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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영수회담 '일방' 제안했다 리더십만 상처

김재창 기자 changs@businesspost.co.kr 2016-11-15 16:5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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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영수회담 '일방' 제안했다 리더십만 상처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불통 리더십'으로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추 대표는 청와대 영수회담의 제안 이후 당내외의 거센 반발에 부닥치자 하루도 못가 이를 철회하고 사과했지만 리더십에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됐다.

◆ 추미애, 타인과 상의하지 않는 스타일

추 대표는 15일 페이스북에 “제 뜻과 다르게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혼란을 드렸다면 죄송하다”며 “두 야당에도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이번 담판은 여당의 기능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에서 대통령이 민심을 여전히 직시하지 못하고 오판할 경우 국민이 심각한 재앙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제1야당 대표로서 책임감 때문이었다”며 “이번 담판은 어떤 정치적 절충도 있을 수 없으며 최후통첩이자 최종담판의 성격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본의 아닌 오해와 우려를 낳을 수 있다는 의견을 깊이 받아들여 철회했다”며 "오늘부터라도 야3당 및 시민사회와 힘을 합쳐 비상시국기구 구성을 위해 구체적 노력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거듭 “본의 아닌 혼란을 드린 국민 여러분과 두 야당에게 깊은 이해를 구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추 대표가 철회하고 사과성명을 올렸지만 후폭풍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추 대표의 ‘돌발제안’은 우상호 원내대표를 제외한 당 지도부 대부분도 사전에 알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와 깊은 논의없이 사실상 추 대표가 독단적으로 회담을 제안했다는 얘기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추 대표가 회담 제안 사실을 밝힐 때까지 사무총장은 물론 비서실장도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다른 사람과 상의하지 않고 혼자 결정하는 추 대표의 스타일이 언젠가 문제가 될 수 있겠다 싶었는데 또 터졌다”고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도 추 대표의 ‘불통’과 ‘일방통행’을 강하게 성토했다.

추 대표가 영수회담을 제안한 뒤 14일 오후 열린 의총에서 유승희 의원은 “이런 중요한 문제를 백만 촛불집회에도 불구하고 추 대표 혼자서 하루아침에 결정하는 게 말이 되냐”며 “당심과 민심을 거스르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추 대표가 돌발제안을 한 배경은 거리로 넘어간 정국 주도권을 민주당과 당을 이끄는 자신이 쥐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비상시국에서 민주당은 오락가락하는 행보로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는데 민심만 뒤따르던 민주당과 추 대표가 100만 촛불집회 이후 ‘촛불민심’을 청와대에 전하겠다고 나선 것도 뜬금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국민이 추미애에게 박 대통령과 영수회담하라고 촛불 든 건 아니다”며 “민주당이 제1야당이지만 국민들은 민주당에 수습권한을 위임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 추미애의 반복되는 ‘뜬금포’

추 대표의 ‘뜬금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결정적 고비마다 독단적으로 뜬금없는 결정을 내려 상대 정파에 유리한 국면을 초래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그때마다 당내에서 “도대체 누구 편이냐”는 비판을 들었다.

  추미애, 영수회담 '일방' 제안했다 리더십만 상처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추 대표는 8월 말 대표 취임 직후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을 일방적으로 추진했다고 역시 당내외 거센 반발에 부닥쳐 결국 취소했다. 당시에도 추 대표는 최고위원들을 포함해 당 소속 의원들과 사전에 상의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추 대표는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으로 있을 때 비정규직 법안을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출입을 막고 한나라당 의원들만 참석시킨 채 단독 통과시켰다.

즉각 당내에서 ‘배신자’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추 대표는 당론과 반대로 처리한 ‘죄’로 2개월 당원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소신이며 후회는 없다”고 반박했다.

17대 총선을 앞두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일은 지금까지 ‘주홍글씨’로 남아 있다. 추 대표는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은 탄핵은 내 정치인생 중 가장 큰 실수”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일부 인터뷰에선 자신은 ‘탄핵 불가론’을 줄곧 견지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추 대표가 잇따라 ‘사고’를 치자 추 대표가 사실상 변한 게 하나도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00만 촛불민심을 대변해야 하는 국면에서 야권 연대를 흐트러뜨리는 실책을 범하면서 여소야대 국면을 주도한 제1야당 대표로는 자질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종걸 전 원내대표는 라디오인터뷰에서 “추 대표가 잇따른 실책으로 당 대표로서 리더십이 어렵게 된 게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며“추 대표가 한번 더 실책을 범한다면 국민에게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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