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LFP 배터리 평균 가격이 올해 크게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CATL의 배터리팩 참고용 사진. |
[비즈니스포스트] CATL을 비롯한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이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평균 가격의 가파른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사들이 중국의 가격 공세에 대응하기 어려워지고 있어 자동차 업계 전반에 갈수록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친환경산업 전문지 클린테크니카에 따르면 중국 전력건설공사가 최근 진행한 ESS용 배터리 입찰에 76곳의 현지 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평균 입찰가는 kWh(킬로와트시)당 66.3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클린테크니카는 이를 두고 “충격적 수준의 가격”이라며 중국 기업들이 배터리 원가 경쟁력 강화에 상당한 성과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중국 CATL이 올해 초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가격을 kWh당 56달러까지 낮추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을 때 이는 상당히 공격적 목표라는 평가를 받았다.
LFP 배터리 평균 가격이 지난해 들어서야 처음으로 kWh당 100달러 밑으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중국이 배터리 산업에서 대규모 클러스터를 구축해 효율성을 높이고 관련 공급망을 강화한 효과가 가격 하락에 주효한 원인으로 분석됐다.
전기차용 제품과 달리 중국산 ESS 배터리는 미국의 25%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중국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수출을 늘린다면 글로벌 경쟁사들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클린테크니카는 “100%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면 어떠한 북미나 유럽 국가도 경쟁에 대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원가 경쟁력은 중장기 관점에서 전기차 관련 업계에도 리스크로 꼽힌다.
전기차 배터리팩 형태로 사용되는 배터리 가격은 ESS용과 비교해 다소 높다. 클린테크니카는 중국 업체들의 평균 가격을 kWh당 80달러 안팎으로 추산했다.
▲ 중국 BYD '블레이드' 전기차 배터리 홍보용 이미지. |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급가는 kWh당 100~120달러, 서방 국가들의 업계 평균은 135~160달러 수준으로 파악된다.
클린테크니카는 결국 서방 국가들에 위치한 배터리 제조사들이 사실상 중국과 경쟁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도 자국의 배터리 원가 경쟁력을 앞세워 진출을 확대하고 있어 글로벌 대형 자동차기업마저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혼다와 닛산이 최근 합병을 발표한 사례와 같이 자동차 제조사들이 경쟁에서 이탈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클린테크니카는 결국 각국 정부가 중국 배터리와 전기차 기업의 공세를 막고 자국 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방 국가들이 경제적 생존을 위해 관세 부과와 자국산 제품에 보조금 지급 등 정책을 앞으로 더 활발하게 펼칠 수 있다는 전망도 이어졌다.
클린테크니카는 “배터리 가격은 계속해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북미와 유럽,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중국 전기차에 수요를 빼앗기는 추세가 전 세계로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