐다.
한종희 DX부문장 부회장과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의 ‘투톱’ 체제도 유지됐다. 전 부회장은 차세대 기술을 연구하는 SAIT 원장도 겸직한다.
박상인 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 국면에서 오히려 안정에 방점을 둔 인사를 실시하며 위기에 대한 인식 부족을 드러냈다”며 “이 회장은 삼성전자를 전혀 개혁할 의지가 없음이 드러났다”이라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이 회장은 더 이상 삼성전자 회장으로서 자격이 없다. 회장에서 물러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실 인식도 못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 타개해야 할지 결단도 못 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가 현재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각 사업부를 독립된 회사로 분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위원장은 “독립된 회사로 분사하면 각 회사마다 세계 최고 전문경영인을 영입해 전략적 의사결정이 가능해지고 조직도 슬림화될 것”이라며 “그렇게 도전자 정신으로 다시 출발해야만 삼성전자에 기회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지만 이번 인사 결과를 보면 사업지원TF를 유지하면서 독립된 경영을 안하겠다는 처방을 내놓았다”며 “도저히 희망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가 노키아처럼 몰락할 수도 있다고도 경고했다.
박 위원장은 “삼성전자가 이대로 가면 과거 노키아나 소니처럼 몰락과 쇠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이미 3위 사업자이고 파운드리도 TSMC뿐만 아니라 인텔에도 밀려 3위 사업자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정부는 재벌그룹의 지배구조 출자구조 개혁과 사업 재편, 시장 경쟁 도입의 정책으로 삼성전자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며 “지금부터 정부와 정치권이 재벌 개혁을 통해 이 난국을 타개하지 않는다면 한국 경제와 사회는 매운 어려운 시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