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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에 부는 '감원설' 찬바람, 돈 잘 번 메리츠 교보도 가차없다

김태영 기자 taeng@businesspost.co.kr 2024-11-20 14: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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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갑작스런 찬바람이 여의도 증권가에도 몰아치고 있다. 다수의 증권사들이 ‘감원설’ 논란에 휘말리기 시작한 것이다.

부진한 실적을 낸 증권사는 물론 호실적을 낸 증권사마저 효율화 작업을 통해 내년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연말로 갈수록 여의도 증권가에 감원의 칼바람이 더욱 매섭게 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의도 증권가에 부는 '감원설' 찬바람, 돈 잘 번 메리츠 교보도 가차없다
▲ 여의도 증권업계에선 실적과 관계없이 감원설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이엠(iM)증권은 최근 희망퇴직 신청 대상을 기존 ‘만 55세, 근속 연수 20년 이상’에서 ‘근속 연수 15년 이상’으로 확대했다. 

여기에 지점 수도 기존 19곳에서 11곳으로 조정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SK증권도 최근 지점 수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공식적으로 감원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마찬가지로 구성원 사이에 감원에 우려가 생겨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SK증권은 그동안 실적 개선의 주요 걸림돌로 높은 인건비가 꼽히기도 했다.

증권사들은 통상 지점 통폐합의 명분으로 대형점포화 추진 및 업무효율화 등을 제시한다. 하지만 실제 직원 입장에서는 감원에 대한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증권사 국내 지점 수는 777곳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65곳 줄었다. 같은 기간 증권사 임직원 수도 3만9070명에서 3만8816명으로 감소했다.

특히 증권사의 실적이 악화하는 경우라면 직원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수 있는데 아이엠증권과 SK증권은 모두 올해 들어 적자의 늪에 빠지면서 부진한 실적을 냈다.

아이엠증권과 SK증권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연결기준 순손실(지배주주)로 각각 1160억 원, 517억 원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순이익을 각각 298억 원, 224억 원을 냈던 점과 대비된다. 실제 감원이 이뤄지거나 감원설이 돌아도 이상할 게 없는 셈이다.

현재 실적이 탄탄한 상승세에 올라탄 증권사도 감원설을 겪고 있다.

메리츠증권과 교보증권이 대표적이다.

메리츠증권과 교보증권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순이익으로 각각 5398억 원과 1329억 원을 냈다. 지난해보다 메리츠증권은 10%, 교보증권은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교보증권의 경우 전날 지점 통폐합 소식이 전해지면서 노조가 ‘감원을 위한 명분 쌓기 아니냐’고 반발하고 나섰다. 

다만 교보증권 측은 이날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지점통폐합은 영업효율화 측면일뿐 감원과 무관하다”며 “전날 박봉권 대표가 노조측과 만나 지점통폐합에 대해 향후 서로 의논해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여의도 증권가에 부는 '감원설' 찬바람, 돈 잘 번 메리츠 교보도 가차없다
▲ 교보증권은 지점통폐합에 대해 감원과는 관계없으며 대형점포를 출범시키기 위험이라고 설명했다.

실적과 관계없이 증권업계가 감원설에 몸서리치는 배경엔 더욱 거시적인 요인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 수수료 수익의 양대 축 가운데 하나인 기업 경기가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선제적으로 비용 효율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장벽 강화 정책이 겹쳐지면서 내년 경기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업은 실물 경기에 의존하는 바가 큰 만큼 내년 대한민국 경기 전망이 좋지 않아 보수적 인사기조를 보일 거란 우려가 퍼져나간 것이다”며 “특히 메리츠증권과 교보증권처럼 소위 ‘용병’들이 많은 증권사는 향후 경기 위축이 전망될 때 감원설에 휘말리기가 더욱 쉽다”고 덧붙였다.

악화한 경기 전망이 증권업계 감원설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연말로 갈수록 업계의 감원설이 더욱 확산할 가능성도 나온다.

증권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증권사의 먹거리가 마땅치 않은 가운데 환율과 금리가 연말까지 더욱 오른다면 증권사의 실적 자체가 무너지면서 감원설이 확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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