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측 인사가 임 이사의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를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15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한성준 코리그룹 대표이사는 13일 강남경찰서에 송 회장과 박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 임종윤 한미약품 사내이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코리그룹 대표가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를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코리그룹은 임종윤 이사가 최대주주인 회사다. 한 대표는 임종윤 이사측 인물로 분류된다.
한 대표는 고발장에서 한미약품이 이사회 결의나 승인 없이 송 회장과 박 대표의 결정과 지시로 가현문화재단에 3년 동안 120억 원 규모의 기부금을 제공해 한미약품과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가현문화재단은 송 회장이 설립해 실질적으로 운영을 관장하는 곳으로 9월30일 기준으로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5.02%를 보유하고 있다.
임종윤 이사는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와 함께 한미약품그룹 경영권을 놓고 어머니 송영숙 회장과 여동생 임주현 부회장,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인연합과 분쟁을 벌이고 있다.
임종윤 이사측 인물이 한미약품그룹 재단과 관련해 고발을 진행한 것은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심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임종훈 대표도 7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미약품그룹 재단들이 28일 예정된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중립을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9월에도 형제 측은 가현문화재단과 임성기재단이 모녀 측에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매표 행위에 해당한다며 중립을 지키겠다는 회신이 이뤄질 때까지 운영비 지원을 보류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미사이언스는 28일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교통회관에서 정관 변경 등의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임시 주총에서는 이사회 인원을 기존 10명에서 11명으로 확대하고 이에 따라 신규 이사로 신동국(기타비상무이사) 및 임주현(사내이사)을 선임하는 등의 안건이 상정됐다.
한미약품은 임종윤 이사측 인물의 고발이 재단의 의결권 행사를 막으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약품그룹의 명운을 가를 임시주총을 앞둔 상황에서 의결권 행사 지위를 가지고 있는 재단에 대해 밑도 끝도 없이 고발부터 하는 행태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게 된다”며 “송 회장의 공헌과 헌신을 장남인 임종윤 이사가 몰랐을 리 없는데 분쟁이 진행되는 와중에 어머니인 송 회장을 고발했다 하니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아들의 눈먼 욕심 앞에서 비정함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임종윤 이사도 이사회 결의 없이 가현문화재단에 기부한 적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고발의 실제 주체인 임종윤 이사가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10여년 기간에도 이사회 의결 없이 100억 원 이상 가현문화재단에 기부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임종훈 대표도 올해 5월 기부금 5억 원가량을 결제했다고 한미약품은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송 회장은 이러한 아들의 비정함을 이겨내고 남편 임성기 회장이 일궈온 한미약품그룹을 지켜내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독립성이 핵심인 공익재단을 위협하는 어떠한 불법적 행위도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두 형제는 명심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