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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와 코인시장 불붙었는데 국내증시는 소외, 저가매수 외치던 증권업계 기류도 변화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4-11-12 16: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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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뉴욕증시에 불이 붙었다. 여기에 비트코인·도지코인 등 가상화폐시장도 '불장'이다.

이런 흐름 속 국내 증시는 연일 흘러 내리며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국내증시가 부진할 때마다 저가 매수를 외치던 증권업계 기류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미국증시와 코인시장 불붙었는데 국내증시는 소외, 저가매수 외치던 증권업계 기류도 변화
▲ 국내 증시가 부진할 때마다 저가 매수를 주장하던 증권업계가 냉랭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증권업계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정책에 따른 불확실성과 국내 대표주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세계 정치구도 변화 및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주주환원 정책 등을 국내증시 소외 현상의 원인으로 꼽는다. 
 
12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각각 1.94%(49.09포인트)와 2.51%(18.32포인트) 하락한 2482.57과 710.52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8일부터 3거래일 연속, 코스닥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국내증시는 전날 뉴욕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하락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웠다. 이에 코스피지수는 두 달 만에 2500선이 붕괴됐고 코스닥은 710선을 겨우 지켰다.

미국 대선이 진행된 5일 이후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올랐고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7일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내렸다.

이에 미국 증시는 신고가 종목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국내 증시에서는 거래도 부진하고 신저가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전날 기준 코스피 상장 종목 가운데 52주 신저가를 쓴 종목 수는 105개로 10월 말 44개에서 2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나스닥에서 52주 신저가 종목 수는 173개에서 122개로 감소했고 신고가 종목 수는 69개에서 217개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과 함께 상·하원을 공화당이 가져가는 레드웨이브(공화당 싹쓸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기업에 불리한 정책이 시행될 것이란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비트코인과 도지코인 등을 포함한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한 점도 국내 주식시장의 수급 여건을 취약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날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거래대금은 각각 11조2천억 원, 6조9천억 원으로 둘이 합쳐 17조2천억 원 규모로 집계됐다. 반면 국내 5대 가상자산 합산 거래대금은 20조 원을 훌쩍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이 국내 주식이 아닌 가상자산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이 같은 아시아권인 중국, 일본과 비교해 더욱 부진하다는 점은 더욱 뼈 아픈 지점으로 여겨진다. 

미국 대선 이후 전날까지 코스피지수는 2.2% 내린 반면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3.89%,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4.83% 각각 상승했다. 

이날도 일본 니케이225지수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각각 0.40%와 1.32% 내리면서 2% 가까이 흘러내린 코스피지수보다 선방했다.

일본도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증시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지만 아소 다로 전 일본 총리가 4월 직접 트럼프를 찾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준비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은 직접적 관세부과 대상이지만 경제성장률 5% 달성을 위해 재정부양책을 내놓으며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양책이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대응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증시가 버티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할 때마다 가격 측면에서 저가 매수를 외쳤던 증권업계에서도 국내 주식투자에 관한 부정적 의견이 떠오르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한 이유로는 트럼프 재집권에 대비가 부족한 점에 더해 경기 부진에도 정부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점이 꼽힌다.

이와 함께 고려아연, 이수페타시스 등에서 나타난 유상증자가 주주가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오는 점 등도 국내 증시가 제값을 받기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도 지적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소외 원인으로 지목됐던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문제가 민주당 결정으로 폐지가 유력해졌지만 3분기 실적 시즌 실망감과 특정 업종 유상증자 사안이 맞물리면서 주가와 거래대금 활성화가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바라봤다. 
 
미국증시와 코인시장 불붙었는데 국내증시는 소외, 저가매수 외치던 증권업계 기류도 변화
▲ 코스피지수 부진 원인으로 삼선전자 기술력 의구심과 기초체력 약한 기업을 솎아내지 못한 점 등이 꼽힌다.
국내 대표기업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의구심이 걷히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 제조업체의 국내 기업에 관한 의존도가 낮아지며 중간재 수출도 어려워지고 있는 점도 국내증시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여겨진다.

기초체력이 약한 기업을 솎아내지 못하고 지수에 그대로 남겨두면서 국내 증시 매력이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 업체 가운데 이자보상배율 1배 이하 종목 비율은 각각 30.1%, 47.0%으로 집계됐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코스닥 종목의 절반 가까이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인 셈이다. 

이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가순자산배율(PBR)이 0.5배 미만에 거래되는 초저평가 종목 비중은 37.4%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PBR 0.5배 미만 종목 비중은 7.4%에 불과하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이 투자 당위성마저 잃고 있다”며 “국내 주식시장 초대형주(삼성전자) 중장기 부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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