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찬반 양측이 팽팽히 대립하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결국 폐지로 가닥잡히면서 주식시장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금투세가 폐지되면 향후 코스닥 시장이 코스피시장에 비해 더 큰 수혜를 볼 거란 전망이 나온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제약바이오 업종이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4일 금투세 폐지를 결정하면서 코스닥을 중심으로 국내증시가 반등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
5일 증권업계 리포트를 종합하면 금투세 폐지에 따라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더 큰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투자 관점의 개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주식시장 수급이 개선될 수 있으며 특히 코스닥 시장 수급이 긍정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승재 아이엠증권 연구원도 “금투세 폐지로 단기적으로 코스닥 수급 개선이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코스닥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코스피에 비해 높기 때문에 금투세로 인한 투심 악화에서 코스피보다도 더 큰 영향을 받아온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올해 1월부터 줄곧 우하향하면서 지난달 28일 4조 원대까지 내려 연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코스닥 월간 거래대금 추이도 연초 187조 원 규모에서 10월 말 96조 원으로 반토막났다.
이런 상황에서 금투세가 폐지될 가능성에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 시장으로 복귀할 거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계절성 요인 등으로 코스닥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의견도 더해지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코스닥 월별 수익률은 2000~2023년 기간 6~10월에 걸쳐 모두 음의 수익률을 보이다가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모두 양의 수익률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연간 수익률은 2년 연속 부진한 사례가 없었는데 올해처럼 10% 이상 하락한 시기 이후에는 보합 또는 큰 폭 상승했다”며 “2025년 반등을 기대하는 이유다”고 말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의 수익률 차이가 줄어들 시기라는 전망도 나온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1년 수익률에서는 코스닥이 확연히 뒤처져 왔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차이가 상쇄되는 모습을 보였다.
김영환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의 수익률 차이는 0에 가깝게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며 “금투세 폐지 결정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수급이 급격하게 이탈할 우려가 적어진 만큼 향후 코스닥 시장의 성과가 코스피 대비 개선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금투세 폐지를 통해 코스닥이 상승탄력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의 차별화가 앞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 현지시각 5일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 모두 제약바이오 산업에 우호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기대받는 업종으론 제약바이오가 제시되고 있다.
같은 코스닥 주도 업종인 반도체와 2차전지의 경우 미국 대선 등 불확실성에 시달릴 여지가 크지만 제약바이오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대선에서 양당 후보 모두 약가 인하에 동의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분야에 대한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생물보안법이 상원 표결을 앞두고 있는 점도 제약바이오 수혜론에 힘을 싣는다. 국내에서도 대통령 직속기구인 국가바이오위원회가 다음 달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은 미국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긍정적 투자 상황이 지속될 것이다”면서도 “반도체의 경우 글로벌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반등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