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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핵심광물 공급망 지배력 강화, 글로벌 탄소 감축에도 변수 커져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4-11-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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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핵심광물 공급망 지배력 강화, 글로벌 탄소 감축에도 변수 커져
▲ 중국이 전 세계 핵심광물 소재 공급망 지배력을 강화하며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친환경 산업에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중국 장시성에 위치한 희토류 광산의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정부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와 벌이는 ‘무역 전쟁’의 일환으로 희토류와 희귀소재 공급망을 지배하며 전 세계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특히 중국의 소재 공급망 지배력 강화가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등 친환경 핵심 산업에 필요한 소재에 집중되고 있어 세계 각국의 기후대응 정책에도 변수로 떠올랐다.

3일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한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전 세계 리튬과 코발트, 니켈과 구리 등 주요 광물 공급망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집계를 보면 중국 기업들이 지난해 해외 광산에 투자한 금액은 160억 달러(약 22조1천억 원)로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2022년 연간 투자금이 평균 50억 달러 안팎에 그친 데 비교하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중국 기업들은 올해 10월에만 아프가니스탄과 가나, 잠비아 광산에 모두 110억 달러의 투자 계획을 제시하며 지난해에 이어 공격적으로 광물 공급망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서방 국가 정부들의 대응이 늦어진 사이 중국이 수 년에 걸쳐 주요 광물 시장에서 지배력을 높여 왔다며 강력한 주도권을 잡게 됐다고 바라봤다.

중국이 이처럼 전 세계 희귀소재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속도를 내는 것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수출규제 등 보호무역 정책에 맞서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유럽은 수 년 전부터 중국이 전기차와 배터리, 철강과 태양광 등 산업에서 ‘덤핑’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을 훼손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무역 장벽을 높였다.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이 잇따라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관세 부과를 결정하고 다른 분야에서도 잇따라 덤핑 조사에 착수한 사례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조치에 대항할 방법으로 희토류와 희귀광물 공급망에 주목했다. 중국이 다수의 소재 공급망을 지배하고 있어 이를 협상이나 위협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기준으로 글로벌 니켈 공급량의 절반 이상을 중국이 책임지고 있으며 리튬과 코발트는 40%대, 구리는 20%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중국 이외 국가에서 중국 자본으로 운영되는 광산 또는 제련소다. 전 세계 공급망에 중국 기업들이 상당한 영향력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중국 핵심광물 공급망 지배력 강화, 글로벌 탄소 감축에도 변수 커져
▲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니켈 금속 참고용 사진.
중국이 공급망을 통제하고 있는 이러한 소재들은 대부분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과 같은 친환경 산업에 필수로 쓰인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배터리용 리튬 글로벌 공급량 가운데 약 60%, 니켈은 65%, 코발트는 70%, 네오디뮴과 같은 희토류는 90%를 중국이 책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특정 국가에 이러한 소재 수출을 중단한다면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은 정부 차원에서 친환경 산업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사, 태양광 업체 등 관련 기업에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성장성이 높은 친환경 분야에서 국가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전 지구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탄소감축 및 기후대응 목표에도 부합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주요 광물과 희토류 소재 공급망에서 중국의 지배력이 갈수록 커지면서 관련 정책에도 불확실성이 자리잡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미국이 경쟁 국가인 중국에 광물 수요의 절반 이상을 의존하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게 됐다”고 바라봤다.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의 경제 및 국가 안보를 위해 주요 광물 비축량을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광물 비축이나 자국 내 채굴 활성화 등 정책이 중국에 의존을 효과적으로 낮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바라봤다.

중국이 전 세계 주요 소재 공급망 장악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어 시장 판도가 이른 시일에 바뀌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미국이 중국과 무역 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소재 공급망 측면의 약점을 보완하는 것은 이번 대선에서 결정될 차기 정부에 중요한 과제로 남게 됐다.

유럽은 물론 미국의 동맹국에 포함되는 한국도 이러한 리스크에 예외가 아니다.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은 한국의 주요 산업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주요 광물 공급망은 전 지구적 탄소 감축 노력은 물론 인공지능(AI) 발전을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에도 필수 요소”라며 이러한 문제가 앞으로 더 심화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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