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인천국제공항이 오랜 숙원이었던 4단계 건설사업을 올해 말 마치고 세계 3위 규모 여객 인프라를 갖춘 공항으로 거듭난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1억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항 개장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확대 개장 이후 운영에 만전을 기해 인천공항공사 실적 개선세에도 탄력을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사진 왼쪽)이 10월30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4단계 확장지역에서 가상 항공권을 이용해 셀프체크인을 진행하며 4단계 개장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
7일 인천공항공사 안팎에 따르면
이학재 사장은 4단계 건설사업 이후 대폭 확대되는 인프라에 걸맞는 공항운영 역량을 갖추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천공항은 5일 제2여객터미널 수하물 처리지역의 주요 시설물의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안전문화 캠페인을 진행했다.
해당 지역은 수하물 처리시설을 운영하는 대규모 사업장으로 산업재해 예방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중요한 산업현장이다. 4단계 건설사업으로 수하물 처리량이 늘어나게 되는 만큼 안전에 더욱 신경을 쓰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은 사업비 4조8천억 원을 들여 제2터미널을 확장하고 제4활주로를 추가하는 사업이다. 2017년 시작돼 7년여 만인 올해 말 사업이 완료된다.
인천공항의 연간 여객 수용 능력은 4단계 건설사업을 통해 7700만 명에서 1억600만 명으로 2900만 명(약 38%) 늘어난다. 국제선 용량 기준으로 홍콩(1억2천만 명)과 두바이(1억1500만 명)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로 올라서게 된다.
이 사장은 4단계 건설사업의 성공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10월30일 4단계 건설사업 종합시험운영에 직접 가상여객 800명 중 한 명으로 참여해 실제 공항 여객의 관점에서 개장 준비상황을 점검했다.
종합시험운영은 실제 운영상황을 가정하고 가상여객과 수하물 8백개, 항공기 2대를 동원해 주요 출입국 동선별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사장은 “새로운 시설을 바탕으로 국민 여러분께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공항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개장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앞서 4월에도 이 사장은 4단계 건설사업 관계자 간담회를 열어 사업추진현황을 점검하고 현장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일찍부터 공을 들여 왔다.
이 사장은 여객수용능력이 늘어나는 만큼 해외여행객을 더욱 많이 확보하려는 노력도 기울인다.
6일 일본 구마모토국제공항과 업무협약을 맺고 인천-구마모토 노선 이용 촉진에 나서기로 했다. 인천공항은 3월에도 일본 히로시마국제공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일본 노선 활성화와 환승수요 유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장은 중국 여객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9월 트립닷컴과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트립닷컴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마케팅 역량을 활용해 중국 여객 유치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9월과 10월에는 차례로 미국 솔크레이크시티 직항과 인도네시아 바탐 정기편을 새로 개설하는 성과를 냈다.
솔크레이크시티 직항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인천공항이 취항해 연간 18만 명 여행객과 9만 명 환승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델타항공의 아시아 허브가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바뀌면서 인천공항의 경쟁력이 강화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인도네시아 바탐공항은 인도네시아 전역으로 국내선 연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천공항이 해외사업지 전략노선으로 점찍어두고 해외 공항 개발 사업을 진행한 곳이다. 해외 사업이 신규노선 개발로 이어져 의미가 더해진다.
▲ 인천국제공항이 4단계 건설 사업 완공 및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
인천공항 여객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10년 후에는 수용능력 이상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제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서 항공여객 수요는 2035년 해외 1억4117만 명, 국내 7970만 명으로 예상됐다. 2023년 기준 인천공항의 국제 81%, 국내 0.6% 점유율을 적용하면 2035년 여객수요는 1억1481명로 추산된다.
향후 여객수요가 늘어나면 그만큼 인천공항의 매출이 증대돼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인천공항은 코로나19 이전 여객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올해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인천공항은 3분기 국제선 여객 1816만 명으로 개항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을 거두는 등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덕분에 상반기 매출 1조2천억 원, 영업이익 3291억 원을 내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19.5%, 영업이익은 61.2% 늘었다.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은 재무와 수익 측면에서 인천공항의 4단계 사업의 영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10월 인천공항공사 신용평가 보고서에서 "4단계 사업 준공으로 장기적 수익기반 확대 가능성이 있다"며 "4단계 투자가 일단락됨에 따라 2025년 이후 차입금 증가세는 둔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나이스신용평가 역시 같은 달 인천공항공사를 두고 "중장기적으로 4단계 건설공사 완료에 따른 운영면적 증가와 우리나라 국제항공수요의 대부분을 창출하는 독점운영권을 바탕으로 우수한 영업수익성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최근 인천공항공사 독자신용등급을 기존 Baa1 대비 한 단계 상향된 A3로 부여했다.
독자신용등급은 정부의 지원 가능성을 배제한 공사의 독자 신용도를 의미한다. A3는 국내 공기업이 받은 최고 수준의 등급이자 유일한 A등급 독자신용등급이다.
인천공항공사는 무디스의 독자신용등급 상승 조정에 최근 여객수요 회복 및 점진적 부채감축계획 뿐 아니라 4단계 건설사업의 성공적 완료를 통한 여객수용능력 향상 및 추가적 영업실적 개선 가능성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