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경 기자 hkcho@businesspost.co.kr2024-11-20 16: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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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전업카드사 가운데 가장 눈에 띠는 실적을 내면서 재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호실적에도 최 사장의 연임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여겨지는데 모기업 KT가 올해 계열사 인사에서 인적쇄신을 꺼내들 수 있다는 점, 계열사 케이뱅크가 올해 상장을 내년으로 미룬 점 등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 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BC카드의 호실적을 이끌고 있다. < BC카드 >
20일 전업카드사 8곳(신한·삼성·KB·현대·롯데·우리·하나·BC)의 실적을 보면 BC카드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BC카드는 3분기 누적 순이익으로 1293억 원을 거뒀다. 1년 전과 비교해 85.8% 증가했다.
순이익 증가폭 2위인 하나카드 44.7%, 3위 KB국민카드 36.0%, 4위 삼성카드 23.6% 등을 크게 앞섰다.
올해 BC카드의 순이익 성장은 최 사장이 추진한 사업체질 개선의 성과로 평가된다.
지난해 7월 최대 고객사였던 우리카드가 독자결제망을 구축하면서 매입업무수익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최 사장이 BC카드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매입업무수익을 보완하기 위해 선택한 전략은 '자체카드'였다.
그 결과 취임 전인 2020년 말 87.4%였던 매입업무수익 비중은 올해 3분기 80.0%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자체카드수수료수익 비중은 0.1%에서 0.9%로 늘었다. 자체카드 사업 확대에 따라 카드대출과 카드할부 등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 비중은 올해 3분기 2.7%로 집계됐다.
BC카드가 금융수익 가운데 이자수익을 기타금융수익과 구분해 공개하기 시작한 것은 올해 2분기부터다. 이전에는 금융수익으로만 나타냈다.
실적만 놓고 보면 올해 말 임기를 마치는 최 사장이 연임할 명분은 충분한 셈이다.
그러나 최 사장의 연임을 가를 변수는 내부 성과가 아닌 외부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실질적으로 BC카드 인사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모기업 KT가 올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에서 큰 폭의 교체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은 현재 KT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인력구조 혁신을 이행하고 있다. 이 같은 기조가 올해 계열사 인사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올해 취임 2년차인 김 대표가 이번 인사에서 본인의 색채를 강하게 드러내기 위해 리더십 변화에 무게를 실을 가능성도 있다.
KT의 지배구조가 바뀐 상황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3월 국민연금이 KT 지분 일부를 처분하면서 2대주주였던 현대자동차그룹은 비자발적으로 KT의 최대주주가 됐다.
현대차그룹은 경영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정치권에서는 KT 이사회 내 현대차그룹 측이 추천한 사외이사 2인이 있는데다 경영 참여를 막을 장치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영향은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는 셈이다.
▲ 올해 BC카드 최고경영자 인사에 외부 요인들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BC카드 >
일각에서는 BC카드가 대주주로 있는 케이뱅크의 상장이 또 한번 미뤄진 점 역시 최 사장의 연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바라본다.
케이뱅크 상장은 KT그룹의 숙원사업으로 꼽힌다. 이미 현재 체제에서 두 차례 상장을 철회한 만큼 새로운 환경에서 재도전이 유리하다는 판단할 가능성이 충분한 셈이다.
다만 재도전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안정적 경영환경을 유지하는 쪽으로 무게추가 기울 수도 있다.
최 사장은 2015년부터 BC카드 사외이사를 역임하다 2021년 3월 BC카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사실상 케이뱅크를 설립 때부터 지켜본 만큼 케이뱅크에 높은 이해도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케이뱅크는 내년 초 코스피 입성에 재도전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최 사장은 고려증권 경제연구소, 장은경제연구소, 삼성증권, 에프앤가이드 등을 거친 경제전문가로 2021년 3월 BC카드 대표에 올랐다. 지난해 3월 9개월의 임기를 추가로 받은 뒤 12월 1년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 12월31일 임기를 마친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