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에스동서가 전기차 캐즘 이후 시장을 겨냥해 2차전지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을 확대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아이에스동서가 2차전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그룹내 수직계열화를 공고히 하고 해외기업 과 협력관계를 다지면서 전기차 캐즘 이후 시장을 대비하고 있다.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사장은 폐배터리 사업으로 미래 친환경 시장에 대응해 수익성을 높일 뿐 아니라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실적 안정성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27일 아이에스동서 안팎에 따르면 권민석 사장은 이차전지 폐배터리 사업에서 시장 지위를 높여가겠다는 계획을 순조롭게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이에스동서는 지난해 처음으로 폐배터리 재활용사업에서 858억 원의 매출을 발생시켰고 영업이익 137억 원을 냈다.
올해 상반기에는 국내외 전기차 시장에서 수요가 둔화하는 캐즘을 겪는 가운데에도 매출 603억 원, 영업이익 26억 원을 내며 폐배터리 재활용 업계에서 유일하게 매출이 성장하고 흑자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폐배터리 사업 자회사 두 곳을 하나로 합쳐 관련 밸류체인을 일원화하고 품질을 강화하는 등 국내외 시장변화 대응에 나섰다.
아이에스동서는 22일 폐배터리 전처리회사 아이에스비엠에스(ISBMS)와 폐배터리 전·후처리회사 아이에스티엠씨(ISTMC)를 통합해 아이에스에코솔루션을 설립했다.
아이에스에코솔루션을 전기차 폐배터리, 이모빌리티용 배터리, 공정스크랩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2차전지를 안전하게 재활용할 수 있는 대표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도 세웠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위한 전공정 수직계열화를 차근차근 완성하며 국내외 사업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향후 친환경 전기자동차 시장이 개화하면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아이에스동서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전기차 해체부터 회수소재 제품화까지 2차전지 재활용 밸류체인을 완성한 기업이다.
자회사 인선모터스가 폐배터리나 공장 스크랩(양극재나 셀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의 부산물, 불량품)을 확보하고 아이에스에코솔루션이 물리적 공정인 전처리와 화학적 공정인 후처리를 진행해 탄산리튬, 전구체(NCM)복합액 등 소재 생산을 담당한다.
인선모터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폐배터리의 운송 및 방전, 해체 기술과 설비를 확보하고 있으며 전국 기준 45%, 수도권 기준 7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과 북미 등 대규모 전기차 시장이 조성된 지역으로 진출해 2차전지 재활용 밸류체인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이에스동서의 2차전지 재활용 사업부문은 이미 유럽에서 생산거점을 운영중이다. 아이에스동서가 미국보다 유럽에 먼저 진출한 것은 유럽연합(EU)의 강력한 친환경 규제로 전기차 침투율이 빠르고 차량 운행량이 많아 폐배터리가 유입되는 시기가 빠를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폴란드 BTS테크놀로지를 인수했고 올해 7월부터 현지에서 폐배터리 전처리 전용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해당 공장은 연간 전기차 5만 대, 최대 10만 대 분량의 폐배터리 처리가 가능한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유럽 내 배터리 제조사 안에서 전처리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BTS테크놀로지는 유럽에 진출한 국내 2차전지 제조 및 소재기업, 자동차기업, 전자기업 등 다양한 배터리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북미에서도 2021년 이차전지 원재료인 리튬이온배터리를 재활용하는 기술력이 우수한 리씨온(Lithion) 지분을 5% 확보하고 국내 독점 사업권을 계약했다.
리씨온은 6월 퀘벡주에 리튬이온 배터리 광물 추출 공장을 완공하고 10월에는 현대차와 맺은 폐배터리 재활용 계약을 연장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유럽시장에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경험과 성과를 토대로 북미 직접 진출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슬로바키아·헝가리·인도네시아 등에 생산거점을 마련해 폐배터리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폐배터리 전처리 생산능력(CAPA)을 올해 2만4천 톤에서 2030년 29만6천 톤으로, 후처리 생산능력은 올해 4천 톤에서 2030년 5만2천 톤으로 열 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권민석 사장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그는 3월 세계 최대 전구체 생산기업 CNGR과 업무협약을 맺은 뒤 “전공정 수직계열화를 완성해 폐배터리 시장의 선발주자로 입지를 다져왔다”며 “앞으로 시설 인프라, 공급 네트워크를 단계적으로 확대시켜 시장 지위를 계속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2차전지 폐배터리 사업은 국내 굴지의 기업들도 해외 기업들과 협력을 모색하면서 미래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다.
현대자동차는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등 계열사와 협력하고 LG에너지솔루션·LG화학은 캐나다 폐배터리 재활용업체인 리사이클(Li-Cycle) 지분을 확보해 폐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SK그룹은 에코플랜트 자회사 SK테스가 9월 네덜란드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여는 등 관련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치에 따르면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22년 80억 달러(10조 원)에서 2025년부터 연 평균 17%씩 증가해 2040년에는 2089억 달러(274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전체 사업 다각화를 위해 환경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다각화된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건설업 장기침체에서도 수익구조의 안정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김인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