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로이터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이 화석연료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21일(현지시각)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올해 석유 수요는 매우 약했고 지난해보다도 더 약했다"며 "이런 약한 수요는 앞으로도 중국 때문에라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가 이에 앞서 16일(현지시각) 내놓은 ‘2024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3년까지 태양광 발전량은 40배, 풍력 발전량은 약 6배 증가했다.
2023년 기준 세계 전력원 가운데 화석연료가 차지한 비중은 약 60%에 불과해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에너지기구는 중국에서 생산된 저렴한 전기차와 태양광 패널 등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생산량을 늘리고 있는 한 공급 리스크가 부각될 일은 향후 없을 것이라고 봤다.
주요 수요처인 중국에서도 올해 상반기 기준 원유 수요가 지난해 대비 5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비롤 총장은 “국제유가는 중동 지역 상황에 따라 급등할 수도 있는 취약성을 가지고 있긴 하다”며 “그럼에도 원유 공급에 관한 문제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국제유가는 중동 지역에서 이어지는 긴장감에도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화석연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전망과 반대되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아민 나세르 사우디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같은 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굉장한 시장이고 우리 파트너들과 함께 그곳에 투자하고 있다”며 “아람코는 중국 시장에 중점을 두고 일 4백만 배럴 규모 석유화학 설비도 증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아람코는 2050년까지 국제 원유 수요가 일 1억 배럴을 상회할 것이라고 봤다. 올해 석유 수요도 약 1억450만 배럴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가 예측한 1억280만 배럴보다 높은 수치다.
나세르 CEO는 “애널리스트들 가운데 대다수는 세계 원유 수요 증가가 어느 시점에 멈추더라도 전체 수요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며 “원유 수요 자체는 평이하게 이어져 에너지 전환보다는 에너지 추가가 일어날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