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이 주식을 액면분할하고 사외이사를 추가선임했다.
상장을 위한 준비작업이다. 특히 액면분할은 주식시장에서 거래를 원활하게 하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대주주가 주식 매각을 통해 현금을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의미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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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제일모직은 14일 태평로 삼성본관빌딩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액면가 5천 원의 주식을 100원으로 분할하고 3명의 사외이사를 추가선임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이날 임시주총에서 상장회사의 기준과 규모에 걸맞는 법규를 반영하기 위해 정관변경,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안건을 심의하고 의결했다"고 말했다.
이번 임시주총에서 ‘발행할 주식의 총수’를 3천만 주에서 5억 주로 조정했다. 또 '발행할 우선주'도 200만 주에서 5천만 주로 변경했다.
이대익 전 KCC 부사장 등 기존 사외이사 외에 추가로 전략, 회계, 고용복지 등 각 분야 전문가 3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는 장달중(서울대 정치외교학부 명예교수), 전성빈(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권재철(한국고용 복지센터 이사장) 등 3명이다.
이번 액면분할로 제일모직의 공모가는 50분의 1로 낮아져 상장 뒤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훨씬 쉽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제일모직의 주당 가치는 200만 원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지기에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주식시장에서 원활한 거래를 위해 상장 전에 금액과 주식수를 조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모직 지분은 이재용 부회장이 25.1%,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이 각각 8.37%, 이건희 회장이 3.72%를 보유하는 등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46%를 소유하고 있다. 또 계열사 보유 지분까지 포함하면 제일모직 지분의 80% 이상을 이 부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이재용 부회장 등 대주주들이 현금을 수월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도 있다고 바라본다.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3세들이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나 삼성생명 보유주식을 상속받을 경우 무려 6조 원 안팎의 상속세를 내야 하는데 필요할 경우 제일모직 등의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제일모직이 액면분할로 유통 물량을 늘리는 것은 이재용 부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현금을 확보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해 놓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제일모직은 이르면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 초까지 상장을 모두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정해놓고 작업을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