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비안이 협력사인 폴크스바겐의 투자 확대에 힘입어 R2 생산 확대에 필요한 자금 여력을 확보했다. 이는 배터리 공급사인 LG에너지솔루션에도 긍정적이다. 리비안 신형 전기차 'R2'. |
[비즈니스포스트] 폴크스바겐이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투자 금액을 늘렸다. 합작법인을 통해 차세대 신차 설계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협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장기간 재무 위기를 겪던 리비안이 신모델 ‘R2’ 생산에 필요한 자금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되며 배터리 공급사인 LG에너지솔루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폴크스바겐은 13일 리비안에 투자 금액을 58억 달러(약 8조1500억 원)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6월 리비안에 50억 달러(약 7조 원)를 투자한 뒤 합작법인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데 이어 투자 금액을 한화로 1조 원 넘게 늘린 것이다.
로이터는 폴크스바겐의 투자가 중저가 SUV 전기차 R2 출시를 앞두고 있는 리비안에 ‘생명줄’ 역할을 하게 됐다고 바라봤다.
RJ 스캐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계약은 사업에 필요한 현금 흐름을 개선해 R2 생산을 조지아 공장까지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안겨줬다”고 말했다.
리비안은 한때 ‘제2의 테슬라’로 주목받던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이다. 그러나 전기차 수요 둔화와 투자 비용 부담으로 적자가 이어지며 장기간 자금난을 겪고 있었다.
최근 발표한 3분기 실적도 증권가 예상치를 밑돌며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형 전기차 R2 생산 확대 계획에도 불확실성이 떠올랐다.
그러나 폴크스바겐이 리비안과 중장기 협력을 목적으로 투자 금액을 늘리면서 이런 리스크를 충분히 덜 수 있게 됐다.
이는 최근 리비안과 중장기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은 LG에너지솔루션에도 청신호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 미국 애리조나 법인은 최근 리비안 R2에 사용되는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를 향후 5년 동안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해당 배터리는 2026년 가동을 앞둔 애리조나 공장에서 제조된다. R2 출시 시기에 맞춰 양산 체계가 갖춰지는 셈이다.
리비안이 재무 악화로 R2 생산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공급 성과도 그만큼 축소될 수밖에 없다.
결국 폴크스바겐의 투자 확대가 LG에너지솔루션에도 긍정적 효과로 돌아오게 될 공산이 크다.
리비안은 현재 일리노이 공장에서 R2 생산을 위해 15억 달러(약 2조1천억 원) 규모 투자를 벌이고 있다. 조지아에는 50억 달러(약 7조 원)을 들여 R2 전용 공장을 신설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