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임기 2년 차를 맞는 올해 IBK기업은행의 최대 순이익 기록을 다시 쓸 것으로 기대된다.
주력사업인 중소기업대출이 늘어나는 동시에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비이자이익을 반등시키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사진)이 올해 3분기 비이자이익을 반등시키면서 올해 최대 실적 경신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
향후 국내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주된 수익원인 이자이익 감소가 우려되고 있어 김 행장은 비이자이익 강화에 한층 고삐를 죌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증권가의 말을 종합하면 IBK기업은행이 3분기 누적 순이익을 역대 최고치로 다시 쓸 수 있었던 요인으로 비이자이익 확대가 꼽힌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IBK기업은행의 3분기 지배순이익은 8114억 원으로 추정치와 컨센서스를 각각 8.5%, 9.0% 웃돌았다”며 “환평가이익 604억 원, KT&G 중간배당수익 114억 원 등 비이자이익 증가가 호실적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3분기 연결기준 비이자이익은 2131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82% 증가했다”며 “환율 하락에 따른 외화환산익 발생과 더불어 일부 당기손익유가증권 관련 손익이 개선된 영향이다”고 말했다.
그동안 IBK기업은행의 비이자이익 성적표는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 치우는 호실적 흐름에도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아쉬운 대목으로 꼽혀왔다.
김성태 행장이 취임한 첫해인 지난해 1분기 2734억 원을 냈던 비이자이익은 2분기 1364억 원, 3분기 479억 원까지 하락했고 이후 일부 회복했으나 올해 1분기 835억 원, 2분기 756억 원 등 여전히 이전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3분기에 전분기 대비 182% 늘어난 2131억 원의 비이자이익을 거두면서 비이자이익 하향 흐름을 끊어낸 것이다.
비이자이익 확대는 김 행장이 취임 이후 지속해서 강조하며 힘을 준 사업으로 평가된다.
비이자이익 실적이 일회성 요인에 흔들리지 않고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힘을 주고 있는 것이다.
김 행장은 지난해 비이자이익 부문의 사업성을 개선하기 위해 조직진단 컨설팅을 진행해 조직개편안을 마련했다.
이후 올해 초 조직개편에서 연금과 외환, 카드, 수익증권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해 비이자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재산신탁팀과 글로벌인프라금융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올해 4월에는 벤처자회사인 ‘IBK벤처투자’를 출범시켜 국내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통한 비이자이익 확대를 꾀하고 있다.
7월부터는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 관리를 통한 비이자이익 증대를 위해 맞춤형 자산관리 브랜드인 '윈클래스(WIN CLASS)'의 시스템과 서비스를 재정비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런 비이자이익 확대 노력에 힘입어 시장에서는 IBK기업은행이 올해도 역대 최고 순이익을 냈던 지난해를 웃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IBK기업은행이 올해 연결기준 순이익 2조7360억 원을 낼 것으로 바라본다. 지난해와 비교해 2.2% 증가하는 것이다.
키움증권도 IBK기업은행의 올해 연결기준 순이익이 지난해 순이익보다 3.3% 늘어난 2조759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한다.
▲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은 아직 이자이익과 비교해 미미한 수준의 비이자이익 규모를 확대하고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 우려에 대비해 비이자이익 강화에 한층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
다만 비이자이익 규모가 이자이익의 10% 수준에 불과해 김 행장은 절대적 사업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
게다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전환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속도가 붙을 경우 중소기업대출 금리에도 영향을 줘 이자이익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김 행장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려면 비이자이익 강화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는 셈이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내년 실적은 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이익 감소 부담을 비이자이익 확대와 건전성 개선으로 얼마나 만회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마케팅 확대 및 양질의 신상품 출시로 카드·연금의 시장 점유율 확대 및 수익증권, 신탁 등의 영업 기반 확대를 통해 수익 기반 다변화를 지속적으로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