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팻 겔싱어 인텔 CEO가 대만을 방문해 TSMC와 파운드리 물량 및 단가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 파운드리 부진으로 TSMC 반도체 위탁생산에 의존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
[비즈니스포스트] 팻 겔싱어 인텔 CEO가 이른 시일에 대만을 방문해 TSMC 경영진과 회동한다. 2나노 등 차세대 미세공정 반도체 물량 확보가 목적으로 파악된다.
인텔은 TSMC와 첨단 파운드리 경쟁을 자신해 왔지만 재무 악화와 기술 부족으로 악재가 겹치며 TSMC에 반도체 위탁생산을 더욱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1일 업계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11월 중 TSMC 본사에서 웨이저자 CEO와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만남은 인텔과 TSMC 경영진 사이 관계가 악화했다는 로이터 등 외신 보도가 나온 직후 추진되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로이터는 겔싱어 CEO가 공식 석상에서 TSMC 첨단 반도체 공장이 위치한 대만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강조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TSMC 경영진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보도했다.
TSMC가 당초 인텔에 3나노 파운드리 단가를 약 40% 인하해 제시했지만 결국 이를 철회했다는 내용도 전해졌다.
다만 디지타임스는 내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TSMC 3나노 파운드리가 포화 상태를 보였던 만큼 인텔에 큰 폭의 할인을 제공하려 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겔싱어 CEO가 TSMC 경영진과 만남을 추진하는 것은 3나노에 이어 내년 양산이 예정된 2나노 등 차세대 미세공정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인텔이 최근 파운드리 실적 부진과 기술 부족으로 CPU 등 자체 반도체 생산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TSMC에 의존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내년부터 인텔이 양산을 추진하는 18A(1.8나노급) 공정도 대량생산 체계를 본격적으로 갖춰내려면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디지타임스는 “인텔은 파운드리 수율 부진 영향으로 TSMC 미세공정 및 반도체 패키징 기술에 갈수록 의존을 높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텔이 TSMC 파운드리 물량 확보를 위해 웃돈을 지불하면서 실적에 더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자연히 겔싱어 CEO가 TSMC 경영진과 만나 파운드리 단가 협상을 인텔에 최대한 유리한 쪽으로 이끌어가려 할 공산이 크다.
디지타임스는 “인텔은 차기 14A(1.4나노급) 미세공정 기술 개발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며 TSMC와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는 데 힘쓸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