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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메이드인 차이나 2025' 절반의 성공, '중국 기술 주도권 저지' 미국 노력 흔들려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4-10-30 15: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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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메이드인 차이나 2025' 절반의 성공, '중국 기술 주도권 저지' 미국 노력 흔들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5년부터 추진해 온 자국 핵심산업 육성 정책이 미국의 견제에도 많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미국 차기 정부의 경제 및 외교 정책에 큰 과제로 남게 됐다. 시진핑 중국 주석. 
[비즈니스포스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핵심 산업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2015년부터 추진한 ‘메이드인 차이나 2025’ 정책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중국이 전기차와 태양광 등 영역에서 글로벌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반도체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 분야 역량까지 키우고 있어 미국 차기 정부의 대응이 중요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30일 “시진핑 주석의 기술 주도권 확보 계획을 저지하려던 미국 정부의 노력이 흔들리고 있다”며 “중국은 꾸준한 발전을 이뤄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2015년 제시한 메이드인 차이나 2025 목표를 통해 10년 안에 13개 핵심 산업에서 중국이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차지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무인기와 태양광, 흑연과 고속철도, 전기차 및 배터리, LNG추진선과 의약품, 대형 트랙터와 산업기계, 로봇, 인공지능과 반도체, 항공기까지 폭넓은 산업 분야가 포함됐다.

중국 정부는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자국 기업을 지원하고 육성해 왔지만 미국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시진핑 주석의 이러한 시도는 걸림돌을 맞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의 성장을 견제하는 보호무역 정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며 반도체를 비롯한 여러 산업에 대중국 수출 제한과 관세 등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중국에 다소 온화한 태도를 보이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며 미국의 규제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바이든 정부는 오히려 이를 더욱 강화했다.

미국의 주요 산업 경쟁력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을 견제하는 일은 필수라는 데 미국 정치권에서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블룸버그 자체 조사기관 블룸버그이코노믹스와 블룸버그인텔리전스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 정부의 노력에도 상당한 진전을 이뤄낸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메이드인 차이나 2025 정책에 포함된 13개 산업 가운데 5개 분야는 이미 중국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6개 분야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에는 1위를 차지한 영역이 3개, 경쟁력을 갖춘 산업도 3종류에 불과했고 나머지 7종 분야는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와 비교해 크게 개선됐다.

블룸버그는 이런 조사를 바탕으로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 정부의 정책이 결국 미국을 고립시키고 자국 기업과 소비자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중국이 2015년 이래로 현재까지 세계 1위에 새로 오른 분야는 전기차와 배터리, 고속철도다. 2030년에는 LNG추진선 시장에서도 선두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진핑 '메이드인 차이나 2025' 절반의 성공, '중국 기술 주도권 저지' 미국 노력 흔들려
▲ 시진핑 중국 주석(가장 왼쪽)이 2018년 4월28일 중국 반도체기업 XMC의 생산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반도체와 인공지능, 로봇 등 산업에서는 중국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춰냈다는 점만으로도 글로벌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태양광과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저가 물량공세로 전 세계 경쟁사를 몰아낸 전략이 해당 분야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최근 특히 인공지능 반도체를 중심으로 대중국 규제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이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를 확보하거나 자체 생산할 수 없도록 엔비디아와 TSMC 반도체는 물론 관련 장비와 기술 수출도 막는 방식이다.

그러나 미국의 강도 높은 규제에도 최근 잇따라 허점이 나타나면서 중국의 기술 발전을 완전히 봉쇄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이 힘을 얻는다.

중국 화웨이와 SMIC가 인공지능 반도체를 제조할 수 있는 7나노 미세공정 기술을 상용화했고 TSMC가 생산한 반도체를 우회적으로 사들인 정황도 파악됐기 때문이다.

씽크탱크 피터슨인스티튜트는 블룸버그에 “미국의 여러 규제에도 중국의 기술 발전 속도를 늦추기 어렵다”며 “더 강한 규제는 미국과 세계의 발전마저 방해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런 상황은 결국 11월 미국 대선에서 당선될 트럼프 전 대통령 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임기 초반부터 무거운 과제로 남게 될 수밖에 없다.

기존에 미국 정부의 규제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부분을 보완하고 이를 더 효과적으로 시행해 중국의 기술 발전을 확실히 견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중국의 기술 경쟁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차원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실제 전쟁에 대비하려는 성격이라는 정책 전문가들의 의견을 전했다.

결국 미국 정부가 중국의 발전을 막을 수 있을지는 국가 안보에도 핵심 과제라는 의미다.

대중국 정책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시각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측은 고율 관세 부과를 우선과제로 내세운 반면 해리스 측은 규제 강화를 제시했다.

미국 차기 정부의 대중국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더라도 중국이 핵심 산업에서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는 궁극적 목표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중국도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미국의 공세가 중국의 해외 투자를 자극해 글로벌 기업들에 더 어려운 사업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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