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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산 전기차·반도체 소재 의존' 낮추기 어려워, 단가와 생산량 한계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4-11-27 15: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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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산 전기차·반도체 소재 의존' 낮추기 어려워, 단가와 생산량 한계
▲ 한국과 일본이 중국산 필수 산업 소재에 의존을 낮추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니켈과 구리, 마그네슘 혼합물 및 흑연 소재 샘플.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및 일본 전기차와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미국의 규제와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해 중국에 필수 소재 공급망 의존을 낮추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중국산 희토류와 광물 소재의 압도적 생산량과 가격 경쟁력을 고려하면 다른 국가에서 대안을 찾는 일은 한계가 분명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닛케이아시아는 27일 “일본과 한국 정부가 잇따라 전략적 핵심 광물 공급망에 주목하고 있다”며 “특정 국가에 지나친 의존을 피하려는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리튬과 니켈, 코발트와 망간, 흑연 등 10종의 필수 소재를 두고 2030년까지 특정 국가에 의존도를 50% 미만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일본 정부도 5270억 엔(약 4조8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주요 배터리 소재와 우라늄, 희토류를 비롯한 자원 공급망을 내재화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모두 자국 전기차와 배터리,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공급망 안정화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이처럼 적극적 대응에 나섰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발생한 물류 차질과 일부 자원의 가격 급등, 미국 정부의 중국산 소재 활용 제한 규제와 같은 미중 갈등 격화가 모두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과 일본 정부가 공급망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소재는 모두 중국에 물량을 절대적으로 의존한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미국의 대중국 규제 강화, 중국 정부의 무역보복 조치에 따른 수출 위축이나 중단 가능성이 모두 핵심 제조산업에 갈수록 중요한 리스크로 떠오른다.

닛케이아시아는 “중국은 필수 자원을 무기화해 수출을 통제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며 “이미 텅스텐과 흑연, 알루미늄 합금 등이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미국 지질학회와 국제에너지협회 등 단체의 분석을 종합하면 중국이 전 세계 마그네슘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8%, 흑연은 77%, 리튬 화합물은 60% 이상에 이른다.

한국과 일본은 마그네슘 수입량의 99%, 흑연 수입량의 90% 이상, 리튬 화합물의 80% 안팎을 모두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특히 의존이 높은 국가로 꼽힌다.

미중 무역갈등 심화에 따른 변수에 두 나라의 주요 제조산업이 모두 취약한 처지에 놓인 셈이다.
 
한국 '중국산 전기차·반도체 소재 의존' 낮추기 어려워, 단가와 생산량 한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47대 대통령 당선인.
닛케이아시아는 강경한 대중 정책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도 한국과 일본의 상황을 더욱 예측하기 어렵도록 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관세 인상과 같은 공약이 소재 공급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전히 안갯속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산 소재에 의존이 높은 한국과 일본 배터리 및 반도체 제조사가 실제로 수급처를 다변화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 정세 변화를 고려하면 공급망 다각화를 최대한 서둘러야 할 이유는 충분하지만 물량과 단가 등 현실적 측면에서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아시아는 중국의 생산 비중이 높은 리튬 화합물과 같은 소재의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해외 국가에서 이를 사업화할 유인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을 이런 관측의 근거로 들었다.

2022년 1톤당 8만 달러 안팎이던 리튬수산화물 단가가 올해는 1만 달러 수준까지 떨어지며 다른 국가 기업이 이를 생산해 수익을 거두기 어려워졌다.

중국 이외 국가에서 일부 소재 생산이 본격화된다고 해도 현재 시장 점유율을 본다면 공급 물량은 중국과 비교해 미미한 수준에 그칠 수밖에 없다.

그 사이 중국은 자국에서 공급할 수 있는 희토류와 필수 광물 소재의 생산량을 더 공격적으로 늘려 더 치열한 가격 경쟁을 유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해외 업체가 관련 시장에 진출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일이 더 어렵도록 하며 중국의 전 세계 소재 공급망 지배력을 더 높이는 방법인 셈이다.

닛케이아시아는 “현재 중국 이외 국가에서 진행 중인 소재 생산 프로젝트도 이미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 처했다”며 “단가와 수요 측면에서 한계가 분명하다”고 보도했다.

결국 중국에 주요 공급망 의존을 낮추려 힘쓰는 한국과 일본 정부 및 기업들의 노력이 이미 결실을 거두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닛케이아시아는 “그동안 정부와 기업이 공급망 다변화에 쏟아부은 노력은 충분하지 않았다”며 “결국 실제 성과가 가시화되는 속도도 매우 늦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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