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호철 카카오페이증권 대표이사가 해외 주식거래 등 리테일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 대표는 올해 처음 카카오페이증권의 연간 적자 폭을 줄이는 데 이어 내년에는 사상 첫 흑자를 노린다.
▲ 신호철 카카오페이증권 대표이사가 해외 주식거래 사업 확대 순항으로 올해 영업손실 폭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들어 해외주식 사업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확대하며 영업적자 폭을 크게 줄이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2024년 3분기 개별기준으로 영업손실 62억 원을 내면서 2023년 같은 기간(116억 원)보다 적자 폭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증권는 해외주식 거래액이 고성장하며 3분기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며 “이번 달 개인연금저축 서비스를 새로 선보이며 신규 고객 유입이 늘고 기존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 효과도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카카오페이증권이 4분기에도 지금과 같은 흐름을 유지한다면 올해는 2020년 회사 출범 뒤 처음으로 연간 영업손실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출범 첫 해인 2020년 영업손실 77억 원을 냈고 2021년 178억 원, 2022년 474억 원, 2023년 513억 원 등 적자 폭이 매년 커졌다.
회사 내부에서도 내년에는 수익성 측면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모회사 카카오페이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페이증권은 주식모으기 서비스를 통한 핵심 고객 유입이 늘면서 해외 주식거래액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2025년에는 주식거래 성장 전략이 반영되면서 지속적 매출 증가뿐 아니라 이익 성장도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올해 3월 카카오페이증권 대표에 올랐다. 취임 첫 해 외형성장과 더불어 수익성 개선에 성과를 내면서 경영능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특히 신 대표가 강조한 주식거래부문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페이증권은 2024년 3분기 주식거래 대금이 12조5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늘었다. 주식거래 건수와 주식 잔고는 각각 199%, 91% 증가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1분기와 2분기에도 분기 주식거래 대금이 11조 원대로 올라서면서 각각 1년 전과 비교해 154%, 74% 늘어났다.
해외 주식거래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전체 주식거래부문 성장세를 이끌었다.
3분기 카카오페이증권의 해외 주식거래 대금은 1년 전보다 95% 늘어났다.
2024년 상반기 해외 주식거래 중개 수익을 나타내는 외화증권 수수료는 약 56억 원으로 2023년 같은 기간(21억 원)보다 166.6% 급증했다.
신 대표는 3월 카카오페이증권 새 대표에 오르면서 증권사업부문의 차별화한 서비스와 사업자 경험 확대를 강조했다.
그 뒤 4월 낮 시간에도 미국 주식 매매를 할 수 있는 ‘데이마켓’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하루 21.5시간 미국주식 거래 서비스를 지원하고 미국 주식 정규장과 애프터마켓, 데이마켓까지 하나로 이어진 차트를 제공하면서 ‘서학개미’ 유입 경쟁에 적극 나섰다.
▲ 카카오페이증권이 9월 주식 거래 종목 화면을 개편해 투자 정보 접근성을 높였다. <카카오페이증권>
7월에는 국내와 해외 주식을 최소 1천 원부터 적립식으로 투자할 수 있는 주식모으기 서비스를 개편하고 9월에는 모바일 거래 시스템(MTS)에 ‘스탑로스’ 주문 기능을 도입했다. 스탑로스는 특정 종목이 미리 설정한 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판매 주문을 하는 기능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이와 더불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예상 평단가와 수익률, 손익을 함께 표시해주는 기능을 적용하고 호가현황, 실적, 배당 등 투자정보 관련 메뉴를 신설해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실었다.
신 대표는 올해 들어 미국 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도 2차례 인상하면서 수익성 개선에도 힘을 실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2월 미국 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를 기존 0.05%에서 0.07%로 올렸고 10월 중순부터는 0.1%로 추가 인상했다.
지난해 말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인하하면서 출혈경쟁에 나섰던 데서 전략을 전환한 것이다.
신 대표는 전자공학을 전공한 공학도인데 카카오페이증권에 오기 전 여러 경험이 안정적 경영 역량의 바탕이 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신 대표는 1977년생으로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했다. 그 뒤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전기공학 박사와 경영과학 및 공학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인텔과 맥킨지, 삼성전자를 거치면서 글로벌사업 경험을 쌓았고 2020년 카카오에 전략지원실장으로 합류했다. 2022년 카카오페이 사업개발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해외결제사업 확대, 미국 증권사 시버트 인수 등에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대표는 올해 2월 카카오페이증권 대표에 내정된 뒤 “1호 테크핀 증권사로 위상과 차별화한 서비스를 동력 삼아 카카오페이증권이 도약하는 원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