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2024-11-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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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이 동국생명과학 상장을 계기로 동국헬스케어홀딩스의 지주사 인정요건을 충족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동국헬스케어홀딩스는 현재 정식 지주사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자회사인 동국제약에 대한 지배력을 법적 요건 이하로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 권기범 동국제약 회장(사진)이 동국생명과학 상장을 기점으로 동국헬스케어홀딩스 지주사 요건 충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동국헬스케어홀딩스는 내년 초 예정된 동국생명과학 상장 과정에서 보유 지분을 매각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동국제약 지분을 확보하는 일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동국제약그룹 안팎의 얘기를 종합하면 권기범 회장이 동국생명과학 상장을 동국헬스케어홀딩스의 지주사 요건 충족의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가 되려면 상장 자회사 지분 30% 이상을 들고 있어야 한다. 동국제약헬스케어홀딩스가 보유한 동국제약 지분은 6월 말 기준 20.62%에 불과하다. 동국제약헬스케어홀딩스가 동국제약그룹의 최상단에 위치한 회사지만 외형만 지주사일뿐 공정거래법상 지주사가 아닌 이유다.
이에 2025년 초 상장 예정인 동국생명과학 지분을 매각해 동국제약 지분 매입에 사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2023년 기준 매출 1201억 원, 영업이익 85억 원을 올린 동국제약의 알짜 자회사다. 8월 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기에 내년 2월까지 상장절차를 완료해야 한다.
주요 제품으로는 엑스레이(X-ray) 조영제 ‘파미레이’와 자기공명영상(MRI) 조영제 ‘유니레이’ 등이 있다. 조영제는 의학촬영에 쓰이는 약품으로 방사선촬영, MRI 등의 의료 영상에서 체내 구조 또는 체액을 관찰하기 쉽도록 대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동국생명과학 지분은 6월 기준으로 동국제약이 45.34% 라이프밸류업사모투자합자회사가 22.56%, 권기범 회장이 12.75%, 동국헬스케어홀딩스가 5.62%를 보유하고 있다. 동국헬스케어홀딩스는 권 회장이 지분 50.8%를 들고 있으며 권 회장 외 특수관계자 3인이 출자한 오너일가 개인회사다.
동국생명과학의 지분 구성을 살펴봤을 때 동국헬스케어홀딩스가 내년 초 상장을 계기로 보유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국제약그룹의 지배구조는 현재 '권 회장→동국헬스케어홀딩스→동국제약→동국생명과학'으로 이어져 있다. 법적으로 지주사 구조를 갖춘다면 동국헬스케어홀딩스가 동국생명과학 지분을 가질 필요가 없다
동국헬스케어홀딩스가 상장 과정에서 동국생명과학 지분을 팔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동국헬스케어홀딩스가 자회사인 동국제약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도 동국생명과학 지분 매각이 현실화할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권 회장이 동국헬스케어홀딩스를 공식적인 지주사로 만들려면 동국헬스케어홀딩스가 동국제약의 지분 9.38%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동국헬스케어홀딩스 입장에서 보면 보유하고 있는 동국생명과학 지분을 시장에 팔고 이 매각 대금을 가지고 동국제약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 동국생명과학 지분은 6월 기준으로 동국제약이 45.34% 라이프밸류업사모투자합자회사가 22.56%, 권기범 회장이 12.75%, 동국헬스케어홀딩스가 5.62%를 보유하고 있다. 사진은 동국생명과학 안성공장 전경. <동국생명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